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시뮬레이션으로 약물 효과‧부작용 예측
환자의 특성 고려하기 힘든 암 치료도 맞춤형으로
복잡한 세포 내 약물 신호전달 경로 시뮬레이션 가능
“신약개발에 도입된다면 임상 시험도 단축할 수 있어”
“암 환자 맞춤형 치료와 신약 개발이 궁극적 목표”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가 AI타임스와 비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ZOOM 캡처).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가 AI타임스와 비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ZOOM 캡처).

 “모든 사람이 가벼운 두통에는 동일한 두통약을 먹는다. 복잡한 암과 같은 질병에도 같은 약을 먹어야 할까?”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효과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되면 환자의 특성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고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병증이 악화될 우려가 줄어들 것이다. 아직 국내에선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아닌 의사의 경험과 증상에 따른 단계별 처방에 의해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있더라도 원인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AI 기반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이 도입되면 약물이 어떻게 환자 몸에서 반응할지, 부작용이 왜 나타났는지 예측하고 추적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창업한 ㈜볼츠만바이오는 약물이 세포내에서 어떻게 전파가 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암처럼 복잡한 질병도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 개발 배경.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 개발 배경.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미국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도 환자 맞춤형 치료 즉, 정밀의료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PMI)가 포함됐다. 이처럼 세계적인 의료 패러다임이 환자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지향하면서 세계 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로 국내의 의료‧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변화 시키고 싶어 창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경중 대표는 인공지능 연구 개발 경력 10년과 바이오시뮬레이션 경력 5년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바이오 전문가다. 삼성테크원과 스트라드비젼이라는 자율주행 회사에서 인공지능‧딥러닝 연구‧개발을 해오다 지난해 11월 볼츠만바이오를 광주에 설립했다.

엑센트리벤처스가 주최한 엑센트리로켓단 광주 AI 4기 데모데이에서 정경중 대표가 기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엑센트리벤처스가 주최한 엑센트리로켓단 광주 AI 4기 데모데이에서 정경중 대표가 기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이후 해외 다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엑센트리벤처스가 광주 AI 기업 대상으로 주최한 ‘엑센트리로켓단:LEVEL-X 광주 AI 4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지역에 존재를 알렸다. 정경중 대표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에서 창업을 할 수 있었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 기술을 신약개발에 적용시키면 실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특성과 약물 반응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예측함으로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AI와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이 신약개발 전과정에 도입이 된다면 AI가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바이오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약물 메커니즘을 분석함으로 약물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메커니즘 분석은 규명하기 어려운 신약의 실패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약이 재창출되고 개인 맞춤형 치료제가 개발 될 수 있다는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볼츠만바이오가 구상한 개인 맞춤형 의료시스템.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볼츠만바이오가 구상한 개인 맞춤형 의료시스템.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정경중 대표는 그러나 AI‧바이오시뮬레이션에 대한 기술이 암에 대한 개인 맞춤형 치료를 앞당길 수 있는데도 국내 신약개발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다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기술 적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기술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이러한 기술로 임상실험의 비용을 줄이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면 규제를 낮추고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정경중 대표는 성장을 위한 첫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종양내과와 협업해 대장암 관련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한 전남대학교 개방형 실험실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로 암처럼 굉장히 복잡한 질병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향후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로 개인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이하 일문일답)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가 AI타임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ZOOM 캡처).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가 AI타임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ZOOM 캡처).

볼츠만바이오는 어떤 기업인가?

- 볼츠만바이오는 인공지능과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항암제의 종류는 다양하지 않고 환자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투여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볼츠만바이오는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 가지 병행치료 약물에 대한 생체 반응을 바이오시뮬레이션 한 결과.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두 가지 병행치료 약물에 대한 생체 반응을 바이오시뮬레이션 한 결과.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핵심기술은?

- 바이오시뮬레이션은 복잡한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바이오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약물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 시각적으로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할 때 임상 시험에 성공할 확률은 5% 정도다. 이유는 약물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실험적으로 모두 다 밝히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볼츠만바이오의 기술을 적용하면 신약을 개발할 때 약물의 내성 메커니즘을 컴퓨터로 미리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고 어떠한 약물의 조합이 내성 메커니즘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데모프로그램은 복잡한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약물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데모프로그램은 복잡한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약물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바이오시뮬레이션 분석 툴이란?

