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룸 총장·타르코마 학장 "우수 유학생 유치 희망"

사리 린드블룸 헬싱키대학교 총장(왼쪽)과 사스 타르코마 과학학부 학장이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을 두고 포즈를 취했다.
사리 린드블룸 헬싱키대학교 총장(왼쪽)과 사스 타르코마 과학학부 학장이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을 두고 포즈를 취했다.

핀란드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인공지능(AI) 선도국이자 기술 강국이다. 하지만 인구가 55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외 인재 유치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핀란드 기술 핵심인 헬싱키대학교의 사리 린드블룸 총장과 사스 타르코마 과학학부 학장이 최근 방한했다. 이들은 "헬싱키대학이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뛰어난 교육 환경에서 첨단 AI 기술을 공부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갖췄다"라고 강조했다.

우선 핀란드 AI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AI 교육을 제공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AI 선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헬싱키대학은 핀란드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학술 기관인 동시에 AI 연구에 선도적인 대학이다. AI와 머신러닝 연구부터 데이터 마이닝, AI 반도체, 재료 공학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 분야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유학생으로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다양한 석사 및 박사 학위 과정에서 언어 장벽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헬싱키 대학은 역사가 깊은 종합대학으로, 70여개 전공과목 석사 과정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강좌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학구열이 높아 수업에 잘 적응하고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린드블룸 총장은 박사과정 등록금이 무료이며, 핀란드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포스트닥터( Ph.D) 1000개 중 240여개 과정은 급여까지 받으면서 다닐 수 있다고 전했다. 

"무료로 헬싱키대학의 박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3년간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을 한 후에는 핀란드 산업계와 연결,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헬싱키대학교 쿰풀라 캠퍼스 화학과 (사진=헬싱키대학교)
헬싱키대학교 쿰풀라 캠퍼스 화학과 (사진=헬싱키대학교)

그동안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연구 협력을 진행했다고도 밝혔다.

타르코마 학장은 "한국 대학은 우수한 학자들과 최첨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라며 "핀란드와 한국은 우주과학, 전자 현미경, 재료 과학과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의학 분야에서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헬싱키대학 과학학부 학장인 동시에 AI 전문가로, 핀란드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와 반도체, 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핀란드는 노키아 등을 배출한 전통 IT 강국이며, EU에서도 최초로 국가적 차원의 AI 전략을 발표하는 등 AI 전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인간 행복'을 목표로 전 국민을 위한 AI 교육과 국민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공공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스마트시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자체 언어로 대형언어모델(LLM)을 만드는 등 '소버린 AI' 선도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핀란드어로 순록이란 뜻의 '포로(poro)'는 민간 AI 연구소인 사일로 AI에서 만든 LLM으로, 342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GPT-3.5'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가졌다. 유럽연합(EU)의 모든 공식 언어를 포괄하도록 설계된 첫번째 모델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디지털 주권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었으나, 데이터 확보부터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타르코마 학장은 핀란드어로 된 온라인 콘텐츠가 많지 않아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고품질의 데이터셋을 구축해 핀란드어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헬싱키대학은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연구에도 관심이 많고, 특히 소재와 원자층 증착(ALD) 기술 분야에 50명의 연구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파운드리는 없지만, 노키아와 같은 기업이 전통적으로 칩 설계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핀란드의 협력과 영향력이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특히 AI 교육에 관해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헬싱키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실험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학교는 대량의 GPU를 확보해 머신러닝을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타르코마 학장은 "실제로 핀란드는 데이터 센터를 짓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며 "구글의 데이터센터 중 하나가 핀란드에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도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슈퍼컴퓨터 가동에 따르는 에너지 문제 등 '지속가능한 AI'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루미(LUMI)'는 재생 에너지로만 운영되고 있다"라며 "추운 지역인 카야니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해 천연 냉각장치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에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헬싱키대학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학적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린드블룸 총장은 마지막으로 "우수한 유학생들에게 헬싱키대학과 핀란드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며 "헬싱키대학은 AI 연구에 매진하고자 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헬싱키대학은 ▲AI·컴퓨터 과학 ▲양자 컴퓨팅 ▲암 연구 등 이공계열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할 뿐 아니라, 사회과학과 인문학에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입학 등록은 매년 8월과 1월 가능하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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