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KT,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 품질 확보 나서
초거대 AI 바라보는 통신사, 목표 같지만 전략 달라
SKT는 GPT-3 응용, KT는 자체 초거대 AI 개발 중
KT, 초거대 AI 기반 '공감 능력' 갖춘 AI 개발 시동
SKT, 성장형 AI 서비스 안드로이드 베타 버전 출시

SKT와 KT가 초거대 AI를 활용해 자체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고 밝혔다. (사진=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국내 통신사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초거대 AI로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고 밝혔다. 양사는 초거대 AI를 통해 AI컨택센터(AICC)나 OTT 서비스 등에서 사용자가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거대 AI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양사는 목표는 같지만 전략은 다르다. SKT는 오픈AI가 개발한 초거대 AI 'GPT-3'를 탑재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반면 KT는 AI 원팀과 자체 초거대 AI를 개발해 서비스 품질 확보에 나섰다.

KT, 초거대 AI 연내 상용화...GPT-3와 버트 개량 버전

KT는 초거대 AI 기반으로 KT의 모든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키겠다는 'KT AI 2.0' 연구방향을 발표했다.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음성지능, 언어지능, 시각지능을 고도화해 이를 AICC와 기가지니, 지니로봇, AI로봇,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등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KT는 AI원팀과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초거대 AI를 개발해왔다. 초거대 AI는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한 AI다. 인간의 뇌에 가장 근접한 AI 기술로 평가된다.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를 인공신경망 파라미터(매개변수)로 구현한 기술이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다.

KT가 개발하고 있는 초거대 AI는 구글 '버트(BERT)'와 오픈AI의 'GPT-3'의 개량된 버전인 '인코더-디코더 아키텍처' 방식 모델로 전망된다. 인코더와 디코더는 기계에 문장을 트레이닝하는 프로세스다. 문장을 적절한 벡터로 변환하는 것을 인코딩, 벡터를 적절한 문장으로 변환하는 것을 디코딩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은 인코딩 수행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언어 생성능력은 디코딩에 의존한다.

KT가 개발하고 있는 초거대 언어모델은 '인코더-디코더 아키텍처' 방식이다. (사진=GTC 2022 캡처)
KT가 개발하고 있는 초거대 언어모델은 '인코더-디코더 아키텍처' 방식이다. (사진=GTC 2022 캡처)

2018년 구글에서 출시한 버트는 인코더 기능만 갖춘 모델이다. 트랜스포머 모델을 적용하는 인코더만 탑재됐다. 반대로 문장 생성에 중점을 둔 GPT-3는 디코더 기능만 갖췄다. KT가 개발하고 있는 인코더-디코더 아키텍처는 버트와 GPT-3 모델과는 다른 버전이다. 언어이해 능력과 생성능력을 모두 갖췄다. 사람이 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언어 생성도 할 수 있다.

KT가 인코더-디코더가 모두 가능한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다양한 비즈니스에 AI를 적용하기 위함이다. 현재 KT는 스마트 스피커 '기가지니'를 비롯해 콜센터, 로보틱스 등의 사업에 AI를 탑재했다. 

콜센터의 경우 전국 유무선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사람 개입 없이도 고객의 전화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KT의 AI 상담원 음성봇은 지난해 출시 이후 총 73%의 상담 완료율을 기록했다. 약 10만 명의 고객이 사람 개입 없이 AI와 소통하며 상담을 종료했다.

