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콘텐츠 '디지털' 입고 관람객 발길 이끈다
황찬우 군,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 구현해 '눈길'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 최우수상
가상세계서 3차원 유물 보고 역사 유적지로 순간이동
파주 자운서원부터 평양 연광정·경주 김유신 묘까지
"메타버스에 문화유산 계속 만들며 우리나라 알릴 것"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메타버스 속 외교관'

최근 열린 문화재청 주관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에서 학생부 문화유산 메타버스 분야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황찬우 군. 역사를 사랑하는 로블록스(Roblox) 게임 메이커인 그답게 '메타버스 플랫폼 속 문화유산 활용 박물관'을 주제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 꾸준히 우리 문화유산을 만들어온 황찬우 군이 들려준 메타버스와 문화유산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문화재청 주관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가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13일까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기획·콘텐츠'와 '문화유산 메타버스' 등 2개 분야에서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공주시에서 개최된 '2022 디지털 문화유산전'. 이날 시상식에서 학생부 문화유산 메타버스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찬우 군이 박진호 박사(고려대 연구교수, 문화재디지털복원가)에게 작품에 대해 멘토링을 받고 인터뷰하는 모습. (영상=공주시 유튜브).
문화재청 주관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가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13일까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기획·콘텐츠'와 '문화유산 메타버스' 등 2개 분야에서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공주시에서 개최된 '2022 디지털 문화유산전'. 이날 시상식에서 학생부 문화유산 메타버스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찬우 군이 박진호 박사(고려대 연구교수, 문화재디지털복원가)에게 작품에 대해 멘토링을 받고 인터뷰하는 모습. (영상=공주시 유튜브).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에서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 플랫폼 속 문화유산 활용 박물관'을 주제로 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학생부 문화유산 메타버스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상=공주시 유튜브).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에서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 플랫폼 속 문화유산 활용 박물관'을 주제로 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학생부 문화유산 메타버스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상=공주시 유튜브).
문화재청 주관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황찬우 학생이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으로부터 최우수상을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문화재청 주관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황찬우 학생이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으로부터 최우수상을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디지털 기술로 현재·과거·미래를 잇다"…'메타버스'와 '문화유산'의 만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박물관이나 역사 유적지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다 보니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는 일도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중학교 2학년인 황찬우 군은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박물관과 유적지를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보다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문화유산 박물관의 유물들을 세계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문화유산을 로블록스 게임으로 구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역사 덕후인 황군은 메타버스 플랫폼들 가운데 누구나 게임을 제작해 올릴 수 있는 로블록스에 '자운서원'을 만든 적이 있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자운서원은 조선 후기 율곡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창건된 곳이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만큼 당시 호기심을 안고 로블록스에 구현된 자운서원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서원' 자체를 궁금해하면서 물어본 외국인도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이 그에게 영감을 줬다.

지난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공주시에서 개최된 '2022 디지털 문화유산전'을 통해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문화유산 박물관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지난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공주시에서 개최된 '2022 디지털 문화유산전'을 통해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문화유산 박물관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황찬우 학생이 자신의 작품인 '국립중앙박물관 로블록스'를 직접 시연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황찬우 학생이 자신의 작품인 '국립중앙박물관 로블록스'를 직접 시연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진호 박사 제공).

이후 그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로블록스에 우리 문화유산을 만들어왔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문화유산 박물관을 로블록스 게임 공간에 구현해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편하고 재밌게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가상세계에서 구석기시대 주먹도끼부터 고려시대 청자 주전자와 조선시대 어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한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선보이겠다는 것.

메타버스 속 우리 문화유산은 어떤 모습일까?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에 가면 가족·친구와 같은 아는 사람은 물론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자유롭게 만나 함께 게임을 즐기듯 3차원적인 유물을 보면서 한국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가상세계에서 전국 곳곳에 흩어진 박물관의 유물들을 시대별로 만나거나, 현재 갈 수 없는 북한의 문화유산 또는 거리가 멀어 가기 힘든 역사 유적지들을 텔레포트(순간이동)를 통해 자유롭게 오간다.

