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직관 과정에 착안해 새로운 AI 아키텍처 구축하는 방법 연구
인간 수준 AI 달성할 날은 아직 멀었다...1살 아기가 AI보다 뛰어나
상업성 적지만 사회적 필요성 높은 의료·교육 분야 AI 연구 지원 중요

(사진=행사 캡처)
(사진=행사 캡처)

딥러닝 창시자이자 인공지능(AI) 연구계 4대 천황 중 하나인 캐나다 몬트리올대 요슈아 벤지오(Joshua Benjio) 교수가 국내 AI 토론회에서 최근 연구 중인 주제를 발표했다.

현재 벤지오 교수는 AI의 추론(reasoning) 과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간이 직관을 통해 판단하는 과정을 개념화해 AI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이렇듯 인간처럼 작동하는 AI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인 벤지오 교수도 ‘인간 수준의 AI’를 실현하는 일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올해 4월 발표된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AIA)과 같은 규제책은 AI 기술의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외 사업성이 떨어지지만 사회적 필요성이 큰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일에도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의료, 교육, 기후변화 관련 AI 사업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 벤지오 교수의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새로운 시대의 인공지능'을 주제로 21일 ‘글로벌 인공지능 포럼’을 개최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사업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요슈아 벤지오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AI 석학들이 모여 차세대 AI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공유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인간수준 AI 달성을 위해 현재 자신의 연구팀이 진행 중인 연구 주제를 공유했다.

벤지오 교수는 현재 AI 기술의 난제로 훈련 데이터에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 AI가 제대로 작동하는 일을 꼽았다.

그는 "현장 데이터가 훈련 데이터와 동일한 특징(distribution)을 보인다는 모든 ML 이론의 비현실적인 가설부터 수정해야 한다. 우리 시스템의 일반화 ODD를 어떻게 할 것인지, 훈련 상황과 다른 상황에 어떻게 AI를 적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벤지오 교수는 인간 직관에 착안한 새로운 AI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인간이 직관을 통해 판단하는 과정을 분석해 고차원 데이터의 개념을 만든 후 새로운 AI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해당 연구가 성공할 시 AI 추론 문제에서 많은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의 연구 내용(사진=행사 캡처)
요슈아 벤지오 교수의 연구 내용(사진=행사 캡처)

연구 내용에 대해 벤지오 교수는 "로우레벨 이미지와 같은 데이터에서는 여러 콘텍스트를 사용해 예측해야 하지만 언어와 같은 고차원 데이터에서는 인과적 상호관계라는 특별한 변수가 있으니 이를 이용해보자고 생각했다. 매커니즘을 파악하면 여러 예시에 적용 가능하다. 공을 던지면 바닥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을 때 공 대신 휴대폰에도 해당 매커니즘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언어에서는 이런 일이 항상 이뤄지는데 ML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문제를 해결할 때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다. 우리는 이미 생성 모델(generative model)을 뇌 속에 지니고 있다. GAN에서 픽셀을 조합하는 대신 추상적 사고를 조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최첨단 AI 연구를 하는 벤지오 교수도 인간수준 AI 현실화 과제가 갈 길은 한참 멀었다는 입장이다.

벤지오 교수는 "인간과 비교했을 때 AI는 아직 1살 아기 수준 지능조차도 안 된다. 1살 아기가 AI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딥러닝 시대 이후 최근 AI 기술 성과 중 벤지오 교수가 주목하는 것은 알파폴드2(2021년), 알파고(2016년), GAN(2014년)이다.

AI 기술 연구자인 그가 기술만큼 강조한 것은 기술 오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제도와 윤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벤지오 교수는 "AI는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 도구 중 하나인데 그 힘이 아주 강력하며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인간 역사에서는 개인이나 기업이 자신의 권력을 키우기 위해 도구를 남용한 사례가 많다. 이 때 대처법으로 우리는 거버넌스와 규범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면인식기술은 우리가 어디에 누구와 있는지 항시 감시 가능하기에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다. 2차 대전 시기 나치의 손에 이 기술이 들어갔다고 상상해보라. 킬러로봇과 같은 살상무기는 살상 시 인간 개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군대 간 기존 역학관계를 해칠 수 있다. SNS 광고에 AI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우리가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결정하거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어 건강을 해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비윤리적 방법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업성이 적지만 사회적 필요성이 큰 분야에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것 또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 요슈아 벤지오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사회에 유용한 혁신이 상업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기업이 관심을 안 가져도 정부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이 빨리 도입되는 분야로 소프트웨어(SW), IT, 교통 등이 있다. 큰 임팩트를 일으킬 잠재력이 많지만 활용이 아직 적은 곳은 의료, 교육, 문화, 환경문제 분야다. 이러한 분야에 재정적. 규제적 인센티브 마련해준다면 기업들의 혁신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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