서 연구원은 지난 3월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포럼 'GPT 2022'에서 "KT가 이미 공개된 AI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드는 이유는 여러 비즈니스 모델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모든 작업에서 대량의 훈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려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이 불가능하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AI 적용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위해 대규모 AI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향후 2000억 개 이상이 파라미터 모델이 가능하도록 인프라 규모도 점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학습데이터 필터링 강화, 데이터 간 균형 조정 등을 통해 AI 편향성 문제를 우선 제거하고 '유해 콘텐츠(Toxic Contents)' 필터링 기술 등 다양한 딥러닝 기반 탐지 기술을 활용해 AI 윤리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초거대 AI로 '공감 능력' 갖춘 AI 선보일 계획

KT는 초거대 AI를 활용해 향후 '공감 능력'을 갖춘 AI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KT가 개발하고자 하는 AI 차별화 방향은 '공감하는 AI'"라며 "앞으로 AI는 스스로 주변 및 전후 상황을 학습해 사용자가 원하는 순간에 적절히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KT가 개발하고자 하는 AI 차별화 방향은 '공감하는 AI'"라고 강조했다. (사진=KT)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KT가 개발하고자 하는 AI 차별화 방향은 '공감하는 AI'"라고 강조했다. (사진=KT)

배 소장에 따르면 KT AI는 딥러닝 학습을 거쳐 사람이 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언어 생성을 할 수 있게 된다.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불완전한 문장을 문맥 추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거 대화 기억을 되살려 사용자와 단순한 언어로 소통하며 감정을 담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또 KT는 멀티모달 모델 가능성도 밝혔다. 멀티모달 학습으로 영상이나 사진 등을 AI가 이해해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멀티모달 AI는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받아들이고 사고하는 AI 모델을 뜻한다. 기존 초거대 AI가 주로 하던 텍스트 외에도 음성, 제스처, 시선, 표정, 생체신호 등 여러 입력 방식을 받아들이고 사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과 AI가 보다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KT는 올해 안으로 초거대 AI를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KT의 모든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진화시킨다는 'KT AI 2.0' 계획도 공개했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에서는 사용자의 감성까지 공감할 수 있는 AICC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육아나 법률 등 전문 분야에서도 AI가 사람처럼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한 '멀티턴 전문상담'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영역에서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KT AICC 대화품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에서 종사원들의 단순 응대 노동을 최소화해 궁극적으로 AI가 적용된 분야의 산업 생산성을 30% 이상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처럼 고도화된 AICC 솔루션을 기반으로 올해 1800억원 이상의 AICC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사업적 목표도 제시했다.

배순민 소장은 "KT는 실제 매출을 만들과 AI 기술과 서비스의 선순환을 이뤄내는 기업"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공감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T, GPT-3 기반 에이닷(A.), 베타 버전 출시

SKT는 지난 16일 성장형 AI 서비스인 '에이닷(A.)'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에이닷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마주하는 번거로운 행동을 대신 처리하고 좋아하는 것을 알아서 추천하고 재생해주는 서비스다. 취향에 맞는 노래나 팟캐스트를 플레이리스트에 담거나 개인 일정을 어플을 등록하는 일들을 AI가 대신할 수 있다.

SKT는 성장형 AI 서비스인 '에이닷(A.)'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사진=SKT)
SKT는 성장형 AI 서비스인 '에이닷(A.)'의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사진=SKT)

에이닷은 고객과 계속 성장해나가는 기술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선 고도의 자연어처리(NLP) 기술과 감정 분석 기술이 필요하다. SKT는 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거대 언어모델 GPT-3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우리는 거대언어 모델의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자유 주제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B2C 서비스 에이닷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이닷 서비스는 앱 설치 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나만의 개성을 반영한 캐릭터를 만들고 꾸밀 수 있다. 또 AI 캐릭터와 음성 대화 혹은 문자를 통해 자유롭게 대화하고 궁금한 정보를 물어볼 수 있다.

또 플로(FLO), 웨이브(wavve)와 연동을 통해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티맵(TMAP), 캘린더, 전화·문자까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들도 에이닷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에이닷은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단말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통신사와 상관없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iOS용 에이닷은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는 "에이닷은 AI 시대를 맞아 사람을 향한 따뜻한 기술을 선보이고자 개발했다"며 "앞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제 첫발을 내딛은 만큼 고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더욱 가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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