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에이다', 26일 창작 시 낭독 진행
개발책임자, "에이다 글 솜씨 로봇 치곤 수준급"
"예술 분야 점령하는 로봇, 우려스럽지만 공생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출처=에이다 공식홈페이지)
(출처=에이다 공식홈페이지)

초현실주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티스트 '에이다(Ai-Da)'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직접 시를 짓고 인간처럼 낭송까지 했다. 이는 세계 최초다. 지금까지 초상화나 조각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문예 창작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사망 700주년 기념 행사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애쉬몰리언 박물관에서 26일(현지시각) 열렸다. 에이다는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AI 알고리즘으로 쓴 시를 직접 낭송했다고 미국 CNN, 영국 더 가디언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링크)

시 낭송하는 에이다 모습. (출처=더 가디언)
시 낭송하는 에이다 모습. (출처=더 가디언)

우선 에이다는 단테가 지은 3부로 된 '신곡(the Devine Comedy)' 전체를  니콜스(JG Nicholes)영어 번역본으로 읽었다. 그리고 나서 단어나 음성 패턴을 자동분석하는 데이터 뱅크(Data bank)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단테 작품을 토대로 에이다가 시를 창작하는 중추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에이다는 데이터 뱅크와 에이다 전용 알고리즘을 사용해 시를 창작하고 낭송까지 하는 셈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당 로봇 개발책임자인 에이단 멜러(Aidan Meller)는 "에이다가 창작한 시의 단어와 문장 모두 에이다 AI 언어 모델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즉 에이다 고유의 언어 모델 외에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시를 지었다는 의미다.

그는 "사람들이 나한테 에이다가 시를 창작할 때 알고리즘이 시키는 대로 한 거 아니냐 묻는다"고 CNN에서 털어놨다. "현재 언어모델이 매우 발달하기도 했지만 95% 이상은 에이다가 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에이다가 쓴 시가 심금을 울릴 정도로 완벽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낭송회를 직접 들은 시인 캐럴 루멘스(Carol Rumens)는 "에이다가 쓴 시 몇몇 부분(a needle and thread)은 굉장히 우스꽝스럽고 이상했다"고 가디언에서 밝혔다. "그러나 전체적으론 좋았다"며 "시인으로서 보기에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물론 에이다가 시를 처음 창작한 로봇은 아니다. 실제 2018년 IBM리서치 오스트레일리아(IBM Research Australia)에서 딥러닝 AI 봇이 셰익스피어 소네트(Sonnet)에 대한 구절을 만든 바 있다. 그러나 에이다처럼 직접 시를 짓고 낭송하지는 않았다.

(왼쪽부터) 에이다와 개발책임자 에이단 멜러. (출처=CNN)
(왼쪽부터) 에이다와 개발책임자 에이단 멜러. (출처=CNN)

멜러 책임자는 에이다 글 솜씨가 "로봇 치곤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에이다가 쓴 글을 아무 정보 없이 읽으면 인간이 썼다고 느낄 정도다"고 미국 CNN에서 27일(현지시각) 밝혔다.

멜러 책임자는 "현재 인공지능 언어 모델 발전에 대해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가디언에서 밝혔다. "인간과 로봇이 쓴 글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며 "글을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게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예술가, 시인, 작가, 영화 제작자가 신기술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고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술은 인간과 로봇이 경쟁해야 하는 게 아닌 서로 논의해 창작해 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고도 했다.

에이다(Ai-Da)가 누구

에이다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세계 최초로 초현실적 로봇 아티스트로 인정받았다. 

프로그래머, 로봇공학자, 미술 전문가,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팀이 2년에 걸쳐 만들었고 2019년 세상에 나왔다. 지금까지 초상화나 조각을 직접 창작했다. 영국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의 딸이자 19세기 최초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 이름을 따서 '에이다'로 명명했다.

초상화 작업 중인 에이다. (출처=유튜브)

에이다는 옥스퍼드와 런던에 있는 디자인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수차례 가졌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테드(TEDx)' 강연도 했다. 세인트아이브스(St Ives)에 있는 포트미어 스튜디오(the Porthmeor Studios)에서 작품 활동도 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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