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가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소프트웨어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라이드플럭스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가장 넓은 범위로, 다양한 상황에서 실증 사업을 해왔습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자율주행을 위해 많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한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자율주행 기술을 논의할 때 흔히 집중하는 점은 카메라나 라이더, 센서 등이다. "하지만 도로 위 돌발 변수를 인지하고 위험 상황을 예측해 안전한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센서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람과 차들이 실제로 주행하는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LG전자에서 ADAS 사업부 책임연구원을 역임한 박중희 대표는 2018년 회사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설립 2년 만에 제주에서 실시간 응답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진행할 정도로 데이터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구글의 웨이모나 모셔널 등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의 서비스가 공개부터 실증까지 4~8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빠르게 안정성 확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40개월 이상 다양한 공개 서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한 덕에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처음 제주에서는 시스템 구축에 1년이 걸렸지만, 이후 세종시에서는 2~3개월로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교통연구원 등과의 컨소시엄으로 레벨4 자율주행 카셰어링 1단계 기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처럼 라이드플럭스는 이 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선두 주자다.

라이드플럭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론칭한 JDC 네모 라이드 셔틀 (사진=라이드플럭스)
라이드플럭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론칭한 JDC 네모 라이드 셔틀 (사진=라이드플럭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및 제주대학교 안에서 사용가능한 이용자 중심의 자율주행 서비스 'JDC 네모 라이드(NEMO ride)'를 론칭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사업을 기획하고 주관했으며, 라이드플럭스는 자율주행차량 및 자율주행차량 소프트웨어와 차량운영을 맡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밀지도와 수요에 따라 실시간 경로를 계산해 주는 승하차 플랫폼 기술을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동안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내 근로자와 제주대학교 대학생들의 이동은 잦았으나 구간 내 도로의 경사도가 높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15일부터 시작한 수요응답형(DRT) 자율주행 서비스가 커뮤니티 내 이동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기술 핵심은 실제 도로 상황에서 수집한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돌발 상황과 구조물을 예측하는 데 있다. 라이드플럭스 본사가 있는 제주는 ▲다양한 도로환경 ▲급변하는 기상환경 ▲유동인구 밀집지역 등이 있어 자율주행을 테스트하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제주뿐만 아니라 세종시 정부청사 안에서도 순환형 셔틀버스를 운행한 바 있다. 일정 구간 내를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순환형 셔틀버스와는 달리, JDC 네모 라이드 프로젝트는 탑승객의 상황에 따라 운행하는 수요예측형 셔틀버스다. 

박 대표는 "2021년 말 서귀포 혁신 도시에서 탑승객의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최적경로를 찾아 자유노선으로 운행하는 실험을 했다"라고 설명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자유노선에 더해 여러 사람들이 합승한 상황에서 최적 루트를 찾아 운행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술을 넘어 서비스 차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대표는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기술력이 라이드플럭스의 강점"이라며 "그동안 실증사업에서 자율주행을 경험한 탑승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라고 전했다. "승차감과 탑승객의 만족도가 자율주행 확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율주행은 개인 운전자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의도만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은 교통복지의 관점에서 중요하다"라며 "특히 교통 취약지역에 대중교통을 공급하는 동시에 국민 부담도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버스 적자노선에 지자체가 지원금을 주는 현재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22년 서울시가 시내버스 업계에 지급한 재정 지원액은 지난해 8114억원을 기록했으며, 나날이 늘어가는 실정이다. 

그는 "지방이나 교통 취약지역에 수용응답형 자율주행 셔틀이 먼저 도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서울의 도심에서도 운행할 수 있는 기술은 계속 쌓아가고 있다"라며 "안전요원이 합승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라이드플럭스의 최종 비전은 "이동 불편 때문에 개인이 차를 구입하는 일이 없어지는 미래"다. 이른바 '로보 택시'로 복잡한 대중교통의 한축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라이드플럭스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파트너십 확대가 필수라고 전했다. 실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축은 물론,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 생산과 차량 정비, 운영 등이 필요하다.

이번 카카오 모빌리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는 이동 수요와 정밀지도 구축 역량을 확장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의미가 큰 프로젝트였다"라고 평가했다.

박중희 대표는 "라이드플럭스의 파트너십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확인하면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도 민간기업 의견을 수용하며 해외에 뒤처지지 않게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라며 국내 자율주행 기술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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