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수급 전망 담은 내부 보고서 유출, CEO도 “우려”
고용 직원수 미국 2위 아마존, 이직률 연평균 150%
열악한 근로환경, 잦은 재해 등이 높은 이직률 초래
아마존 "보고서는 현실 반영한 것 아니다"고 부인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이 높은 이직률 때문에 앞으로 2년후엔 일할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22일(현지 시간) “사업을 그대로 계속한다면 아마존은 2024년엔 미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고갈될 것”이라는 내용의 내부 조사 결과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중반쯤 작성된 것으로 최근 미국의 기술관련 뉴스사이트인 리코드에서 처음 보도됐다. 

아마존은 직원 이직률이 ‘천문학적’ 이어서 걱정을 할만 하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팬데믹 이전에 아마존은 한 주에 3%, 연간으로는 150%의 이직률을 기록했다. 이런 이직률은 지난해 미국의 수송, 창고업 부문의 49%, 소매업의 64.6%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마저 우려를 하고 있다. 베조스는 원래 장기 고용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회사를 장악하는 현상을 꺼려해 높은 이직률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그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고용주이자 가장 안전한 작업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그는 썼다.  

베조스의 이런 태도 변화는 부분적으로는 이 회사의 창고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 노력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규모의 문제도 직면하고 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고용주로서 이 회사는 직원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마존의 창고(사진=셔터스톡)
아마존의 창고(사진=셔터스톡)

근로자들과 노동 단체들은 재해가 잦은 아마존의 근로 조건과 높은 이직률을 오랫동안 질타해왔다. 켄터키 주 캠벨스빌의 아마존 창고에서 주문 상품을 찾아내는 일(picker)을 하는 22살의 매트 리트렐(Matt Littrell)은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아마존의 고용행태, 생산량 할당, 출석 정책과 불평등한 규칙 적용이 업무 안전성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는 높은 이직률을 초래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아마존의 업무시간 계산법에 대해 말했다. 아마존은 실제 업무시간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모니터하고 보고서를 만든다. 실제 업무 시간이 너무 적으면 해고될 수 있다. “내가 주문상품을 찾는데 너무 오래 걸린 사례는 부정적으로 계산되고 모두 합쳐지며 회사는 실제 업무시간을 계산한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라고 리트렐은 말했다.

리트렐은 근무중인 아마존 창고엔 주문상품을 찾아다 주는 로봇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상품을 찾으러 나설 때마다 15마일(약 24km) 이상을 걷는다고 말했다. 물건들이 담긴 상자는 종종 과적이 돼 있어서 상품을 더욱 찾기 어렵게 만들고 부상도 초래할 수 있지만, 그만큼 할당된 생산량 채우기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그는 말했다.

아마존 상품 창고(사진=셔터스톡)
아마존 상품 창고(사진=셔터스톡)

뉴욕 스태턴 아일랜드의 JFK8 창고에서 상자를 실어 나르는 일을 하는 자키 카도우라(Zaki Kaddoura)는 생산량 할당이 아마존 이직률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거운 상품들을 취급해야만 하고 상자를 실을 공간을 찾기 어려우며 업무 조정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 목표량을 채우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매일 10시간씩 그 일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나는 그런 할당량은 요구할 게 아니라 권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직업안전 건강관리청(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Osh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의 중재해율은 근로자 100명 당 6.8명으로 창고산업 전체의 100명 당 3.2명 보다 배 이상 높았으며 2020년에 비해 20% 증가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은 필요한 일손을 구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피닉스와 아리조나,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해에, 올해말엔 캘리포니아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에서도 인력 고갈 위기를 맞는다. 아마존의 대변인은 이 보고서에 대해 “실제 상황을 반영한 건 아니며 우리는 피닉스와 인랜드 엠파이어 그리고 전국에서 계속 인력을 잘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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