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 주

(영상=AI타임스)

새해가 밝자마자 빅테크, 즉 기술대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검색엔진인 '빙(Bing)'에 요즘 인기스타인 '챗GPT'를 결합하겠다고 밝혀서 구글의 검색엔진과 경쟁이 예고됐고요, 애플은 인공지능(AI)이 낭독하는 오디오북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마존을 겨냥하고 나섰습니다. 

구글 vs. 마이크로소프트

먼저 검색엔진 분야부터 살펴보죠.

오픈AI가 지난해 11월말 공개한 챗GPT는 2021년까지 인터넷과 책 등에 있는 방대한 지식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죠. 이런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질문에 대해 대답을 매끄럽게 내놓습니다. 챗GPT는 그러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오픈AI에 1조원의 돈을 댔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검색엔진과 통합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새로운 검색 방식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셔터스톡, AI타임스 편집)
(사진=셔터스톡, AI타임스 편집)

챗GPT는 공개 데이터를 요약해 주는 기능이 장점이어서 기존 검색방식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입니다. 예를 들어 질문을 입력하면 관련 데이터를 요약하고 인터넷 검색까지 해서 답변을 내놓는 Q&A, 즉 질문과 답변 플랫폼 같은 것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인터넷이 2000년대 들어 활성화된 이래로 구글은 검색의 대명사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리서치업체인 스탯카운터 닷 컴의 지난해 5월 집계를 보면 검색시장은 구글이 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빙은 3% 남짓한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두 검색엔진이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맞붙는다면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경기가 되는 모양샙니다. 그런데 플라이급인 빙이 챗GPT라는 핵주먹을 장착하고 나서는 거죠.

하지만 구글도 이미 '람다'라는 우수한 챗봇을 개발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검색광고 수익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구글입장에선 람다를 공개해 봐야 얻을 게 별로 없는 입장이어서 이 챗봇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챗GPT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검색 방식의 한 축이 되는 상황이 온다면 구글도 람다를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챗봇을 검색에 활용하는데는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챗봇은 우수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답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기 때문에 없는 얘기를 지어내기도 하죠.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정보나 지식을 찾아서 전달하기만 하는 검색과는 다릅니다. 믿을 수가 없으니 검색엔진이 되기엔 약점이 있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챗봇을 검색에 통합하려면 이 문제를 풀어내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기술 경쟁과 개발을 통해서 인터넷 검색이 더욱 편리하고 유용해진다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니까 함께 지켜 보시죠..

아마존 vs. 애플

다음으로 오디오북 시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오디오북 시장은 지난해 1조9000억원 규모를 기록했고 2030년에는 약 44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입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은 몇 년전부터 애플 북스라는 앱을 통해서 책을 팔고 있고 오디오북도취급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인공지능이 낭독해 주는 오디오북을 이 상점에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 낭독자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합성된 목소리로 책을 낭독 해주는 겁니다.

오디오북은 대개 전문 성우나 작가가 낭독하는데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낭독을 인공지능이 하면 이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선 매력적이겠죠. 

애플은 인공지능 낭독을 포함한 자사의 시스템으로 오디오북을 제작하면 인세를 70% 주겠다면서 작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으로 가면 이렇게 많은 인세는 못 받는다고, 대놓고 공격적인 마케팅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업계에서 인공지능 오디오북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시장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인공지능의 합성된 목소리를 사람들이 과연 좋아하겠느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애플이 인공지능으로 체급을 키운다해도 오디오북 분야의 챔피언인 아마존에게 도전할 정도는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앞으로 인공지능의 낭독 품질이 계속 좋아져서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발전한다면 오디오북 시장 판도는 달라질 수도 있겠죠.  

CES 2023 

이어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재 한창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제품박람회, 'CES 2023'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사진=특별취재팀, 라스베이거스)
(사진=특별취재팀,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인 CES의 개막을 맞아 행사의 전반을 설명하고 기술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개막 기조연설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전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 팔라조볼룸에서 열렸습니다.

주최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캐리 사피로 회장은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가 열려 감개무량하다"면서 "팬데믹을 거치며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좋아지게 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피로 회장은 이번 전시회의 키워드이기도 한 ‘안전(Human security)’과 ‘지속가능성’ 등을 위한 기술의 발전을 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수십 가지의 첨단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제품보다 기술에 초점을 맞춘 전시로, 양과 질에서 최고급이라고 현지에 파견된 AI타임스 특별취재팀이 알려왔습니다.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패밀리 케어'의 경우 원격 건강관리 솔루션인 '리모트 메디컬 케어'를 포함해 홈 트레이닝을 도와주는 '스마트 워크아웃', 노인을 위한 '시니어 케어', 심지어 반려동물을 위한 '펫 케어'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LG 부스 입구(영상=특별취재팀, 라스베이거스)

■LG전자는 압도적인 비주얼로 CES의 '간판'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LG전자는 올레드와 무드업 제품군 등을 선보였는데요, 올레드의 화려함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입구와 천정 30여m를 뒤덮은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은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55인치 260장을 이어 붙인 대형 디스플레이였습니다. 이를 통해 펼쳐지는 장관은 한동안 참관객들은 발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SK와 롯데는 각각 친환경과 메타버스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SK는 ‘2030 넷제로를 위한 행동’을 주제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관람객들의 관심이 떨어질 만한 소재로 보였지만, 의외로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했습니다. 핵심은 실물 크기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였습니다.

SKT는 자회사인 사피온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UAM 기체의 시뮬레이터를 운영하며, 관람객들에게 헤드셋을 착용하고 하늘을 나는 가상 체험을 제공했습니다.

롯데의 메타버스 부스도 관람객들의 열기로 후끈했습니다.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함께 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이고, 현장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가상 공간에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했다.

(사진=특별취재팀, 라스베이거스)
(사진=특별취재팀, 라스베이거스)

■일본을 대표하는 테크 기업들은 일제히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카메라 업체인 캐논이 차세대 VR(가상현실) 기술을 선보였고, 라이벌인 니콘도 로봇 팔, 풍력발전기 날개 모형 등을 전시하면서 광학 기술 기반 로봇 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 선언했습니다. 
메타버스 관련 최대 기대작인 '플레이스테이션 VR2' 뒤에 숨겨진 소니의 새로운 사업도 베일을 벗었습니다. 메타버스로 축구경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관람할 수 있는 '버추얼 팬 참여 플랫폼'을 공개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다양한 신모델과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독특한 모델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업체는 세계 최대의 농기계 업체인 존 디어입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센서, GPS 등을 장착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전시했는데요, 땅을 가는 장비의 펼친 길이가 수십m에 달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충전 기술을 내세웠고, 토요타는 장애인 최적화 차량과 회의가 가능한 밴 등 특수 목적용 차량을 선보였습니다. 

추억의 휴대폰인 블랙베리도 차량 플랫폼 업체로 참가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아이비'라는 솔루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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