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 게임’하다 숨진 8살 여아 부모 틱톡 고소
‘환각 효과 내는 약 먹기’ 하다 15세 소녀 사망
‘우유 상자 쌓아놓고 오르기’ 하다 부상자 속출
희생자 부모들 “틱톡 측이 위험성 알면서 방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기절 게임(blackout challenge)’은 기절할 때까지 자신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게임이다. 이 위험한 ‘챌린지’는 MZ세대가 즐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TikTok)에서 한 때 유행했다. 

지난해 7월 15일 미국 텍사스주 템플시의 '라라니 에리카 월튼'이라는 8살 난 여아가 숨졌다. 경찰은 “틱톡의 ‘기절 게임’을 시도한 결과“라고 밝혔다. 라라니는 앞서 8살 생일을 맞은 4월에 전화기를 갖게 됐고 ”곧 틱톡 비디오 보는데 푹 빠졌다“고 부모들은 전했다. 라라니는 노래하고 춤추는 자신의 동영상을 틱톡에 종종 올렸고 ”틱톡 유명 인사“가 되길 바랐다.

7월에 그녀의 부모는 아이의 목에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라라니는 사고였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 아이는 기절 게임을 계속했고 사고 몇 주일 전 관련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기도 했다.     

사고 당일 라라니는 가족들과 여행을 하면서 기절 게임이 포함된 동영상들을 봤다. 아이는 ”자신이 기절 게임을 하는 동영상을 올리면 유명해질 것이라고 믿고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라라니는 8살이어서 틱톡이 부추기는 일의 위험성을 이해하거나 잘 알지 못했다“고 가족들은 말한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시의 '아리아니 제일린 아로요'는 7살 때 전화기를 갖게 됐고 틱톡을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했다. 틱톡의 춤추는 동영상들에 점점 빠져들었고 결국 이 앱에 ”중독“됐다. 지난해 1월 아리아니의 가족은 틱톡의 어린 이용자가 기절 게임을 했다가 숨진 사고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당시 아리아니는 이 게임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2월 26일 아리아니의 다섯 살배기 동생이 누나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결국 9살 난 아리아니는 숨졌다. ”틱톡은 의심의 여지 없이 기절 게임이 유행한 것과 알고리즘이 특히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이 게임을 추천한 것을 알고 있었다“고 희생자 가족들은 주장한다.

이들 두 아이의 가족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 법원에 틱톡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우유상자 챌린지 모습(출처=유튜브 캡처)
우유상자 챌린지 모습(출처=유튜브 캡처)

틱톡에 대한 고발장에는 알고리즘이 어린 이용자에게 해로운 콘텐츠를 추천하고, 볼 수 있게 하며 앱의 중독적 본질을 부모나 보호자에게 경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틱톡 측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틱톡에서 유행한 ‘우유 상자 챌린지(milk crate challenge)‘도 위험한 게임이다. 우유병을 담는 플라스틱 상자를 쌓아 두고 꼭대기로 올라가는 게임으로, 상자가 무너지면서 사람이 떨어져 다치는 일이 빈번했다. 의사들이 어깨 탈골과 십자인대(ACL) 파열, 척추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처럼 유명 인사들이 좋은 일에 힘을 보태자며 얼음이 가득한 양동이를 뒤집어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이른바 ‘챌린지’가 SNS 활성화에 따라 새로 등장한 대중문화가 됐다. 그러나 ‘챌린지’로 이름 붙은 게임이 늘 재밌지는 않다.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베나드릴 챌린지(Benadryl challenge)‘라는 틱톡의 또 다른 유행 게임이 있다. 환각 효과를 얻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다량으로 먹는 게임이다. 2020년 15살 소녀가 이 게임을 하다 숨졌다. ’스컬 브레이커(skull breaker)‘라는 챌린지도 있었다. 이는 한 사람의 종아리를 두 사람이 옆에서 동시에 걷어차 넘어지게 하는 것이었다. 2020년에 미국에서 이 ’챌린지‘로 한 소년이 넘어지면서 뇌 손상을 입어 다리를 걷어찬 두 명이 폭행죄로 기소됐다.

소셜 미디어 중독과 남용으로 해를 입은 아이들의 부모들은 틱톡의 ”위험한 알고리즘이 의도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아이들의 계정에 챌린지 영상들을 올리면서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이 챌린지에 참여하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이들 부모의 소송을 맡은 ’소셜미디어 희생자 법 센터(Social Media Victims Law Center, SMVLC)‘의 매튜 버그만(Matthew P Bergman) 변호사는 ”틱톡은 두 소녀에게 죽음의 콘텐츠를 보낸데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틱톡은 위험하고 이용자가 죽음을 맞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아는 콘텐츠를 보내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생산물(알고리즘)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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