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 튀기는 데 약 9분 30초 소요
튀김 품질 위해 바스켓 흔드는 SW 탑재
주방 환경, 위생, 직원 체력에 모두 도움

[편집자주][김미정의 로빌리티 뿌뿌]에서 '로빌리티(Robility)'는 로봇(Robot)과 모빌리티(Mobility)를 합친 용어입니다. 디지털전환 시대 핵심 키워드인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을 현장에서 체험해 브이로그(Vlog) 감성으로 재밌게 소개하겠습니다.

치킨 튀기는 로봇.  '로보아르테'가 기획·운영하는 '롸버트치킨'에 탑재됐다. (사진=김미정 기자)
치킨 튀기는 로봇.  '로보아르테'가 기획·운영하는 '롸버트치킨'에 탑재됐다. (사진=김미정 기자)

치킨 튀기는 로봇, 들어보셨나요? 사람이 양념한 생닭을 바구니에 담으면, 로봇이 튀김 통에 넣어 직접 조리합니다. 튀김 가루가 닭 조각끼리 들러붙지 않게 관리도 해줍니다. 닭을 다 튀기면 기름까지 '탈탈' 터는 행위도 합니다.

로봇이 닭을 튀기는 동안 사람은 주방을 깨끗이 청소하거나 다른 재료 손질을 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로봇이 닭을 다 튀기면 사람은 치킨을 포장 박스나 그릇에 담기만 하면 됩니다.

요즘 치킨값 가격 인상이 화제입니다. 원재료값뿐만 아니라 인력비까지 만만치 않아서죠. 로봇이 치킨집에 들어서면, 쾌적한 주방 환경조성 뿐만 아니라 자동화로 인한 인력비 부담까지 덜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김미정의 로빌리티 뿌뿌]에서는 치킨집 주방장이 로봇인 '롸버트치킨(Robert Chicken)' 매장에 가 봤습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Robo Arete)’가 직접 로봇 소프트웨어(SW)부터 기획·운영합니다. 2020년 서울 강남에 로봇 1호기를 도입했고, 지금은 6호기까지 입점한 상태예요. 로봇 주방장이 치킨을 어떻게 튀기는지 살펴볼까요?

서울 구로구에 있는 롸버트치킨 5호기점. (영상=김미정 기자)

[김미정의 로빌리티 뿌뿌]가 방문한 매장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롸버트치킨 5호기점이에요. 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로봇이 치킨 튀기는 순서는 간단해요. 손님이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면 로봇과 연결된 기기에 해당 메뉴가 자동 입력되죠. 직원은 양념한 닭을 바스켓 위에 넣고 버튼 조작만 간단히 하면 돼요. 그럼 로봇이 직접 바스켓을 갖고 가서 튀기기 시작합니다.

해당 매장을 관리하는 로보아르테 필드매니지먼트팀 팀장은 “닭 한 마리 튀기는 데 약 9분 30초 걸린다”고 말했어요. 해당 로봇이 한 시간 튀길 수 있는 닭은 약 50마리예요. 그는 "한두 마리 튀길 때는 사람과 속도가 비슷하지만 마릿수가 많아지면 차이가 커진다"고 설명했어요. 사람과 달리 로봇은 뜨거운 기름 앞에서 튀기는 속도가 동일하기 때문이죠.

"더 바삭하고 보기 좋은 치킨 만들도록 가르쳤어요."

튀김 가루가 뭉치지 않기 위해 바스켓을 흔드는 로봇. (영상=김미정 기자)

기존에는 닭을 다 튀길 때까지 사람이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했어요. 조리하는 동안 튀김 가루가 뭉치면 안 되거든요. 중간중간에 한 번씩 바스켓을 흔드는 게 꼭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참 번거로운 작업이죠. 이제는 이 일을 로봇이 해줍니다. 

관계자는 "로봇에 탑재한 SW에는 어느 시점에 바스켓을 흔들어야 더 바삭하고 보기 좋은 튀김을 살릴 수 있는지 프로그래밍됐다"고 설명했어요. 무조건 바스켓을 흔드는 게 아닌 데이터에 따른 판단에 의해 치킨을 조리하는 방식이죠.

제가 직접 튀기는 광경을 보니 로봇이 닭 한 마리 튀기는 데 3~4번 바스켓을 흔들더라고요. 그는 “로봇이 닭튀김 품질 관리까지 가능해 그동안 사람은 다른 업무에  몰두할 수 있어 편하다”고 설명했어요.  

사람 팔로 바스켓을 계속 흔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시겠지만 닭 한 마리 무게는 보통 1kg에 가까워요. 쇠로 만든 바스켓에 닭까지 담으면 무게는 상당하겠죠? 사람 팔로 하루 종일 바스켓을 이리저리 옮기고 흔드는 등 많은 일을 하면 사람 체력에 굉장한 무리가 있어요.

사람 팔보다 강한 로봇 팔이 무거운 바스켓을 옮기고 흔들어주면 더 효율적이겠죠? 튀김이 뭉치지도 않아 맛이 더 좋고, 직원 체력 소모도 덜하기 때문이죠. 거의 사람 한 명 몫을 하는 셈이네요.

닭 튀김을 마친 로봇. (영상=김미정 기자)

(사진=김미정 기자)
완성된 후라이드 치킨. 로봇이 튀겼다. (사진=김미정 기자)

9분 30초가 지나면 로봇은 작업을 멈추고 바스켓을 번쩍 들어 올려요. 치킨에 묻은 튀김을 탈탈 털어내고 선반 위에 놓습니다. 로봇 임무는 여기서 끝이에요. 사람은 다 튀긴 치킨을 박스에 담기만 하면 돼요. 

로봇이 치킨 튀기는 일만 대신 해도 주방 위생, 환경, 직원 체력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힘이 상당한 로봇 팔이 입력된 시간대로 정확히 튀기는 거라 튀김이 뭉치거나 덜 익을 일도 없고요.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어요.

관계자는 "내년에는 튀김 옷 종류를 선택하거나 튀기는 시간을 조절하는 등 맞춤형 메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고 말했어요. 그는 "자체 개발팀을 두고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며 "현재까지 50개 넘는 튀김 메뉴 기술을 학습했다"고 설명했죠. 예를 들어 고객이 '더 바삭한 치킨'을 원할 경우, 로봇에게 해당 요청사항을 입력하면 맞춤형 튀김 조절도 가능해진다고 하네요. 로봇이 만드는 맞춤형 튀김 요리! 무척 기대가 됩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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