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학회서 국내 성과 이어져
네이버 클로바·LG AI연구원, 역대급 성과 기록
한화시스템·에스아이에이, 경연대회서 1위 차지
많은 성과에도 서울대 논문표절로 '망신살' 평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얼리언스에서 열린 'CVPR 2022'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얼리언스에서 열린 'CVPR 2022'에선 국내 기업 성과가 도드라졌지만 서울대가 발표한 논문이 표절로 드러나면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셔터스톡, 편집=김동원 기자)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얼리언스에서 열린 'CVPR(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 2022'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AI) 학회인 CVPR에서 국내 기업과 대학은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챌린지에서 1위를 기록하는 위상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대가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이 표절로 드러나면서 역대급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CVPR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AI) 학회다. 'AI의 눈'이라 불릴 정도로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학회로 꼽힌다. 이번 CVPR 2022에서 국내 기업과 대학은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네이버 클로바는 이번 학회에서 역대급 성적을 냈다. 구두 논문 1편을 포함해, 정규 논문 14개, 워크셥 논문 3개 등 총 17개 논문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단일조직이 CVPR에서 두 자릿수 논문을 발표한 건 네이버 클로바가 처음이다.

네이버 클로바 외에도 네이버 웹툰, 네이버랩스유럽 등에서도 이번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버가 CVPR에서 발표한 논문을 총 합치면 22개다. 

LG AI연구원도 이번 학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정규 논문 6편과 워크숍 논문 1편을 발표했다. 이중 2편은 구두 발표(Oral Session)에 선정됐다. 구두 발표 기회는 학회에 제출된 논문 중 4% 이내에 해당하는 최상위 평가를 받은 연구에만 부여된다. 

LG AI연구원 측은 "이번 CVPR 2022에서는 LG AI연구원의 초거대 멀티모달 AI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과 관련한 단독 연구 논문(L-Verse: Bidirectional Generation Between Image and Text)이 구두로 발표됐다"며 "학계 중심의 산학 협력 논문들이 주류인 AI 학회에서 개별 기업이 단독 연구 논문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CVPR 2022에서 열린 경연대회에서 국내 기업이 1등을 기록하는 사례도 쏟아졌다. 한화시스템은 AI 업스케일링(화질 개선) 분야 경연대회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은 자사의 AI 브랜드 '하이큐브(HAIQV)'의 영상복원 솔루션으로 CVPR 2022서 열린 '열화상 이미지의 초고해상도 기술 경연대회(Thermal Image Super Resolution Challenge)'에 참가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독자개발한 AI 업스케일링 조도개선 예시.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독자개발한 AI 업스케일링 조도개선 예시.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독자개발한 AI 업스케일링 기술로 저해상도 열화상 이미지를 4배의 고해상도로 변환해냈다. 여기에 더해 AI 모델을 융합해 품질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고 화질 개선 적용 속도를 높여 최고점을 받았다. 

인간의 시각 지능을 모방하는 '합성곱 신경망(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과 구글이 개발하고 오픈소스화한 '트랜스포머 신경망(Transformer Network)'의 AI 모델을 융합해 저화질 영상에서 피사체의 최대 특징을 추출해 원본 영상의 왜곡없이 고화질로 복원해냈다.

김유신 한화시스템 미래혁신센터장은 "한화시스템의 머신러닝과 시각화에 최적화된 AI 기술은 제조·방산·금융·의료·교통·스마트시티·스마트팜 등 산업 전반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쎄트렉아이 자회사인 에스아이에이(SIA)도 CVPR에서 열린 BMTT(Benchmarking Multi-Target Tracking) 챌린지와 MOT(Multi-Object Tracking) 트랙에서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 AI 분야에서는 가상 데이터만을 활용한 모델 성능 결과를 실제 데이터 기반 모델의 성능만큼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상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만큼 결괏값을 도출한다면 데이터 부족 문제를 극복해 딥러닝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트렌드를 반영해 이번 BMTT 챌린지에서는 가상 데이터를 활용한 성능 평가를 시행했다. 보행자들이 촬영된 비디오 데이터에서 3D 렌더링, 게임 등의 가상 데이터를 활용해 보행자들을 추적하는 성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하는 주제로 챌린지가 진행됐다.

에스아이에이 연구소가 CVPR(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인식 학술대회) 2022에서 개최된 챌린지에서 중국팀을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CVPR에서 발표 중인 류정원 연구원이 모습. (사진=에스아이에이)
에스아이에이 연구소가 CVPR(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인식 학술대회) 2022에서 개최된 챌린지에서 중국팀을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CVPR에서 발표 중인 류정원 연구원이 모습. (사진=에스아이에이)

SIA 연구소는 이번 챌린지에서 가상 데이터의 다양한 객체 정보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해 데이터 증강 방법론을 활용했다. 가상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병합·혼합해 객체 탐지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델을 반복적으로 설계했다. 그 결과 가상 데이터만 학습한 모델 성능 값이 실제 데이터로만 학습시킨 모델 성능 수치와 근접한 결과를 도출하며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류정원 SIA 연구원은 "가상 데이터만으로도 실제 데이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학습 방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연구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나아가 현실과 가상의 괴리를 줄이는 연구를 통해 특히 데이터 확보에 많은 제약이 있는 실제 위성 영상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성과가 도드라졌지만, 'AI 강국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사건도 터졌다. 국내 대표 대학인 서울대가 CVPR 2022에서 발표한 논문이 표절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 24일 'E2V-SDE(Parody)'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지도하는 AI 연구팀은 CVPR 2022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발표한 논문(신경망 확률미분방정식을 통해 비동기 이벤트를 빠르게 연속적인 비디오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기법)이 기존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제출한 저자들은 논문표절 사실을 확인 후 학술대회 주최 측에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서울대는 27일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 24일 유튜브 동영상과 25일 언론보도를 통해 AI 관련 학술대회 발표 논문에 대한 연구부정 의혹을 파악했다"며 "서울대 총장은 즉시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에 특별조사를 요청했고 연진위는 연구진실성위반행위 여부에 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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