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무하유 대표

신동호 무하유 대표. (사진=김미정 기자)

인공지능(AI) 면접이 채용 과정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인적자원(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지난해 197곳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 면접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74.1%로 집계됐다. 이중 현재 AI 면접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하는 곳은 58.9%였다. 도입 의사가 없다고 밝힌 곳은 25.9%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AI 면접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정성과 업무 간소화를 위해서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어진다. 한 명의 면접관이 아닌 수많은 면접관이 면접을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한 사람의 기준으로만 평가가 진행되지 않아 공정한 심사가 가능하다. 수많은 사람의 면접을 진행하더라도 사람처럼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아 모든 사람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채용 과정도 간편해진다. 면접 당일 투입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면접관은 상대적으로 본연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시간적·비용적으로 이익인 셈이다. 면접 지원자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공정한 심사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AI 면접은 기업과 지원자의 기대만큼 평가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이뤄지는 면접은 면접자의 행동도 평가되지만, 대화도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기존 AI 면접은 면접자가 답변했을 때 답변 내용보단 시선 처리, 발성 등 감성적 행동 평가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았다. 대화가 아닌 행동, 시선 처리, 게임 평가 등이 당락의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HR 분야에서 AI 사업을 이어온 무하유는 최근 이 한계를 깨뜨린 새로운 AI 면접 평가 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면접자의 영상·음성 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해 실시간으로 답변 내용을 분석할 수 있는 AI 면접 평가 서비스다. 실시간으로 답변 분석으로 꼬리물기 질문도 가능하다. 영상과 음성 텍스트는 94% 정확도로 분석할 수 있다.

HR 분야에서 AI 사업을 이어온 무하유는 기존 AI 면접의 한계를 깨뜨린 새로운 면접 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사진=무하유)

무하유가 사용자 답변을 분석하는 면접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HR 분야 서류, 면접 자료 검토를 위한 데이터를 축적해오고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2011년 출시한 표절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로 토대로 쌓아온 무하유는 2018년 본격 HR 사업을 시작, 이 분야에 특화된 문맥 이해 기술을 개발·공급해왔다.

대표 서비스가 '프리즘'이다. 공정채용을 위해 개발된 서비스인 프리즘은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AI가 평가하는 서비스다. 표절한 내용은 없는지, 회사가 요구한 블라인드 사항을 어긴 것은 없는지 평가한다. 직무와 적합한 고역량자를 선별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무하유는 여기서 쌓은 경험으로 새로운 AI 면접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면접 서비스가 기존 AI 면접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알기 위해 신동호 무하유 대표를 만나보았다.

[신동호 무하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무하유가 AI 면접 평가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무하유가 AI 면접 평가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사진=김동원 기자)

Q. AI 면접 서비스 '몬스터'를 출시했다. 사실상 후발 주자인데 출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다. 우리의 주력 기술은 대용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가지고 만든 것이 카피킬러다. 60억 개 이상의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며 표절인지를 분석하는 기술을 주력 서비스로 제공해왔다.

이 기술을 제공하다 보니 고객사에서 여러 요청이 왔다. 그중 하나가 AI 기반 자기소개서 분석이었다. 자기소개서는 정해진 형식이 있다. 신조어나 유행어를 쓰지 않고 고정화된 단어를 사용한다. 글을 비꼬아 쓰지도 않고 문법도 정확히 맞춰 쓴다. 그래서 이 분야는 AI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AI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인 '프리즘'을 개발해 출시했다. 

그 다음 선보였던 것이 AI 면접이다. 고객사들로부터 AI 면접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듣게 됐는데, 기존 AI 면접이 시선 처리, 발성 등 감성적 평가를 주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차라리 자기소개서 기반 면접을 만들면 어떨까 해서 AI 면접 서비스인 '몬스터'를 개발하게 됐다. 우리가 가진 강점인 언어 처리 기반 서비스를 자기소개서에 적용하고 그다음 자연스럽게 AI 면접에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Q. 그렇다면 기존 AI 면접 서비스와 차별된 점은 언어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도 되나.

