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성·데카르트 랩 정확도와 같은 수준
"기술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11월 첫 무대

콰이스투스엑소디움 전현균 대표(왼쪽)와 박원배 이사 (사진=QED)
콰이스투스엑소디움 전현균 대표(왼쪽)와 박원배 이사 (사진=QED)

미국 농무성(USDA)은 매월 10~12일 사이에 농산물 생산량 예측 데이터를 발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식품이나 유통업체들은 생산 및 유통량을 조절하는 등 대비책을 준비한다.

USDA의 농산물 생산량 예측은 표본 밭에서 실제로 수량을 파악해 총 생산량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 농무성의 예측 정확도는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량을 예측하는 방식은 또 있다. 논이나 밭을 찍은 고해상도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 농산물의 개체수와 발육 상태 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 예측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인공위성과 AI를 결합해 농산물 생산량을 예측하는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는 미국의 데카르트 랩(Descartes Labs)이다. 데카르트 랩은 2016년부터 99%에 달하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2016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 관련 데이터 (사진=QED)
2016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 관련 데이터 (사진=QED)

이런 예측치는 농산물 선물 시장에서는 '현금'과 다름없는 정보다. 미 농무부의 발표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춤추기 전에 정확한 예측치를 얻어낸다면 거금을 만질 수도 있다.
 
그래서 데카르트 랩의 데이터는 기업에 연간 300만~1000만달러(약 42억~140억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의 독점적 세계 1위다.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국내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 콰이스투스엑소디움(QED, 대표 전현균)이 주인공이다.

QED 역시 인공위성과 AI를 결합한 방식으로 농산물 생산량을 예측한다. 공용 인공위성을 활용해 해상도 높은 농작물 생산지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AI를 활용해 사진 속 작물의 개체수를 센다. 이후 해당 작물 한 개체에서 생산되는 양을 대입해 최종 생산량을 예측한다.

이론적으로는 사용자가 요구한 시기에 정확도 100%에 가까운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다. QED는 미 농무성이 발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한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정확도가 99%에 달했다고 밝혔다. 데카르트 랩과 같은 수준이다.

QED는 작물 생산량 예측 기술에 작물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술까지 추가한다. 오는 11월 중에 개발을 마치고 첫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QED가 이런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현균 대표(30)는 서울대에서 인공위성과 AI를 접합한 기술로 석박사 과정을 밟던 전문가다. 또 박원배 이사(36)는 다년간 국제 농산물 트레이드 시장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이들이 만나 의기투합, 회사를 설립한 게 지난 5월이다.

전현균 대표와 박원배 이사(가운데)가 지난 6월8일 열린 '2022 서울대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QED)
전현균 대표와 박원배 이사(가운데)가 지난 6월8일 열린 '2022 서울대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QED)

QED의 기술력과 정확도는 말로만 하는 '자화자찬'이 아니다.

국제적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킹슬리벤처스가 회사 설립 넉달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기술력을 인정한 결과다.

전략도 확실하다. 데이터 정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데이터 공급 가격을 조정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이 마무리되고 첫 결과물을 내놓을 11월이 그 시작이다.

전 대표는 “시장에서 데이터 신뢰도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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