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종합토론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정체성 강화 방안 등 논의 펼쳐져
"예술 콘텐츠가 어떻게 도시 경쟁력과 연동될지 고민해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창작활동 참여 기회 늘려주길"

현대 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창의 융복합을 통해 미디어아트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광주 미디어아트센터(AMT 센터)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현대 예술과 디지털 기술의 창의 융복합을 통해 미디어아트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광주 미디어아트센터(AMT 센터)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편집자주】 광주는 예향·의향·미향의 고장으로 불린다. 문화예술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그런데 어느새 광주는 젊은 세대로부터 '노잼(재미없는) 도시'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AI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관련 정책과 맞물려 광주의 문화예술산업이 메타버스와 결합될 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살펴본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이자 '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빛의 도시 광주(光州). 빛고을 광주는 인권의 빛‧예술의 빛‧광산업의 빛 등 빛이 넘치는 고장이다. 지난 2014년 12월 광주광역시는 프랑스 리옹(2008년)과 일본 삿포로(2013년) 등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최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지정 7주년을 맞아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번 정책포럼은 '회복 가능한 도시: 지속가능성에서 메타버스까지'를 주제로 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생중계와 이프랜드 메타버스 회의실 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특히 종합토론 시간에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위한 광주의 실천적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 좌장을 맡은 송진희 호남대학교 예술대학장은 이날 모인 참석자들에게 '첨단기술의 발전이 광주의 미디어아트 창작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광주광역시는 '광주치유(HEAL)'를 주제로 한 금남공원 및 광주천 일대를 도시환경과 시민 체험·공감의 힐링 드로잉스루(DRAWING THROUGH) 미디어아트 갤러리로 탈바꿈해 나간다. 사진은 창의벨트 2권역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광주광역시는 '광주치유(HEAL)'를 주제로 한 금남공원 및 광주천 일대를 도시환경과 시민 체험·공감의 힐링 드로잉스루(DRAWING THROUGH) 미디어아트 갤러리로 탈바꿈해 나간다. 사진은 창의벨트 2권역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제공).

 

메타버스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발전이

광주 미디어아트 창작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우선 김안나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코로나상황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라는 단어 정의 자체가 현재 흘러가고 있는 미디어아트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첨단기술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본철 전 카이스트 문화기술연구소 교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예술과 기술에 대한 담론을 두고 "기술을 잘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고, 예술을 잘 표현하는 것이 기술이다"며 "결국은 예술과 기술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메타버스를 비롯한 기술의 활용은 현 시대 트렌드이자 우리의 삶이기 때문에, 창작자와 소비자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창작물을 제공하는 사람이 무언의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아트 분야는 예술과 기술을 같이 녹여서 모든 사람이 체감하고 즐기는 형태로 발전될 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문호 오썸피아 대표는 "첨단기술이 창작자들에게 다양한 활동의 장을 열어주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가상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오썸피아는 각 도시마다 순차적으로 메타버스 가상관광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민 대표는 "광주는 메타버스 가상관광 도시를 만드는 데 최적화된 곳"이라고 언급했다.

민 대표는 "창작자들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창작자가 공공저작물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이를 다시 공공저작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서 광주도 공공저작물 사용을 위한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공공저작물에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작자들의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는 제언이다.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최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지정 7주년을 맞아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번 정책포럼은 '회복 가능한 도시: 지속가능성에서 메타버스까지'를 주제로 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생중계와 이프랜드 메타버스 회의실 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최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지정 7주년을 맞아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번 정책포럼은 '회복 가능한 도시: 지속가능성에서 메타버스까지'를 주제로 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생중계와 이프랜드 메타버스 회의실 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Metaverse) CO장은 "기술이 미디어아트에 주는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며 "과거에는 미디어아트에 기술을 접목하려고 해도 디스플레이의 화질이나 인식률이 떨어진다든지 등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제는 미디어 아티스트가 기존의 일방향적으로 보여주는 형태가 아니라 상호작용 경험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CO장은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기술에 접근할 때 어려운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본인의 기본적 철학과 예술 감각을 담은 시나리오를 구성해, 그 안에 고객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접목해 작품을 만들었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온 사례를 많이 봐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도록 광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또 함인선 광주광역시 총괄건축가는 "미디어아트라는 소위 장르에 국한돼 초점을 맞추다 보면 결국 소극적인 정책밖에 이끌어낼 수 없다"면서 "광주의 도시 경쟁력 증진 차원에서 접근할 때 명실상부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예술 콘텐츠가 어떻게 도시 경쟁력과 연동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위한 광주의 실천적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위한 광주의 실천적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메타버스'의 저자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예술과 메타버스의 관계성에 대한 강의를 여러 차례 해오면서 겪은 경험담을 들어, VR을 통한 뮤지컬 공연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연극 등을 시도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의 고충을 전했다. 그는 "이들 대부분은 고가의 장비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접근성이 걸림돌로 작용해 새로운 창작활동 시도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존 플랫폼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춰는 노력을 광주시가 해주길 바란다"며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많은 사람들이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다 함께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상균 교수는 "함께 만들고 함께 소비한다는 게 메타버스의 기본 접근방식인 만큼, 예술 분야에 접목됐을 때에도 동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창작물을 만들면 대중은 그저 소비하는 형태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메타버스라는 기술적인 접근 매개체를 통해 함께 창작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광주의 모든 분들이 창작가인 동시에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면 광주가 멋진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는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많은 사람들이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김상균 강원대학교 교수는 '2021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많은 사람들이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진=광주문화재단TV 유튜브 캡처).

이어 김영미 동신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방이라는 특수성에 주목했다. 물론 광주는 유네스코에서 인정 받은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이지만 지방의 현재 여건을 볼 때 수도권과 비교해 자본과 인력 등에서 취약하다. 그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를 중심으로 미디어아트가 접목된 관광 메타버스 산업생태계 구축을 시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미 교수는 "공간 자원을 적극 활용해 랜드마크 조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광주 일대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관광 메타버스 활동이 충실히 이뤄지는 놀이터 혹은 관광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예산을 아끼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광주가 전폭적인 예산 지원 아래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형으로 지속 가능한 미디어아트 관광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야간문화콘텐츠 미디어 파사드 창제작 프로젝트 '야광(夜光)전당'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하준수 작가의 인공지능(AI) 미디어 파사드 ‘영원으로, To Eternity’가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광주시의 AI 중심도시 선포와 더불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정신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참여형 AI 미디어 파사드로 풀어낸 작품이다. (자료=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야간문화콘텐츠 미디어 파사드 창제작 프로젝트 '야광(夜光)전당'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하준수 작가의 인공지능(AI) 미디어 파사드 ‘영원으로, To Eternity’가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광주시의 AI 중심도시 선포와 더불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정신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참여형 AI 미디어 파사드로 풀어낸 작품이다. (자료=국립아시아문화전당).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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