그렇다. 우리가 AI로 자기소개서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이쪽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다. 그래서 면접 때 사용자의 대화를 더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이 점을 강점으로 우리는 AI 면접 시스템에 음성인식(STT, Speech to Text) 기술을 강화했다.

실제로 면접 자료를 갖고 텍스트로 변환해 보면 우리 기술이 구글이나 네이버보다 잘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우리 기술이 구글과 네이버보다 뛰어나서는 아니다. 우리가 HR 분야 범위에서 전문성을 쌓아오다 보니 이 범위 안에서만큼은 잘하게 된 것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경우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또 대화 내용에 상관없이 모든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HR에만 특화돼 있다. 그만큼 애매한 단어가 나오더라도 이 분야에 맞게 자동으로 교정이 된다. 쉽게 말해 HR 시장에 특화된 전문성 있는 AI 기술을 우리가 보유했다고 보면 된다.

몬스터는 얼굴인식, 음성인식뿐 아니라 대화 내용을 분석해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사진=무하유)

Q. 현재 시중에 제공되고 있는 AI 면접을 이용해봤다. 그런데 내 대화를 AI가 이해해 평가하기보다는 표정과 시선 처리를 평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몬스터는 대화 내용까지 평가 요소로 측정하는 것 같다.

우리는 AI 면접이 실제 면접 평가 요소와 같은 방향으로 가도록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우리가 전반적으로 생각하는 면접은 AI 관점으로 보면 영상, 음성, 언어 3가지다. 이를 기술적으로 보면 다 다르다.

영상은 표준 분석 위주로 눈을 깜빡이거나 다른 곳을 보거나 커닝 등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평가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세그먼트로 나눠 평가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음성은 발화자가 말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할 때 얼마나 오류가 없는지를 평가한다. 또 목소리 톤이 이상한지 아닌지를 평가하고 버벅거림 등도 평가한다.

언어는 위에서 언급했던 대화 내용을 분석하는 것이다. 우리가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발화자의 내용이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한 지, 대화에서 오류 내용은 없는지 평가한다.

이 내용은 실제 면접관들이 면접자를 평가하는 요소들이다. 면접관은 면접자의 음성, 표정, 대화 내용 등을 모두 분석해 면접자를 평가한다. 우리도 이처럼 하나의 특정 영역에 집중하지 않고 사람처럼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AI 면접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Q. 네이버 얘기가 나와서 물어보면, 최근 대기업들은 초거대 AI로 기술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과 경쟁이 될까 염려도 된다.

초거대 AI와 비교하면 당연히 게임이 안 된다. 농담처럼 얘기하면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초거대 AI와 승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전문성이다. 

AI가 알파고 등장 전 침체기에 있었던 것은 상식이 없어서였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한 내용만 알지 한 사람이 20년 동안 겪은 경험은 알지 못한다. AI가 1000권의 책을 학습한다고 한들 사람이 살면서 겪는 경험을 전부 알지 못한다. 

초거대 AI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다고 하지만 사람이 겪은 경험과 상식까진 학습할 수 없다. 우리는 좁은 분야를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험치를 갖고 있다. 프리즘, 몬스터 등 채용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이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를 갖고 있고 경험치도 갖고 있다. 이러한 전문화된 AI로 특화된 시장에 맞는 AI 모델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신동호 무하유 대표는 "특화된 시장에 맞는 AI모델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미정 기자)
신동호 무하유 대표는 "특화된 시장에 맞는 AI모델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미정 기자)

Q. HR 분야에 전문화된 AI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AI는 예전부터 전문성을 강조해왔다. 사람이 가진 전문성을 AI로 구현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이 많이 이뤄졌다.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의 전문성과 지식을 규칙으로 만들어 컴퓨터에 옮겨 구현하는 방식이 과거부터 꾸준히 개발돼왔다. AI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우리도 자기소개서를 분석하거나 면접에서 측정하는 부분을 추출해 이것을 하나하나 AI로 구현하는 방식을 개발해 왔고 지금도 개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자동화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HR 분야를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여기에 전문화된 AI라고 본다. 질문에 답을 하자면 HR 분야에 전문화된 AI는 HR 시장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 AI 면접 서비스인 몬스터를 도입한 기업은 많은가.

