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AI 데이' 행사서 일런 머스크 설명...
완전자율주행차는 연말 베타 공개 희망

옵티머스가 1일 AI 데이 행사에 등장, 무대로 걸어나오며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옵티머스가 1일 AI 데이 행사에 등장, 무대로 걸어나오며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말했던 '매우 놀랄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단지 손을 움직이고 앞으로 걸어나온 것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전선과 연결장치 등 내부를 그대로 드러낸 형태였다. 외형을 갖춘 옵티머스는 걷지도 못했다.

테슬라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본사에서 진행한 'AI 데이 2022'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는 단순 동작만 가능한 프로토타입 수준이었다. 

공장에서 식물에 물을 주고, 상자를 나르거나 금속막대를 들어 올리는 등 일런 머스크가 예고했던 '멋진 기능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합성으로 보이는 비디오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그쳤다.

다만 일런 머스크가 "전기자동차 공장에서 수백만대 규모로 양산해 2만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3~5년 안에 로봇 주문을 받을 준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이 그나마 '옵티머스'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게 했다. 

옵티머스 내부에는 인간 관절을 본떠 만든 액추에이터 28개가 장착됐다.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옵티머스 내부에는 인간 관절을 본떠 만든 액추에이터 28개가 장착됐다.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당초 그는 "내년부터 자동차보다 싼 가격에 일반에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출시 예정 시기를 3~5년 늦춘 것이다. 내년 출시 가능성이 낮아 보이다는 회의론이 적중했다.

로이터를 비롯한 대다수 외신이 이날 행사장에서 보여준 '옵티머스'의 모습이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개발 기간과 가격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추후 상황을 지켜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런 머스크 자신도 "아직 해결할 부분이 많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은 뇌가 없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지만 옵티머스는 AI 기술을 적용해 인간의 명령을 듣고 판단한다"며 "5~10년 후에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도 강조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로봇으로 설계해 자동차보다 저렴한 2만달러(약 2900만원) 이하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테슬라는 옵티머스에 사람의 관절을 본떠 만든 액추에이어터 28개를 장착했으며, 각 액추에이어가 그랜드피아노를 들어올릴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와이파이와 LTE 등 통신 장치와 테슬라의 AI 칩,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AI 기술 등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AI 시스템 '도조'를 구성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테슬라의 AI 시스템 '도조'를 구성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테슬라 채널 캡처)

완전자율주행차 출시 시기도 모호해졌다.

일런 머스크는 이날 "연말까지 완전자율주행차(FSD) 베타 버전을 공개한다"고 말을 바꿨다. "연내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한 차량을 출시하겠다"던 말도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2000명이던 FSD 시범운전자가 현재 16만명으로 늘었다. 연말까지 FSD 베타 버전을 전 세계에 공개할 수 있는 '기술적'인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법적인 규제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복선을 깔았다.

대신 그는 "FSD 모델을 AI로 훈련하기 위해 1만4000개의 GPU로 구성한 '도조(Dojo)'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도입,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다"며 그간의 개발 노력을 설명했다.

또 "기존 자율운행이 단순한 도로 상황에서 차선을 바꾸는 수준이었다면, 도조는 자동차와 보행자가 뒤섞인 교차로에서 자율주행차가 좌회전이나 우회전 같은 복잡한 기동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도조'는 자율주행차만이 아니라 옵티머스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데에도 사용한 테슬라의 AI 시스템이다. 테슬라는 이를 기반으로 2024년까지 핸들과 페달이 없는 로보택시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하 기자 yhkim@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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