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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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설계한 신약 후보가 사상 처음으로 임상 2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AI 개발 신약의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벤처비트는 8일(현지시간) 생명공학 스타트업 인실리코 메디슨이 만성 폐 질환인 ‘특발성 폐섬유화증’을 치료하기 위해 AI가 개발한 치료제인 ‘INS018_055’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2상 시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INS018_055’은 생물학 AI를 사용해 표적을 발견하고 우선순위를 정한 최초의 약물로, 단백질 생성 AI를 활용해 분자를 생성했다. 인실리코가 사용한 모델은 신약 개발 플랫폼 ‘파마.AI(Pharma.AI)’로, 엔비디아의 '바이오네모(NeMo)'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환자의 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해 약물의 치료 표적을 파악하는 ‘판다오믹스(PandaOmics)’, 이 표적을 대상으로 약물의 화학 구조를 생성하는 ‘케미스트리42(Chemistry42)’, 임상 2단계에서 약물 후보의 성공률을 예측하는 ‘인클리니코(inClinico)’ 등으로 구성된다.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 메디슨 CEO는 “AI 개발 약물의 첫 임상 2상 진입은 딥러닝으로 생물학과 화학을 연결하는 종단간 접근 방식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라며 “이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약물 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기존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의 과정을 거친다. 약물 후보 발굴부터 시작해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3단계 임상시험을 차례로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물질 중 90%가량이 중도 탈락하고 나머지 10%만 최종 시판될 정도로 개발 난도가 매우 높으며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인실리코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4억달러 이상의 비용과 최대 6년이 소요됐을 작업이 AI 덕분에 비용은 10분의 1, 시간은 3분의 1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불과 2년 반 만에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AI를 이용해 개발한 약물 후보 가운데 임상 2상 시험 단계까지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인실리코는 현재 항암제를 포함해 30여개의 AI 약물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2가지의 약물 후보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은 3개였고, 그 중 하나가 이번에 임상 2상시험에 진입했다.

인실리코의 투자자이자 시노베이션 벤처서 CEO인 카이푸 리는 인실리코의 프로그램이 "화학 및 생물학 분야의 생성 AI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처음부터 효율적으로 의약품을 발견하는 획기적인 발전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인실리코는 관련 논문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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