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행동 관찰로 로봇 학습하는 기술 개발
인공지능 적용 가정용 로봇 속속 개발
집안일에서 해방될 수 있는 날 다가와

(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로봇이 집안일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29일 인공지능(AI) 등의 기술 발달로 로봇이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네기멜론대 연구팀은 최근 로봇이 사람들이 동일한 작업을 먼저 수행하는 것을 관찰하도록 하면서 새로운 작업을 학습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직접적인 지시 없이 캐비닛을 열고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을 알아냈고, 결국 유투브 영상을 보면서 잡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로봇이 집안 곳곳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는 동반자가 될 수 있는 미래의 일면을 보여준다.

수년 동안 기술 회사들은 로봇이 식탁을 청소하고 바닥을 닦는 미래를 앞당겨 왔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은 지난 5월 요리를 살펴보고 소파 밑을 청소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집 주변을 돌며 더러운 수건을 집고 와인을 따를 수 있는 로봇 집사를 가지게 될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스마트 스피커와 반자동 가전 외에 가정용 로봇은 아직 일반 가정에서 흔하지 않다. 이러한 장치의 미래와 궁극적으로 가정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는 향후 몇 년 내에 구체화될 전망이다.

디팍 파택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일반적인 것을 학습하고 적용하기 위해 로봇이 수많은 시나리오에 걸쳐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수집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따로 학습하는 과정 없이 로봇을 집에 바로 적용하고 환경 하에서 자체적으로 연습을 통해 익히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로봇 버전은 수 년 동안 점점 더 유용해지고 있다. 룸바와 같은 로봇 진공청소기는 비교적 간단한 자동로봇에서 인공지능 장치로 진화해 스마트 스피커와 컴퓨터 비전이 접목돼 청소중인 방을 살핀다. 최신 룸바 모델은 혼자서 충전기에서 이동하면서 상자 안에 쓰레기를 버리기도 한다.

아마존은 비슷한 내비게이션 기술을 적용해 아마존 아스트로(Astro)라는 보안 로봇을 제작했다. 이 로봇은 영화에 등장했던 월-E(Wall-E)와 비슷하고, 주인이 집에 없을 때에도 주변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찍을 수 있다. 또 가족을 인식할 수 있고 주인을 따라다니면서 개인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진 : 셔터스톡)
(사진 : 셔터스톡)

AI의 발전으로 쌓인 눈 청소, 고양이 쓰레기 비우기, 수영장 청소 등 보다 전문화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로봇도 더욱 발전했다. 또 친구 역할을 하거나 알림을 설정하고 로봇 사용자의 일정을 예측하도록 설계된 소셜 로봇도 있다. 이는 노인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뉴욕주는 최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엘리Q(ElliQ)라는 이름의 장치 800대를 고령의 거주자들에게 배포할 계획을 갖고 있다. ElliQ 로봇 1대의 가격은 250달러(약 32만원)이고, 매월 로봇 컨텐츠 구독료가 30달러(약 4만원)다.

이러한 로봇 대부분은 설계된 것 이상의 성능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장치 하나에 수백 또는 수천 달러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수 있다. 카네기멜론 연구원들은 ‘자연적 사람모방 로봇학습(Wild Human Imitating Robot Learning, WHIRL)’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모든 로봇에 설치할 수 있고 특정 장치의 물리적 성능에 따라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로봇은 집안에서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핀 후 갖춰진 기계적인 도구를 사용해 같은 일을 하는 방법을 스스로 학습한다. 파택 교수는 “모든 작업이 고유한 가운데 사람이라면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다”며 “로봇이 아직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반대로 하나의 환경에서 한 가지 작업만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AI 기반 로봇 기술의 가장 촉망받는 발전이 아직 시장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구입할 수 있는 대부분의 로봇은 여전히 기본적인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아마존 ASTRO 로봇은 평평한 곳에서 이동할 수 있지만 계단을 오를 수 없고, 일부 내비게이션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정용 로봇도 마찬가지로 잡일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을 잡는 데 필요한 솜씨가 부족하다. 또 로봇이 청소는 커녕 더 어질러 놓을 수도 있다. 아이로봇(iRobot)은 룸바 진공청소 로봇이 바닥에 있는 배설물을 감지하지 못해 뭉개고 다니면서 온 집안을 더럽혔다고 사용자가 불만을 터뜨리자 룸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했다.

스마트 홈 기술로 가정용 로봇은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됐다. 애플, 아마존, 삼성 및 구글은 이미 여러 회사에서 만든 스마트 홈 장치를 위한 공통 플랫폼인 Matter와 관련해 협업에 나서고 있다. 기술을 통해 전체적으로 보안 카메라 모니터링, 온도 조절기 조정, 조명 점등이 가능한 다양한 장치를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실 집 전체가 자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로봇 집사의 목표와 같다.

iRobot CTO 크리스 존스는 “바닥 청소, 세탁물 개기, 접시 설거지 등 하나의 매우 복잡한 로봇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장밋빛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며 “대안으로 집안에 있는 많은 장치를 하나로 묶는 일종의 주변 지능, 기본적으로 하나의 대형 분산 로봇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많은 장치들이 그렇게 정교하지 않고 실제로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발명품과 같기에 가정용 로봇이 어떻게 이 구상에 들어맞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스콧 미드슨 맨체스터대 인문학과 교수는 “가정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구글 및 알렉사와 같은 장치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로봇을 위한 문이 넓어졌다. 하지만 로봇은 여전히 특정한 물리적 요소에서 비틀거리고 있다”며 “사람과 대화하고 특이한 점 및 행동을 배우면서 이러한 성공을 거뒀지만, 대부분의 경우 로봇이 주변에서 학습해야 할 것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결국 스마트 홈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현실이 된다면 스마트 홈 기술로 통제되는 가정용 로봇은 모든 종류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키워드 관련기사
  • 범용 인공지능(AGI)이 인간 소유 거부하고 작업 대가 요구한다면?
  • “로봇이 뿔났다”…체스 경기 도중 어린아이 손가락 부러뜨려
  • “로봇 앞에선 찬물도 못 마신다?”…사람을 보고 배우는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