-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데모프로그램은 약물이 투여됐을 때 신호전달 단백질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이다. 생체 내에서 단백질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동역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생체 네트워크를 모델링하여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실험적으로 밝혀야 하는 복잡한 생체 내 약물 동역학과 메커니즘을 쉽게 밝힐 수 있다.

실제 실험 데이터(파란색 그래프)과 학습된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빨간색 그래프) 비교한 그래프.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데이터의 차이를 기준으로 모델이 얼마나 잘 학습됐는지 판단 할 수 있다. 그림은 생체 반응을 나타내는 4개의 단백질 활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이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실제 실험 데이터(파란색 그래프)과 학습된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빨간색 그래프) 비교한 그래프.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데이터의 차이를 기준으로 모델이 얼마나 잘 학습됐는지 판단 할 수 있다. 그림은 생체 반응을 나타내는 4개의 단백질 활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이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바이오시뮬레이션 개발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바이오시뮬레이션 파이프라인은 먼저 생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학적 모델을 생성한다. 실험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델의 동역학 파라미터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추정한다. 학습된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빨간색 그래프)와 실제 실험데이터(파란색 그래프)가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해서 모델의 학습 정확도를 판단할 수 있다. 

볼츠만바이오시뮬레이션 플랫폼 구성안.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플랫폼 구성안.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주력 사업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은 실험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험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할 때 임상시험을 성공할 확률은 5%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생체내에서 약물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실험적으로 다 밝히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볼츠만바이오는 신약개발에 있어 타겟발굴, 후보물질발굴, 전임상시험에서의 메커니즘 분석, 임상시험에서의 환자분류, 약물 재창출, 맞춤형 환자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다.

두 가지 병행치료 약물에 대한 생체 반응을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두 약물의 시너지 효과를 분석한 결과 특정 약물 농도에서 강한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두 가지 병행치료 약물에 대한 생체 반응을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볼츠만바이오의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두 약물의 시너지 효과를 분석한 결과 특정 약물 농도에서 강한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볼츠만바이오만의 차별점은?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연구소 및 제약사는 전세계적으로 드물다. 기술 자체를 내부적으로만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직접 기술을 제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볼츠만바이오는 바이오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직접 구축해 사용자가 쉽게 생체 네트워크 모델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했다. 생체 내에서 시간에 따라 약물이 생체네트워크 상에서 어떻게 전파돼 나가는지를 직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했다.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는 엑센트리벤처스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에 창업하게 됐다. (사진=ZOOM캡처).
정경중 볼츠만바이오 대표는 엑센트리벤처스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에 창업하게 됐다. (사진=ZOOM캡처).

광주에서 창업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광주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엑센트리벤처스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 결심하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 특화도시로 AI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전남대학교병원과 조선대학교 병원 등 대학병원들과 협력을 통해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시키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했다. 유망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인력 환경을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

바이오시뮬레이션 개발 과정.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바이오시뮬레이션 개발 과정. (사진=볼츠만바이오 제공). 

 최종 목표는?

신약개발 과정 전체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인공지능과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에 직접 도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서 다국적 제약사로 성장하고 싶다.

신약개발 과정은 타겟발굴, 후보물질발굴,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FDA승인 과정을 거친다. 각 단계별로 인공지능기술을 보유하면 신약개발 과정에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은 전임상 및 임상에서 메커니즘 분석과 환자분류, 약물재창출 등에 사용될 수 있지만 약물연구 파트인 타겟발굴, 후보물질발굴 등에는 아직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바이오시뮬레이션 기술을 타겟발굴에 적용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경중

현 주) 볼츠만바이오 대표

전 주) 스트라드비젼 엔지니어

전 주) 삼성테크윈 사원

인공지능 연구개발 경력 10년

바이오시뮬레이션 경력 5년

AI타임스 구아현 기자 ahyeon@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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