몬스터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고객사에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고객사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우리 서비스를 도입한 고객사도 있고 도입하는 횟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몬스터 전에 출시한 AI 기반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인 '프리즘'의 경우 280개 정도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프리즘 고객사에 몬스터를 알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프리즘이 고객사로부터 기술력과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이쪽으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Q. AI 면접이 진행한 결과를 응시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I에 화두가 되고 있는 설명가능성(XAI)에 대한 얘기다. AI가 내린 결과를 설명할 수 있냐는 것은 철학적인 내용과 과학적인 내용이 복합돼 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철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를 모두 만족시켜야 설명할 수 있는 AI가 완성될 것이라고 본다. 

우선 업계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면 아직 AI 면접이 고객의 눈높이를 넘을 만큼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아직 초입 단계고 기술적인 한계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도 설명 가능한 AI를 주제로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이에 우리가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모델은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고객사에 사용자가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대화 내용 중 문제는 무엇이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체크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이보다 더 복잡한 내용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몬스터가 제공하는 면접 평가 결과 샘플 양식.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려준다. (사진=무하유)
몬스터가 제공하는 면접 평가 결과 샘플 양식.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려준다. (사진=무하유)

Q. 현재 무하유는 AI 기반 표절검사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하는 '카피킬러'는 2011년에 개발했는데 이때도 AI를 하고 있었던 것인가.

사실 25년 전 대학원을 다닐 때부터 AI를 전공하고 계속 이 분야를 연구해왔다. AI는 알다시피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언급돼왔던 기술이지만 그동안 여러 문제로 빙하기에 있었다. 당시만 해도 AI를 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16년 딥러닝 기반 알파고가 이슈가 되면서 AI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부터 AI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무하유는 알파고 등장 전부터 머신러닝 기반 연구를 이어왔고 그래서 출시한 것이 카피킬러다. 기술을 계속 공급하고 있었지만 AI로 이슈가 된 것이 2016년부터인 것 같다. 딥러닝이 등장하면서 AI 기술과 모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무하유는 그 이전부터 AI를 개발해왔고 지금도 계속 개발을 하고 있다. 이를 다시 생각하면 무하유는 과거 AI와 최신 AI를 모두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무하유는 '대화형 면접'이라는 확실한 방향을 갖고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멀티모달을 AI 면접에 도입하는 연구다. (사진=김미정 기자)
무하유는 '대화형 면접'이라는 확실한 방향을 갖고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멀티모달을 AI 면접에 도입하는 연구다. (사진=김미정 기자)

Q. 얘기를 종합해보면 무하유는 AI 원천기술부터 최신 기술까지 모두 잘한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기술력이 AI 면접 시장에서도 큰 강점으로 될 것 같은데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리는 AI 면접에서는 후발 주자다. 시장에 늦게 진입한 입장에서는 기존 모델을 뒤집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판타스틱한 기술을 보여주긴 어렵지만, '대화형 면접'이라는 확실한 방향을 갖고 R&D를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 중 하나는 멀티모달을 AI 면접에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AI 면접은 음성, 영상, 대화로 분류돼 있다. 기술을 각각 나눠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따로 두지 않고 함께 측정할 수 있는 멀티모달 형식의 면접 평가가 진행되는 모델을 보여주고자 한다.

멀티모달은 말 그대로 음성, 영상, 이미지, 생체신호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받아들이고 사고하는 AI 모델이다. AI 면접을 멀티모달로 구현하면 정말 사람이 면접을 보는 것과 같은 완전한 AI 면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기술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관련기사]무하유, 서울형 뉴딜 일자리 참여자에 AI 취업 솔루션 지원

[관련기사]진화하는 AI 면접 "이젠 AI가 지원자와 소통하며 역량 체크한다"

키워드 관련기사
  • [AI 주간브리핑] AI 진화는 계속된다...그것도 빠르게
  • AI로 자기소개서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운 문서가 표절 의심"
  • "진로 찾아드려요"...제네시스랩, 무료 AI 역량진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