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팔로어 전략 한계... 혁신적 변화 필요
사이버1, 45개 감정 유형 파악... 장미 퍼포먼스
삼성보다 얇은 폴더블에, 테슬라보다 빠른 로봇 지향

사이버1이 장미꽃을 들고 샤오미 CEO 레이 준에게 다가오고 있다.(사진=샤오미)
사이버1이 장미꽃을 들고 샤오미 CEO 레이 준에게 다가오고 있다.(사진=샤오미)

기업 혁신이라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적어도 우리나라보다 중국이 더 자유로워 보인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기술 대기업이 써온 전략은 아주 오랫동안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다. 이는 중국의 신생 기술 기업에 영향을 주었고 그들은 한국의 기술 기업을 모방하며 따라왔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샤오미(Xiaomi)였고 중국 기업들은 이제 팔로어라는 수식어를 떼내려 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11일 두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하나는 아주 얇은 폴더블 폰이고, 다른 하나는 일하는 로봇이다.

샤오미에서 배포한 Mix Fold2 관련 이미지(사진=샤오미)
샤오미에서 배포한 Mix Fold2 관련 이미지(사진=샤오미)

샤오미의 각오는 꽤나 도전적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폴더블 폰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잡고 있는 삼성의 Galaxy Z Fold 4가 출시된 지 하루 만에 자사의 Mix Fold2를 출시했다. 이 폴더블 폰은 매우 얇아서 접힌 상태에서도 11.2mm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배터리 용량이나 카메라 성능 등은 조금 희생했다. 하지만 같은 사양의 삼성폰보다 싸면서도 유사한 성능을 가지고 있고, 얇다는 점에서 팔로어 단계를 넘어선 인상을 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은 12일 기사에서 삼성의 Galaxy Z Fold4와 Filp4가 스마트폰 기술전쟁의 끝에 있다고 소개했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단계에서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하는 로봇’ 분야에서는 ‘테슬라보다 먼저’라는 수식어를 언론에서 쓰고 있다. IT전문매체 엔가젯(engadget)은 “샤오미가 테슬라를 제치고 일하는 로봇을 만든다(Xiaomi beats Tesla to building a working robot)”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사실 ‘일하는 로봇’이라는 표현은 동어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로봇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체코어 ‘robota’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노동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하는 로봇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단순히 의미로 보자면 모든 기계장치가 일하는 로봇이다.

사이버1이 레이에게 장미꽃을 전하고 있다.(사진=샤오미)
사이버1이 레이에게 장미꽃을 전하고 있다.(사진=샤오미)

엔가젯이 말하는 일하는 로봇이란 정확히 말해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사람과 아주 비슷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해야 했던 복잡한 일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고충을 듣고 그것을 기분이 나쁘지 않게 해결하는 서비스업 분야의 대체 자원이 되는 것이 일하는 로봇의 최종판이 될 것이다.

샤오미가 이날 소개한 샤오미의 사이버1(CyberOne)은 키 177cm, 무게 52kg에 메탈 브로(Metal Bro)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사이버1은 2021년 8월 사이버독(CyberDog)에 이어 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제품이다. 휴머노이드 기계는 곡면 OLED 패널 형태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3D로 세상을 보고 두 개의 마이크를 사용하여 듣고 식별할 수 있다. 

인간의 음성 표현에서 감정의 45개 유형을 판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몸체에 관절은 총 13개이며 이로 인해 자유도를 21개까지 가진다. 그러나 사이버1이 첫 소개 무대에서 보여준 것은 앞으로 왔다가 약간의 대화를 한 후 장미꽃을 건내 준 것뿐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가 삼단으로된 장애물을 가볍게 뛰어 넘고 있다.(사진=Boston Dynamics 공식 유튜브 채널)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가 삼단으로된 장애물을 가볍게 뛰어 넘고 있다.(사진=Boston Dynamics 공식 유튜브 채널)

사이버1은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에서 4년 전 소개한 아틀라스(Atlas) 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민첩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부드럽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또한 상용화할 만큼 훌륭한가라는 질문에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의 혁신적인 행보라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하다. 

한편 샤오미의 설명에 따르면 이 로봇의 가격은 600,000위안에서 700,000위안(한화 약 1억1600만원에서 1억 3570만원) 범위가 될 것이다. 엔가젯은 사이버1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이 곧 출시된다는 점을 겨냥한 논평이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관련 기사] 과연 로봇을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관련 기사] 日편의점에 'AI 로봇 알바생' 뜬다
[관련 기사] 머스크 "다음 달 말 옵티머스 로봇 보면 놀랄 것"

키워드 관련기사
  • 2022년 주목할만한 10대 AI 솔루션은?
  • "사람 지문보다 안전"...카이스트, 나노 패턴 이용한 IoT 보안 기술 개발
  • [AI 주간 브리핑] 로봇이 사람을 공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