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 향후 5년간 투자 및 채용계획 집계
2026년까지 한국에 106조원 투자, 5만 명 채용
AI와 데이터 분야에는 3조 6000억원 투자 예정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협력사 경쟁력 강화할 것"

LG는 AI와 데이터 분야에 5년간 3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SNU-LG AI 리서치센터' 현판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LG AI연구원)
LG는 AI와 데이터 분야에 5년간 3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SNU-LG AI 리서치센터' 현판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LG AI연구원)

LG가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R&D)에 3조 6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필두로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나가기 위한 전략이다.

LG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전략보고회'에 앞서 각 계열사의 향후 5년간 투자계획과 채용계획을 집계했다고 26일 밝혔다. 집계 결과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 명의 인재를 직접 채용하는 중장기 계획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LG는 2026년까지 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106조원을 쏟아붓는다. 이중 40% 가량인 43조원은 미래성장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 비율은 R&D분야에서 높다. LG는 전체 투자액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인 48조원을 R&D에 투자한다. 미래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43조원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을 AI·데이터,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친환경 클린테크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LG 측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 엑사원 기반 AI 생태계 강화

LG는 AI와 데이터 분야에 5년간 3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최고 수준의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의 도전적 R&D를 투자하기 위해서다.

LG는 2020년 그룹 차원의 AI 연구 허브로 설립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을 포함, AI 관련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엑사원을 활용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고 다른 산업 분야와 협업을 도모해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다.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모달(multi-modality) 기능을 갖췄다. 텍스트와 이미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이미지에 대해 텍스트로 설명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13개 기업과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발족했다. (사진=LG AI연구원 행사 캡처)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13개 기업과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발족했다. (사진=LG AI연구원 행사 캡처)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엑사원을 기반으로 13개 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표했다. 이번 얼라이언스에는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제조, 화학, 통신 등 LG 계열사가 진행하는 산업을 비롯해 교육, 금융, 유통, 의료, 플랫폼, 가상현실(VR) 등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 산업군이 모였다.

13개 기업은 LG AI연구원과 엑사원을 기반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고려대의료원과 한양대병원은 초거대 AI가 의료영상을 분석해 별도 사전 작업(레이블링)이 필요 없는 빠른 진단 부문과 피부 질환, 피부 케어 솔루션 분야를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EBS는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해 일선 학교 교사가 출제하는 수준의 풀이과정을 AI가 제공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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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이처럼 AI를 기반으로 한 협력 체계를 계속 강화할 방침이다. LG측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토대라고 본다"며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육성,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국내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확대, 신기술 개발, 해외시장 진출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마트공장은 LG가 추구하는 상생 모델의 대표 사례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협력사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또 공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AI·빅데이어·SW 등에 매년 3000명 이상 채용

LG는 기술 확산을 위해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병행한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 명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사업에는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력 채용을 위한 생태계도 구축한다. 대학 등 관련 기관과 협업해 채용계약학과, 산학장학생, 인턴십 연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고졸 인재를 대상으로도 산학연계 등을 통해 채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서울대 AI대학원과 함께 'SNU-LG AI 리서치센터'를 설립했다. (좌측부터) 송준호 서울대 교무부장, 이경무 서울대 주임교수, 최해천 서울대 연구부총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서정연 LG AI연구원 인재육성위원장, 김승환 LG AI연구원 비전랩장. (사진=LG AI연구원)
LG AI연구원은 서울대 AI대학원과 함께 'SNU-LG AI 리서치센터'를 설립했다. (좌측부터) 송준호 서울대 교무부장, 이경무 서울대 주임교수, 최해천 서울대 연구부총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서정연 LG AI연구원 인재육성위원장, 김승환 LG AI연구원 비전랩장. (사진=LG AI연구원)

LG AI연구원의 경우 초거대 AI를 활용한 연구를 넓히기 위해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대학 연구소에 협력하는 등 다양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대 AI대학원과 함께 'SNU-LG AI 리서치센터'를 설립, 초거대 멀티모달 AI 연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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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무 서울대 주임교수는 "국내 AI 산업 발전을 최선봉에서 이끄는 LG AI연구원과 초거대 멀티모달 AI 핵심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미래의 주역이 될 산업 친화형 AI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배터리·전지 소재 등 전 분야 투자 강화 예정

LG는 AI 산업 외에 다양한 분야에도 투자를 진행한다.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는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해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및 수명 예측 등의 BaaS(Battery as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LG)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LG)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 대상으로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등을 검토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투자 및 채용계획과 관련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소임을 적극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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