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발표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지하로 배송하는 방안 소개
지하철 미운행 시간과 운행 간격 이용해 배달 가능
드론 이용한 배송 방법보다 에너지 효율·소음 강점

유현준 교수는 한국SW산업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배송 방법으로 지하로 다니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 시스템을 제안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유현준 교수는 한국SW산업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배송 방법으로 지하로 다니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 시스템을 제안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건축가)가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배송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지하로 다니게 하는 방법이다. 로봇이 다니는 지하 통로에 대해선 지하철 터널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유현준 교수는 26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최한 '제4회 SW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지하로 다닐 수 있는 있다면 지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화물 차량이 줄어들어 한정된 도시 공간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 방법은 현재 얘기되고 있는 드론을 활용한 방법보다 에너지 효율과 소음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자율주행 로봇은 지금의 배송 방법보다도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피자를 배달로 주문했다고 가정하면 1kg도 안 되는 피자는 보통 60kg이 넘는 운전자가 100kg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 한 번 배송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크다. 반면 자율주행 로봇은 사람이 탈 필요가 없어 로봇 무게만큼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만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유 교수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활용하는 방법이 드론보다 에너지 효율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셔터스톡)
유 교수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활용하는 방법이 드론보다 에너지 효율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셔터스톡)

드론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단점이 있다. 공중에 떠 있는 동안 계속 중력을 이기는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드론이 1kg 무게의 물건을 배달하려면 모터와 프로펠러가 커야 한다"며 "프로펠러가 커지면 탑재되는 배터리가 더 커지고 그러면 또 모터가 커져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드론은 소음이 심해 오지와 산간에는 이용할 수 있지만 도심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로봇이 지하로 다니게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하에 새로운 통로를 마련하거나 지하철 터널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한 강연에서 지하로 다니는 물류 로봇에 대한 방안을 얘기했는데 강의를 들으신 업계 대표님이 30조원을 들이면 지하통로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전체 예산을 봤을 때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무리가 된다면 현재 서울에 있는 9개나 되는 지하철 노선의 터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하철 터널을 이용해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배송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사진=셔터스톡)
유 교수는 지하철 터널을 이용해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배송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사진=셔터스톡)

현재 지하철 노선은 100% 활용되지 않는다. 지하철이 운행하는 시간과 운행하지 않는 시간이 존재한다. 지하철 운행시간에도 간격이 있다. 보통 지하철은 3~5분 간격으로 다닌다. 5분 간격이라면 중간에 3km 구간이 비게 된다. 이 빈 구간에 자율주행 로봇이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지하로 다니는 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유 교수는 "예를 들어 3호선 양재역 옆에 물류센터를 만들어 놓고 12시에 지하철을 출발시키고 다음 지하철이 출발하는 5분 동안 물류 로봇을 보내는 방식으로 배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택배기사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하철역 반경에서 집까지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 누구나 배달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내용은 유 교수가 포럼에서 '공간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제시됐다. 미래도시가 필요로 하는 공원이 많이 조성되려면 현재 넓게 조성된 도로를 줄여야 하고, 이 도로를 줄이려면 화물 운송을 지하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유현준 교수는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에서 근무하며 스페이스컨설팅그룹 대표와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하버드대 대학원와 매스추세츠공과대 대학원을 석사로 졸업했다. 최근 SBS에서 방영하는 '집사부일체'에 사부로 출연해 관심을 받았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관련기사]유현준 건축가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관계의 철학이 중요"

[관련기사]자율주행 셔틀에서 AI 로봇이 짐 싣고 내린다면?

키워드 관련기사
  • 자율주행로봇 시장 활성화 위해 민·관 맞손
  • “인공지능?…아니죠!”...’물리적 지능’으로 길 찾는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