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군의날 제73주년 맞아 '메타버스' 활용 행사 마련
실제 전쟁터 가상세계로 구현…"반동·소음 느끼며 생생하게"
AI 기술 속속 도입…국방부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는 AI"
광주 AI 기업 티쓰리큐, AI 기반 지능형 지뢰 탐지 기술 개발 중

인공지능 기술과 VR 시뮬레이터 등이 각 부대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첨단기술 전력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 기술과 VR 시뮬레이터 등이 각 부대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첨단기술 전력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국군의 국방력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가상현실(VR)을 비롯 드론·로봇과 같은 무인체계 등 첨단 기술이 군 전반에 도입되면서 국방 혁신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제73주년 국군의 날의 맞아 AI를 활용해 스마트하고 강해지는 국방부의 움직임을 조명해본다.

◆ 국방부, 메타버스로 장병·국민 소통 기회 마련

국방부가 제73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을 맞아 오늘(30일)부터 이틀간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를 준비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알아보는 국군의 역할, 유명인사들의 군생활 경험 공유 등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초월한다는 뜻의 '메타(Meta)'와 우주라는 뜻의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현실을 디지털 세상으로 확장하고 사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국방부는 이번 행사를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진행키로 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국방부의 홍보 캠페인인 '일상을 지킵니다'를 주제로, 메타버스 안에서 멘토들과 참석자들은 강연과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소통을 활성화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장병들과 국민들에게 삶의 경험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을 연사로 초청했다. 

30일에는 정신건강 정보제공 서비스인 '마음감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음코퍼레이션'의 고덕영 대표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프로그램 '강철부대' 출연진들이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각각 군 생활을 통해 얻은 영감과 함께 도전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한다.

10월 1일에는 한국사 강의를 하는 최태성 강사와 스타트업 관련 유튜브 채널 'EO'를 운영하는 김태용 대표가 강연을 진행한다. 최태성 강사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군인들이 지켜 온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김태용 대표는 자신의 군 생활과 자신이 지금까지 만나 온 혁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장병과 국민이 소통하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후 스마트 국방혁신 시연 부스에서 KT-1 VR 비행교육훈련체계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후 스마트 국방혁신 시연 부스에서 KT-1 VR 비행교육훈련체계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훈련도 실전처럼…전쟁터와 똑같은 가상세계서 모의 훈련

육군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장병들은 몇 년전부터 VR을 활용한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특전사 고공 센터' 훈련장에서 VR 고글을 쓰고 고공 강하 자세를 배우고 있다. 또 낙하산 조종술 습득을 위한 '조종술 시뮬레이터'를 이용하고 훈련 분석, 강평까지 진행 중이다.  

‘조종술 시뮬레이터’는 VR 장비를 착용하고 낙하산 개방과 조종술 및 착지훈련 등을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50여 곳의 가상 장소와 고도, 기후, 바람 세기 등을 입력할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의 낙하산 조종술 학습이 가능하다. 장병들이 보는 VR 기기 속 화면이 대형 스크린과 연결돼 있어 교관이 훈련자의 시각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다.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셔터스톡).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셔터스톡). 
7일 경기도 양평에서 20기계화보병사단의 K2전차가 사격집중훈련간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2016.3.7/뉴스1
최근 국방부 예하 사단의 전차 훈련도 VR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20기계화보병사단의 K2전차 실사격 훈련 모습. (사진=국방부·뉴스1 제공).

모의 전차 훈련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10여 년전부터 ‘전차 시뮬레이터(TMPS·Tank Multi-Purpose Simulator)’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TMPS는 전차의 기능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훈련 시스템을 뜻한다. 지난 2010년 육군기계화학교에 처음 배치된 TMPS는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해병대 등 여러 부대에 보급돼 있다. 

102기갑여단은 자체 TMPS 경진대회를 실시하면서 장병들의 조종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장병들은 전차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화생방, 부상자 발생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전술적 조치 능력을 겨루며 개인 임무 능력을 숙달하고 있다. 도로와 지형 등을 완벽히 모사한 가상 환경 속에서 훈련이 실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국방부는 각 부대의 특성에 맞는 VR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육군 종합 군수 학교에선 야전 취사 장비 이용 방법을, 육군 방공 학교에선 발칸포 사용 방법을, 육군 기계화 학교에선 장갑차 수리법을 VR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육군 52사단 서초 예비군 훈련대에서는 VR로 실전과 비슷한 반동과 소음을 느끼며 사격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9일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열린 '국방 인공지능(AI)·무인체계 발전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2021.9.29/뉴스1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9일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열린 '국방 인공지능(AI)·무인체계 발전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국방일보 제공).

◆ "병력감축의 대안이자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는 AI"

국방부는 지난 29일 열린 '국방 AI·무인체계 발전 협의회'에서 "AI는 국가 전반에 혁신을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자 병력감축의 대안이다. AI는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라며 "국방 분야에서도 AI는 전장의 전투원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급부상해 세계 주요국은 미래 전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율무기체계 등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국산 드론 1600여 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국군 전투력 제고를 위해 드론 활용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더불어 인공지능과 로봇이 전용된 무인전투도 본격 도입키로 했다. 먼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7월 열린 '미래국방 혁신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AI 기반 무인전투체계가 적용되고 사이버·우주·전자전 등으로 확장된 합동작전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AI 기반 무인체계 등을 신속하게 전력화하고 성능 향상을 추진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서욱 국방장관은 "주변국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과학기술 발전에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우리 군도 인공지능·무인체계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군에 신속히 적용하고 미래를 대비한 국방정책·전략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능형 지뢰탐지 서비스 기반 구축(AI 지뢰탐지) 개요. 
지능형 지뢰탐지 서비스 기반 구축(AI 지뢰탐지) 개요. 

광주 AI 기업도 국군의 국방 혁신에 일조하고 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플랫폼 전문 기업 티쓰리큐(대표 박병훈)는 지난해 광주광역시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티쓰리큐는 최근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함께 추진하는 X-AI사업의 ‘AI융합 지뢰탐지시스템 개발·실증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업에 착수했다. 

인공지능 기술과 GPR(지표투과레이더)을 활용해 비무장지대 등에 묻혀있는 다양한 종류의 지뢰 및 지하매설물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비무장지대을 포함해 국내에 매설된 지뢰는 약 83만 발로 파악되고 있다. 전량 제거에 약 197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매설된 지뢰의 상당수가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 등의 비금속 소재인 관계로 금속 탐지 기반의 기존 지뢰 탐지 방식으로는 제거에 한계가 있으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어렵다. 이 가운데 광주 AI 기업 티쓰리큐는 GPR 제조 전문 업체, GPR 탐사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지뢰탐지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뢰탐지기와 지뢰제거로봇에 탑재해 군에서 실제로 활용하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과 GPR 기술을 접목한 지뢰탐지시스템이 구축되면 지뢰탐지병의 능률과 안전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AI 기업의 기술로 장병들과 민간인들의 피해를 함께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티쓰리큐 관계자는 "일반 사형도 AI 기술로 GPR 영상을 쉽게 분석해 지뢰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다"고 밝혔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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