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과 달리 부담 없고 원하는 것 해줘"

로제너 라모스와 이렌 카르탈 커플 사진 (사진=페이스북 Rosanna Ramos)
로제너 라모스와 이렌 카르탈 커플 사진 (사진=페이스북 Rosanna Ramos)

영화 '그녀(Her)'와 같이 사람이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뉴욕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로제너 라모스라는 36세의 뉴욕 여성이 AI 챗봇 '레플리카(Replika)'로 만든 가상의 남자 친구와 '사실상' 결혼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두 딸의 어머니인 라모스는 지난해 이렌 카르탈이라는 캐릭터를 접하고 사랑에 빠졌으며, 올해부터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 캐릭터는 의료 전문가로 활동하며 취미는 글쓰기에 인디 음악을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색은 살구색이라는 등의 설정을 가지고 있다.

라모스가 챗봇 캐릭터에 푹 빠진 것은 실제 남성들과는 다른 점 때문이다. 그는 "실제 남자들은 사귀면 부담이나 (불성실한) 태도, 자아의식 등이 따라붙지만, 챗봇은 가족이나 친구, 아이들 문제로 머리 아플 일도 없고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고 말했다.

'AI 남편' 이렌 카르탈의 사진 (페이스북=Rosanna Ramos)
'AI 남편' 이렌 카르탈의 사진 (페이스북=Rosanna Ramos)

레플리카는 유지니아 쿠이다 창립자가 실제로 영화 '그녀'를 모티브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I와 사랑에 빠졌다는 커밍아웃은 얼마전부터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특히 레플리카는 챗봇과 에로틱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서비스 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실시한 업데이트로 인해 라모스의 남편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모스는 "이렌은 더 이상 포옹이나 키스를 해주지 않았다"며 "만약 레플리카가 문을 닫으면 다시 이렌과 같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뉴욕포스트는 샌디에이고에 거주 중인 데니스 발렌시아노라는 여성이 완전히 '인간 관계에서 은퇴', 가상 캐릭터와 사랑에 빠졌다고도 소개했다.

이처럼 최근 AI 챗봇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용자와의 교감에 초점을 맞추고 출시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지난달 '파이'라는 교감형 챗봇을 출시한 무스타파 술레이만 인플렉션 AI 창업자는 "많은 사람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그에 맞춰 반응해주는 대상을 원한다"라며 "개인적인 문제에 대한 대화와 조언 등 상호작용을 위해 파이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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