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앞선 칼럼 '인공지능 연구자/개발자가 되려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공지능 연구자/개발자가 되려면 그에 어울리는 여러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역량들을 갖추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아래 내용들은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서술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것이 절대 아니다. 참고로만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

교육 프로그램 참여

●대학교/대학원: 중학생,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인공지능 커뮤니티에서 맹활약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예비) 인공지능 연구자/개발자들은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공부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필요에 의해 학부에서 전산학을 복수 전공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코세라(Coursera, https://www.coursera.org/): Mooc의 선두 주자이며, 저 유명한 Andrew Ng 교수님의 머신러닝 강좌가 있는 플랫폼이다. 세계적인 학자들의 수많은 명강의를 무료 또는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다.

●패스트캠퍼스(https://fastcampus.co.kr): 패스트캠퍼스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여러 인공지능 강좌들이 온/오프라인으로 개설되어 있는 곳이다. 수강료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그만큼 강의의 질이 높고 수강생 관리에 힘쓰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 (https://boostcamp.connect.or.kr/): 네이버 커넥트 재단과 업스테이지가 함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다. 그 중 AI Tech 과정은 총 5개월 코스인데, 과정이 전액 무료일 뿐 아니라 뛰어난 현업 개발자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아이펠(AIFFEL, https://aiffel.oopy.io/):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등 여러 주제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모이고 서로의 배움을 나누는 곳으로 유명한 모두의연구소가 운영하는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이펠에서는 강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 방식이 아닌 자기주도적 ‘Learning by doing’ 탐험용 프로젝트로 학습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실무에 쓰이는 프로그래밍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기관들도 여럿 있다. 코드스테이츠(https://www.codestates.com)나 코드스쿼드(https://codesquad.kr/)가 그런 곳에 해당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여러 인공지능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도 찾아보면 많이 있다. 또한, 잊지 말자. 유튜브에는 수많은 명강의들이 공개되어 있다!

정보 습득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급변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정보에 늘 노출되어 있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습득한다. 아래는 그 중 몇 개의 사례에 불과하다. 사실 어떠한 정보를 어떻게 습득해야 하는지 정도(正道)는 없는데, 하나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있다.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을 한 명 정해 그 사람은 어떻게 정보를 얻고 있는지, 또 그 사람의 팔로워들은 어떻게 정보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아카이브(arXiv, https://arxiv.org/): 아카이브는 자연과학 주제와 관련된 논문이나 기술 리포트들을 자율적으로 공유하는https://arxiv.org/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학회에 발표된 논문들뿐 아니라, 미제출본인 프리프린트(preprint)들도 올라오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최신 연구 성과를 접할 수 있다.

●아카이브 새니티(http://www.arxiv-sanity.com/): 테슬라의 시니어 디렉터인 안드레이 카파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로, 아카이브에 올라온 논문들 중 주목할 만한 것들을 자동으로 큐레이션해 준다.

●레딧(Reddit, https://www.reddit.com/r/MachineLearning/): 영어권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채널에는 매일 주목할 만한 연구나 코드 결과물 등이 공유된다. 활발한 토론이 특징이다.

●유튜버 Yannic Kilcher 채널(https://www.youtube.com/c/YannicKilcher): 인공지능 업계의 주요 소식들을 뉴스 형식으로 전해준다.

●딥러닝위클리(https://www.deeplearningweekly.com), paperswithcode 뉴스레터(https://paperswithcode.com/newsletter): 매주 딥러닝과 관련된 주요 소식들을 뉴스레터로 전달해 준다.

(출처=셔터스톡)

커뮤니티 참여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인공지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내다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혼자 공부하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내에도 이미 좋은 커뮤니티들이 온/오프라인에 많이 형성되어 있다.

●텐서플로우 코리아

(TensorFlow KR, https://www.facebook.com/groups/TensorFlowKR/), 파이토치 코리아(PyTorch KR, https://www.facebook.com/groups/PyTorchKR): 각각 5만, 1만 명이 넘는 멤버들을 보유한 대표적인 온라인 인공지능 커뮤니티들이다. 이름과는 다르게, 텐서플로우나 파이토치라는 딥러닝 프레임워크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인공지능 전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챗봇 코리아(https://www.facebook.com/groups/ChatbotDevKR): 챗봇과 대화모델에 대해 오랫동안 한우물을 파온 우종하 님이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로, 오픈채팅방으로도 논의가 활발히 일어난다.

●사운들리 (Soundly, https://www.facebook.com/groups/soundly): 음성과 사운드 분야의 대표적인 커뮤니티다.

