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농업용수 공급 실태 확인해보니
빅데이터·드론 사용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실정
자동계측기, 농업인 용수 공급과는 연관성 없어
"용수도 제때 공급 안 돼…스마트 행정이 웬말?"

한국농어촌공사 전경.
한국농어촌공사 전경.

한국농어촌공사의 '스마트 행정'은 헛구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빅데이터·드론 기술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공사는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인공지능·빅데이터 육성 방침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 한 농민들은 농번기를 앞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했던 '농업용수관리자동화'. (사진=한국농어촌공사 홈페이지 캡처).
한국농어촌공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했던 '농업용수관리자동화'. (사진=한국농어촌공사 홈페이지 캡처).

한국농어촌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 행정'과 관련된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업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사업인 '농업용수관리자동화'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기재돼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양의 용수를 농업인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드론, 빅데이터 분석 등 최신 ICT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농업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AI타임스 취재진이 해당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취재 결과 농업용수관리자동화 관련된 정책은 아무런 기반 시설이 준비되지 않고 있고, 투입된 예산도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업용수를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농지의 모습.
농업용수를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농지의 모습.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수질관리처 관계자는 "자동계측기를 제외한 드론·빅데이터에 관한 부분은 농업용수 분야에 전혀 사용되지 않고 예산도 들어간 것이 없다"며 "홈페이지에 기재된 내용은 공사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진행도 하지 않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것은 농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말하던 '농업용수관리 자동화'는 결국 실행도, 계획도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말하던 '농업용수관리 자동화'는 결국 실행도, 계획도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농업용수관리자동화 실현을 위한 도구로 소개됐던 자동계측기 또한 농업인들에게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용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계측기는 용수 공급을 위한 데이터 수집 역할이 아니라 저수지 수문에 설치되는 자동 여닫이 센서 정도로서의 기능만 한다고 한다. 농업용수관리자동화라는 정책의 세부적 계획도 제대로 수립되지 않고, 실행도 되지 않고 있어 '스마트 행정'은 헛구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정부의 '디지털 행정'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이러한 '전시행정'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스마트 농업 육성'과도 전혀 상반되는 모습이다. 새 정부에서는 농업 스마트 혁신,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외치고 있다. 

전남 나주시 문평면 일원의 농지.
전남 나주시 문평면 일원의 농지.

이에 대해 김영욱 나주시 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은 "농민들은 농업용수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농어촌공사의 무책임한 태도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이 순간에도 말라가는 논만 바라보는 농업인들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I타임스 나호정 기자 hojeong9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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