전염병 방지에 AI 기반 기술 활용 증가
스마트 관제 솔루션으로 확진자 이동 추적 가능
AI 기반 빅데이터 기술로 맞춤형 방역 이뤄져
코로나19로 발생한 학습 공백도 AI 기반 앱으로 메꿔

[편집자 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한 지 2년을 앞둔 지금, 백신개발과 접종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델타변이 등 변종바이러스 급속 확산으로 사태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내 백신 접종율이 70%를 넘어서고 있어 조만간 사태 종식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긴 하다.

약간 이르긴 하지만, 조만간 닥쳐올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준비해야 한다. 이 시점에 인공지능(AI)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짚어본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며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는 첫걸음을 내디뎌보자.

AI를 활용한 스마트 관제 솔루션이 확진자 검출과 이동추적에 사용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AI를 활용한 스마트 관제 솔루션이 확진자 검출과 이동추적에 사용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3273명. 지난 24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하루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는 무서운 속도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보호조치를 취하고 백신도 개발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좀처럼 줄지 않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인류는 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흑사병,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전염병이 지구를 덮쳤을 때와 지금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 인류가 바이러스 감염에 대처하는 방식은 분명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손에 쥐고 있는 무기다. 현재 인류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무기로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확진자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사람들은 음식점이나 백화점, 카페를 방문하면 QR체크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한다. 백신 예약도 스마트폰이나 PC로 하고, 접종 여부 확인도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이뤄진다. 감염 여부 확인도 얼굴인식만으로 쉽게 이뤄진다. 단순히 얼굴인식만으로 열 체크를 할 수 있는 간편한 시스템이 일상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클라우드, 원격회의를 할 수 있는 업무 플랫폼, 보안 플랫폼이 갖춰져 있어 과거와 달리 집에서도 회사와 동일한 업무가 가능해졌다. 매장에서는 사람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됐고 아예 사람이 없는 무인매장이 도입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AI는 실시간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거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 확산 방지 일선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발생한 업무·학업 공백도 AI 기술을 활용해 줄이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 스마트 관제 솔루션, 확진자 이동 추적에 유용

코로나19 감염방지에 사용되는 대표 AI 기술 중 하나는 '스마트 관제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AI 기술을 기반한 수동적인 영상 관제가 아닌 감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지정된 객체와 이벤트를 검출해내는 기술이다. 특정한 지역과 시간을 결정해 해당 영상에 있었던 사람이나 이벤트를 AI가 빠르게 검출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머물렀던 장소와 시간에 있었던 사람 중 마스크를 벗고 있었던 사람을 별도로 검출하거나 추적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확진자가 머물렀던 지역에 있던 사람이 QR코드 인증이나 전화를 하지 않았어도 영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CCTV 영상을 토대로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다. 확진자가 방문했다고 말한 지역의 CCTV 영상에서 확진자의 인상착의를 AI가 찾아내 어느 장소에 몇 시에 방문했는지 등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확진자가 자신이 방문한 장소와 시간을 세밀하게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AI를 활용해 확진자 동선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데 사용된다.

이 기술은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도 찾아낼 수 있다. 영상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AI가 객체인식으로 검출해내는 방식이다. AI가 CCTV에 촬영되는 영상 속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빠르게 찾아내 관제실에 알려주면 경고음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식으로 주의를 줄 수 있다.

스마트 관제 솔루션은 2018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도입을 확장했다. 범죄자의 배회를 방지하고 침입 등을 막을 수 있는 치안 향상 목적과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로 도입됐다. 하지만 이 기술은 코로나19 확진 방지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공급사의 설명이다.

AI 영상분석 업체인 인텔리빅스 관계자는 "확진자 정보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관제해야 하는 장소와 시간대를 선별, 이벤트가 있는 화면만 보여주는 식으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 경고하는 방식으로도 응용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I와 빅데이터 활용한 맞춤형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장

AI를 활용한 코로나19 방역대책은 빅데이터와 연관해서도 이뤄진다. 어느 지점에 확진자가 많았는지 관련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안산시는 지난 6일 맞춤형 코로나19 방역대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확진자 정보를 데이터로 분석해 특징을 분류하고 이에 맞춰 방역대책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시간 50대 여성의 확진자가 많았다면 이 시간에 이들이 있었던 장소에 대한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몰림 현상에 있었던 곳을 찾아내고,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백신 예방접종 안내와 함께 방역수칙을 홍보하는 등 맞춤형 방역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AI를 기반한 빅데이터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기술은 학계에서도 많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AI로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외 각국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코로나19 관련 키워드 검색 빈도, 한국으로의 일일 항공편 수, 로밍 고객 입국자 수 등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향후 2주간의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AI 기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향후 2주간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사진=셔터스톡)
AI 기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향후 2주간 해외 유입 확진자 수를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사진=셔터스톡)

이 기술은 약 한 달 반에 걸친 단기간 훈련 데이터만으로 기존 기술보다 정확도를 35% 가량 높였다.

◆ 코로나19로 인한 업무·학습 공백도 AI로 채운다

AI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업무·학습 공백에도 사용된다. 코로나19가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그 지역은 마비가 생긴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직장인들도 회사에 가지 못한다. 해외의 경우 공장 문이 닫히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경우 회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학생들은 학습 손실이 발생한다. 문제는 모든 지역 학생들에게 학습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 학생들만 손실이 생겨 학습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AI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AI 기반 학습 앱으로 공평한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정보시스템학과 교수는 지난달 매스프레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AI 기반 학습 앱이 코로나19로 발생한 학습 손실을 회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매스프레소가 제공하는 AI 기반 학습 앱 '콴다'를 통해 코로나19 집단감염 지역의 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과 비교해 진도가 얼마나 늦춰졌고, 어떻게 회복해나갔는지 등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AI 기반 학습앱이 코로나19로 발생한 학습 손실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매스프레소·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한상필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AI 기반 학습앱이 코로나19로 발생한 학습 손실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매스프레소·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2020년 2월을 중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을 실험군으로 두고, 다른 지역 학생들은 대조군으로 두어 실험했다. 그 결과 집단감염이 처음 시작된 6주간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의 콴다 이용률은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10.2% 하락했다. 하지만 6주가 지난 이후부터 12.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교수는 "6주를 기준으로 변화된 결과를 두고 우리 연구진은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이 처음 6주간 심리적 위축 등의 문제로 학습을 못 했지만, 이후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뒤처진 학습 진도를 만회하기 위해 콴다를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콴다를 이용해 묻는 질문을 분석했을 때 집단감염 이후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이 묻는 질문의 진도가 다른 지역 학생들의 진도보다 뒤처진 경향이 있었지만, 6주 이후 학습량이 늘면서 물어보는 질문 진도가 동일해졌다"면서 "이 사례는 AI 기반 학습 앱이 학습 저하 회복에서 양과 패턴, 진도 세 분야에서 학습 손실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설명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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