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진=셔터스톡)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진=셔터스톡)

'제미나이' 인종 편향 사태가 결국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교체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인공지능(AI) 전략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일(현지시간) 구글이 AI 공개 문제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으며, 피차이 CEO가 물러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구글이 최근 제미나이 사태뿐만 아니라 AI 경쟁에서 계속 뒤진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으며, 따라서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벤 톰슨 분석가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피차이 CEO를 포함해 문제의 중심을 정리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마크 슈물릭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최근 "이번 사태는 구글의 경영진이 다음 시대를 이끌 적절한 인물들인지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한 일"이라며 "인터넷 거대 기업의 정상에 개편이 필요한 시점인지 묻고 싶다"라고 밝혔다.

구글은 오픈AI나 MS와의 AI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는 모양새다. 실수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경쟁을 펼치기 위해 챗봇 '바드'를 서둘러 공개했다가, 공개 시연에서 잘못된 답을 내놓아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경쟁사들이 지난해 11월부터 기업용 서비스를 내놓고 수익을 올리기 시작한 데 반해, 구글은 당시 기업용 서비스 출시 시기조차 발표하지 못했다.

또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멀티모달모델 제미나이를 반년 동안 개발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9월 오픈AI가 'GPT-4V'를 먼저 공개하고 '달리 3'를 통합하자 김이 빠졌다. 특히 제미나이가 GPT-4V 성능을 능가할지 확신하지 못해, 기능 고도화에 매달리며 출시 시기를 2024년으로 늦췄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피차이 CEO는 지난해 12월 '제미나이 프로'부터 서둘러 출시하고, 최첨단 모델 '제미나이 울트라'는 나중에 공개하기로 했다. 물론 당시에도 제미나이 시연 영상이 미리 녹화된 일부 조작된 영상이라는 점이 알려져 비난받은 바 있다.

2월4일에는 드디어 제미나이 울트라를 출시했으나, 서비스 20여일 만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사진=구글)
(사진=구글)

2015년 구글 CEO에 이어 2019년 알파벳 CEO로 임명된 피차이는 이전까지 검색 사업을 잘 유지하고 규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평을 받았다. 재임 기간 중 시가 총액도 4000억달러에서 1억7000억달러로 4배 이상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 생성 AI 등장 이후부터는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잇달아 관련 제품을 서둘러 쏟아내는 바람에 내부에서도 헷갈린다는 말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주 수익원인 검색 광고 시장을 지키기 위해 AI 도입에서 경쟁자들에게 계속 뒤지다가, 갑자기 지난해 말부터 서두르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구글과 딥마이드, 오픈AI 등을 거친 아르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X(트위터)를 통해 "피차이는 알파벳 CEO이기도 하다.  그는 구글 CEO를 임명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라며 사임할 시기라는 점을 시사했다. 

구글의 스무번째 직원으로 13년 동안 일했던 전직 마리사 메이어도 "구글은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리더가 아닌 '도전자'의 사고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최근 '챗GPT'나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등 대안으로 인해 기존 검색이 2026년까지 25% 감소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구글도 이를 의식하기 때문에 새로운 AI 기반 검색을 테스트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러나 분석가들은 최근의 엉망(snafu)으로 인해 피차이가 가장 큰 폭풍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아해하고 있다"라며 "만약 피차이의 문제가 아니라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반문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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