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가젯, "슈퍼 헤비 부스터 테스트 성공적으로 수행"
수차례 반복 시도...7월에 같은 테스트 땐 엔진 폭발
재사용 가능한 초대형 부스터는 우주시대 여는 열쇠

스페이스X(SpaceX)가 10일 배포한 Booster7의  테스트 현장 모습(사진=SpaceX)
스페이스X(SpaceX)가 10일 배포한 Booster7의 테스트 현장 모습(사진=SpaceX)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SpaceX)가 대형 우주선 부스터에 수초간 점화 시킨 것만으로도 해외 언론에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이 점화 테스트가 주목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사람을 태운 우주선이 다른 행성에서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IT전문 매체 엔가젯(Engadget)은 이날 테스트한 장치에 슈퍼 헤비 부스터(Super Heavy booster)라는 직관적이지만 다소 장난스러운 표현을 붙였다. 스페이스X가 붙인 이 부스터의 이름은 부스터7(Booster7)이다.

기존의 우주선은 지상에서 로켓을 띄워서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는 데 필요한 1차 추진체와 대기권을 뚫고 나가 안정 궤도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2차, 3차 추진체가 필요했다. 이는 궤도진입 과정에서 모두 분리되어 바다에 떨어지거나 우주 쓰레기로 남게 된다. 

기존의 우주선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기존의 우주선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현재까지 사람이 밟은 외계의 땅은 달 표면이 유일하다. 이와 같이 사람의 탐사가 가능하려면 궤도선 외에 탐사선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탐사선에 들어가는 소형 추진체도 필요하다. 달에는 대기가 없고 중력의 힘이 낮기 때문에 탐사선을 달표면에서 약간 띄워 달의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선 본체와 도킹할 수 있는 정도의 추진체만 있으면 사람이 지구로 되돌아오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우주 왕복선이라고 불리는 비행기 모양의 우주선은 우주에서 유영하는 것을 대비한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의 비행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이 우주왕복선은 끝까지 우주를 유영하는 본체에 매달려 있다가 돌아올 때 본체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대기권을 통과한다. 따라서 기존의 추진체는 모두 1회용이었다.

스페이스X의 로켓이 다시 돌아와 목표지점에 안착하고 있다.(사진=SpaceX공식 유튜브 채널)
스페이스X의 로켓이 다시 돌아와 목표지점에 안착하고 있다.(사진=SpaceX공식 유튜브 채널)

그러나 2018년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것은 쏘았던 로켓이 다시 돌아와 정해진 지점에 안착하는 광경이다. 당시 이 장면은 사람들에게 합성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것이 다회용 로켓의 시초인데 스페이스X는 다회용 로켓이 우주탐사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놀라운 광경의 이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은 그 로켓이 대기권을 통과하지 않았고, 단지 뜨고 내려 앉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사실 이론적으로는 그 기술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은 언제나처럼 머스크의 잘 계획된 모금 수단이 됐다.

사실 진짜 어려운 것은 그 다음이다. 스페이스X의 목표는 단지 다른 행성에 사람을 보내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지구처럼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이주 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을 지구 외의 행성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 하는데, 스페이스X의 첫번째 목표는 화성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 테라포밍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화성 테라포밍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하지만 이를 위해선 다수의 사람과 무거운 건축자재를 싣고 대기권을 통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짧으면 3개월, 길면 8개월의 시간동안 안에 있는 사람들이 영양소를 공급받고 뼈가 10년이나 빠르게 늙어버리는 일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 게다가 이들이 그 화성에 도착해 짐을 내릴 수 있도록 화성 표면에 내려 앉았다가 화성의 대기와 중력을 이겨내며 떠서 다시 수개월간의 여행 끝에 지구로 돌아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생명 유지와 관련된 몇가지 부분은 동면 기능 활성화와 같은 생명공학의 힘을 빌어 해결한다 치더라도, 우선 몇 번이든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엄청난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초대형 슈퍼 부스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날 Booster7과 함께 테스트한 스페이스X의 또다른 대형 우주선 Starship24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이날 Booster7과 함께 테스트한 스페이스X의 또다른 대형 우주선 Starship24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지난 10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의 테스트가 성공했다는 소식은 그 수많은 과정 중에 첫 단계인 재사용이 가능한 초대형 슈퍼 부스터의 일부 엔진이 다른 엔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점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이 부스터는 총 33개의 랩터(Raptor) 버전 2 엔진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단일 부스터가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같은 시도를 수차례 했고, 7월에는 다른 엔진에 불이 옮겨 붙어 폭발사고를 일으켰다. 엔가젯에 따르면 머스크는 “더 이상 한 번에 모든 33개의 엔진으로 스핀 스타트 테스트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초대형 부스터 테스트는 단지 첫 발을 내딛은 것뿐이고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이 부스터가 우주 궤도를 날았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성공한다면 그날은 새로운 우주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기록될 것이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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