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량의 인공 자궁 ‘AI 유모’ 개발
쥐 배아를 대량으로 인공 자궁에서 배양
인간에 적용할 땐 법적 윤리적 문제 직면

중국 연구진이 대량의 인공 자궁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AI 유모’ 기술을 개발했다.(사진=셔터스톡)
중국 연구진이 대량의 인공 자궁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AI 유모’ 기술을 개발했다.(사진=셔터스톡)

중국 연구진이 인공 자궁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배아의 성장을 관리할 수 있는 ‘AI 유모’ 기술을 개발했다. AI 유모 기술은 생명의 기원과 인간의 배아 발달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선천적 결함 및 생식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면 여성이 아기를 배 속에 품고 다닐 필요가 없어져 태아가 몸 밖에서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산하 쑤저우 생명공학기술원의 연구진이 중국 학술지인 ‘생의학 공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공 자궁에서 동물 배아의 성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AI 시스템 ‘AI 유모’를 개발했다. 아직은 쥐 배아를 실험 대상으로 했지만 미래에 이 기술이 인류에게 적용되는 날이 온다면 생명 윤리의 문제에 부닥칠 것으로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AI 유모는 영양 체액으로 채워진 정육면체 모양의 인공 자궁인 ‘배아 배양 장치’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관리한다. 이전에는 각 배아의 발달 과정을 수동으로 관찰하고 문서화하고 조정해야 했으며 연구 규모가 커질수록 지속하기 어려운 노동 집약적인 작업이 됐다. 현재 만들어진 ‘AI 유모’는 배아가 24시간 내내 위아래로 움직일 때 정밀하게 배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연구 논문은 밝히고 있다.

AI 기술은 기계가 배아의 가장 작은 변화 징후를 감지하고 이산화탄소, 영양 및 환경 입력을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스템은 건강과 발달 잠재력에 따라 배아의 순위를 매길 수도 있고, 배아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기계가 배아를 자궁 모양의 용기에서 제거하도록 경고할 수도 있다.

AI 유모는 영양 체액으로 채워진 정육면체 모양의 인공 자궁인 ‘배아 배양 장치’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관리한다. (사진=SCMP).
AI 유모는 영양 체액으로 채워진 정육면체 모양의 인공 자궁인 ‘배아 배양 장치’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관리한다. (사진=SCMP).

연구는 아직 쥐 등 동물 배아를 대상으로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사람이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이 기술이 여성이 배 속에 아기를 품고 다닐 필요를 제거해준다면서 엄마의 배 밖에서 아기가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국제법상으로 2주 이상 된 인간 배아에 대한 실험은 금지돼 있다.

인공 자궁은 난임으로 아기를 갖지 못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또 임신과 출산으로 사회 경력에서 큰 손해를 보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SpaceX 설립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2주 전에 '인구 붕괴'에 대한 소셜 미디어 토론을 촉발했을 때, 일부 기술 전문가는 실험실에서 만든 자궁을 여성의 출산에 대한 고통, 위험 및 비용을 줄이기 위한 최상의 솔루션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미 중국 외에서도 세계적으로 인공 자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베이징 동물학 연구소 연구팀은 영장류 배아가 처음으로 엄마 몸 밖으로 멀리 떨어진 인공 자궁에서 수정된 원숭이 난자를 기관 형성 단계로 가져갔다. 같은 해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은 BBC에 조산아를 구하기 위한 인공 자궁을 만드는 데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다른 팀은 작년 3월에 100개가 넘는 쥐 배아를 반성장 태아 단계로 가져왔다.

그러나 인공 자궁 기술이 커다란 생명윤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의학 전문가는 “기술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법적, 윤리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어떤 아이들은 부모들에 의해 태어나고 어떤 아이들은 인공 자궁에서 태어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박찬 위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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