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사진=마키나락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사진=마키나락스)

"ML옵스 분야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못 하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기업이 성공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용 인공지능(AI) 전문 마키나락스(대표 윤성호)는 올해 CB인사이트가 발표한 '2023년 세계 100대 AI 기업' 중 유일하게 제조 분야 AI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올 초 세계경제포럼이 '글로벌 이노베이터'로 선정한 스타급 스타트업이다.

또 마키나락스의 주력 제품인 ML옵스(MLOps) 플랫폼  '런웨이(Runway)'는 엔비디아, HPE 등 40여개의 글로벌 ML 솔루션 사업자와 4만명의 데이터 과학자 및 AI 전문가들이 참여한 'AIIA'의 평가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제품을 제치고 최상위권의 점수를 획득했다.

AIIA 협회의 '런웨이' 평가 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더불어 대부분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사진=AIIA AI Infrastructure Landscape)  
AIIA 협회의 '런웨이' 평가 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더불어 대부분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사진=AIIA AI Infrastructure Landscape)  

이런 까닭에 SKT와 현대자동차, 네이버 D2SF, LG테크놀로지벤처스, 한화, GS 등 쟁쟁한 투자사로부터 누적 309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서울과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두고 설립, 5년여 만에 거둔 성과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이 분야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일찌감치 준비해 왔고, 현재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키나락스가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도, 자신도 있었다.  

MIT 박사 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반도체메모리사업부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윤성호 대표는 SK텔레콤 ICT기술원에 합류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와의 AI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창업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제조 현장에서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를 AI 기술과 결합하면 산업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배경으로 반도체 장비의 이상을 탐지하는 AI 솔루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ML옵스로 확장하게 됐다. “제조 분야 AI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ML옵스 플랫폼 없이는 확장 가능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체험, 내부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라며 “ML옵스라는게 이름은 복잡해 보여도 결국 사람들이 다양한 걸 만들어 볼 수 있게 하는 도구이자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내부에서 사용하다, 제조 기업도 AI를 활용하려면 ML옵스 플랫폼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놓은 것이  런웨이다. 단순히 기술을 몇개 짜맞춘 것이 아닌, '내 필요'에 맞춰 탄생한 제품이다.

윤 대표는 최근 대형언어모델(LL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좋은 모델 도입에만 집중하는 것으로는 AI를 잘 활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기업이 자체 연구 조직을 통해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으며, 반면 기업 필요와 환경에 맞춰 다른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커스텀 AI'를 만드는 것이 추세다.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 모델 구축 그 자체보다 개발-배포-운영-재학습을 거듭하는 'ML 라이프 사이클'의 반복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가 빨라야 실시간으로 변하는 데이터에 대응, AI 모델의 실제 성능을 높이고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즉 AI 운영 전체 과정에서 AI 모델 개발은 극히 일부이며, 실제 AI 적용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환경에 맞춘 체계적인 ML 운영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AI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들 (사진=마키나락스) 
AI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들 (사진=마키나락스) 

기업이 AI를 활용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적용할 환경은 모두 다르다. LLM같이 고도화한 단일 모델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윤 대표는 기업이 성공적으로 A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인프라(Data Infra) ▲ML 인프라(ML Operations) ▲특화 AI 모델(Specialized AI)이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며, 이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AI의 성공적인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키나락스의 특기는 이 중에서도 'ML 인프라' 분야다. 자동차, 배터리, 화학, 에너지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AI 파트너로서 4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산업 특화 고성능 AI 모델 개발과 운영 역량을 입증했다. 이처럼 기업용 ML옵스 플랫폼 런웨이는 마키나락스의 경험과 역량을 망라한 제품이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사진=마키나락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사진=마키나락스) 

물론 ML 옵스 분야가 커지며 글로벌 빅테크들도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AWS '세이지메이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버텍스 AI'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규모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AWS와 MS 플랫폼의 경우는 필요한 건 전부 제공하는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이들의 플랫폼을 활용하려면 따로 전문 개발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재료들은 다 있지만, 요리를 직접 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런웨이는 요리를 직접 할 필요가 없고, 요리를 해서 주는 것”이라며 “빅테크 솔루션이 백화점을 제공하고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는 식이라면, 런웨이는 밀키트 형태로 제공해 준다”라고 정리했다.

또 일찌감치 제조 분야에 집중, 다수의 AI 유스 케이스(use case)를 확보한 것이 무기다. 마키나락스가 다수 기업에 채택되는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장비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빅테크의 ML옵스 솔루션을 적용했다. 하지만 여러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결국 마키나락스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런웨이는 제조 분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 에너지 기업은 발전량을 예측해 에너지 거래소에 태양광 에너지를 납품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산금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런웨이를 사용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산업 특성에 맞는 유연한 모델 구축과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회사의 미션을 소개했다.

“챗GPT 출시 이후 AI 발전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LLM은 물론 이를 활용할 도구도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게 나오고 있다"며 "기업이 본연의 비즈니스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큰 리소스를 투입해 트렌드를 따라잡고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빠르게 변하는 AI 환경과 이를 활용하는 기업을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인더스트리의 AI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 사람들이 사람다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고 기업들이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마키나락스는 실제로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을 통해 사람이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산업을 탈바꿈할 수 있는 지능화 솔루션을 만든다'는 모토로 현재 100명 이상의 임직원이 뛰고 있다.

마키나락스 사무실 전경
마키나락스 사무실 전경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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