이는 황찬우 군이 꿈꾸고 차근차근 실현해나가고 있는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의 모습이다. 로블록스에는 파주 자운서원을 비롯해 평양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연광정과 서울 도봉서원, 경주 김유신 묘 등 지금까지 황군이 꾸준히 만들어온 역사 유적지들이 숨 쉬고 있다. 황군은 앞으로도 로블록스에 우리 문화유산을 계속 만들어갈 계획이다.  

황찬우 학생이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속 문화유산 활용 박물관'을 주제로 선보인 아이디어 관련 최종 결과물 이미지.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황찬우 학생이 '제1회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경진대회'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속 문화유산 활용 박물관'을 주제로 선보인 아이디어 관련 최종 결과물 이미지.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황찬우 군은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관을 바탕으로 이번 문화유산 박물관 게임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과 3D 파일로 된 문화재 관련 정부 자료 등을 활용했다. 그는 "3D 파일이 없는 것들도 좀 더 역사적으로 검증된 유물을 넣기 위해 담당자님께 메일로 확인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노력 끝에 로블록스에 삽입해 전시실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박물관은 선사 고대관, 고구려·백제·신라관, 고려관, 조선관, 근대관 등 시대별로 구성돼 있다. 각 시대의 연표별 유물과 해설도 표기됐다. 황군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동시에 게임의 재미나 이벤트 요소에도 신경을 썼다. 박물관에 입장해 전시관을 들어갈 때마다 자판기에서 엽전을 뽑을 수 있도록 설계해 즐거움을 더했다. 황군은 "엽전을 모아 박물관 문화상품점에서 한국의 유물 굿즈를 구매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된 문화유산 박물관은 각 전시관에 들어갈 때마다 자판기에서 엽전을 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상=로블록스 캡처).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된 문화유산 박물관은 각 전시관에 들어갈 때마다 자판기에서 엽전을 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상=로블록스 캡처).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이 집에 누워서도 편하게 문화유산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무빙워크를 개발했다. (영상=로블록스 캡처).
황찬우 학생은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이 집에 누워서도 편하게 문화유산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무빙워크를 개발했다. (영상=로블록스 캡처).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에 가면 현재 갈 수 없는 북한의 문화유산이나 거리가 멀어 가기 힘든 역사 유적지들을 텔레포트를 통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박물관에서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자운서원'으로 순간이동한 아바타 모습. (영상=로블록스 캡처).  
평양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연광정에 방문한 아바타. (영상=로블록스 캡처).  

실제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본 사람이면 그 넓은 공간에 자리한 방대한 유물들을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 다리품을 팔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황찬우 군은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이 집에 누워서도 편하게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무빙워크를 개발했다. 아울러 박물관 내부에는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장소가 있는데 그곳을 밟으면 이전에 제작해놓은 역사 유적지들로 순간이동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유물 전시관과 역사 유적지를 텔레포트로 연결하고 실제 국립중앙박물관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거울못' 등 아름다운 외부 공간도 갖춰갈 계획이다.  

집콕 온라인 역사탐방으로 문화유산의 숨결을 느끼다

황찬우 군은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어디서나 언제든지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강점에 주목했다. 메타버스 박물관이 지구 반대편까지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는 일종의 문화사절단과 외교관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경복궁 해설사를 해왔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해설사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해설 시스템 구축도 계획하고 있기에 더 많은 사람에게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메타버스 속 역사 외교관'으로서 손색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게임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블록스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 입구와 내부 1층 로비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로블록스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 입구와 내부 1층 로비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 내부 관람실과 유물 전시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 내부 관람실과 유물 전시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에서 평양의 연광정으로 이동한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에서 평양의 연광정으로 이동한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통해 이동한 자운서원의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통해 이동한 자운서원의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통해 이동한 자운서원의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통해 이동한 자운서원의 모습. (사진=황찬우 학생 제공).

그는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을 통해 집콕 온라인 역사탐방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메타버스에서 접한 유물들을 실제로 보기 위해 국내 박물관과 역사 유적지를 오프라인으로 찾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게임을 통해 우리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조금씩 알아가며 한국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찬우 군은 "이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문화유산 박물관이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포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국가들의 문화유산을 메타버스에서 서로 연결함으로써 세계인들이 다 함께 즐기는 역사 문화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찬우 학생이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구현한 '메타버스 문화유산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영상=황찬우 학생 제공).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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