●모두의 연구소(https://modulabs.co.kr/): 인공지능과 관련된 여러 모임이 자율적으로 조직되고 운영된다. lab, 풀잎스쿨, 아이펠 등 흥미로운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다.

●캐글코리아(https://www.facebook.com/groups/KaggleKoreaOpenGroup/): 세계적인 인공지능 대회 플랫폼인 캐글을 함께 즐기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집현전(https://github.com/jiphyeonjeon), 가짜연구소(https://pseudo-lab.com/), AI 프렌즈(https://open.kakao.com/o/ggewxi2), MLOPs KR(https://www.facebook.com/groups/MLOpsKR) 등 여러 커뮤니티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또한 국내의 스타트업 씬도 점차 밋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동료 연구자나 개발자,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밋업 소식에도 귀를 열어 두자.

경진대회

정도의 차이는 크지만 사람은 누구나 경쟁심을 갖고 있다. 개발자 중에는 정량적 지표를 놓고 다른 사람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에게는 경진대회가 딱이다.

●캐글(Kaggle, https://www.kaggle.com/): 인공지능 경진대회 플랫폼 중 가장 대표적인 공간이다. 그 유명한 MNIST, 타이타닉 등 전통적인 문제들에서 여러 유수의 기업들이 직접 출제하는 최신 문제들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때로는 상금과 함께 참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여 리더보드에 이름을 올리고,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 Expert, Master, Grand Master의 타이틀을 캐글 측으로부터 받게 된다.

●데이콘 (DACON, https://dacon.io/), AIFactory (인공지능팩토리, http://aifactory.space/), AI connect (https://www.aiconnect.kr): 캐글에서 영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국내의 인공지능 대회 운영 플랫폼들이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온라인 경진대회,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등의 대회를 매해 주최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LG, SKT, KT 등 여러 기업들에서 자체적으로 대회를 열기도 한다. 여러 국제학회들의 워크샵들 중에는 대회를 열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들의 논문을 발표할 기회를 주는 곳이 많은데, 평소 관심이 있는 워크샵의 소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면접 준비

올해 초, 한 달 동안 주 1회 한 시간씩, 인공지능 기업이나 대학원을 준비 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모의면접을 봐 준 적이 있다. 4명의 간절한 지원자들을 만나며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그들 모두 자신을 적절히 포장하는 데 서투르며, 면접자가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면접도 다른 과정처럼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인공지능 기업들에서 개발자를 뽑을 때 코딩 테스트를 본다. 프로그래머스(https://programmers.co.kr/), 백준 알고리즘(https://www.acmicpc.net/), 리트코드(https://leetcode.com/) 등을 통해 모의 코딩 테스트를 볼 수 있다.

●이력서 검토 및 모의 면접: 이 부분이 아직 많이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위해 찾아보니 여러 서비스가 있고, 국가가 운영하는 사이트도 보이는데, 그것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혹은 선배 또는 동료들에게 부탁해 모의 면접을 보기를 권하고 싶다. 또는 본인이 친구를 위해 면접관 역할을 해 주는 것도 좋다. 피면접자일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일 것이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은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면접이 끝났다면 그 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또다른 면접 준비의 과정이다.

논문 작성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인공지능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고 싶어하고 이를 영광으로 여긴다. 어떤 학회가 TOP 학회이고, 언제 열리며, 논문 제출 마감 기한은 언제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https://aideadlin.es를 참조하면 된다.

논문 작성 시에는 MS-word나 LaTex를 흔히 쓰게 되는데, LaTex에 익숙하지 않다면 Overleaf(https://www.overleaf.com/)와 같은 툴을 통해 평소 연습해 놓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위의 항목들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많은 예비 인공지능 연구자/개발자들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있다. 체력과 정신력 관리가 그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도 약해지며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정신력이 약해 매사에 일희일비한다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담대하게 갈 수가 없게 된다. 부디 독자 여러분은 나처럼 저질 체력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또, 마음이 약해지거나 고민이 되면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길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라도 하소연하며 마음 관리를 하기 바란다.

박규병 대표는 카카오브레인 자연어처리팀장을 거쳐 현재 인공지능 스타트업 (주)튜닙의 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 하와이대(University of Hawai'i) 언어학 석사를 마쳤으며, 최근 5년간 국제인공지능학회에 논문 10여 편을 내놓기도 했다.

박규병 튜닙 대표 ryan.ai@tunib.ai 

[박규병 칼럼] 인공지능 연구자/개발자가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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