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프 사이클' 보고서 "현재는 과장광고 절정"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사진=가트너)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사진=가트너) 

가트너가 현재 생성 인공지능(AI)의 기대감이 절정에 달했으며, '과장광고(hype) 기술의 주기상' 이르면 내년에는 기대감과 관심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를 '환멸의 골짜기(Trough of Disillusionment)'라고 부른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가트너는 최근 '하이프 사이클'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생성 AI 기술의 성숙도를 분석했다.

가트너가 2005년부터 각종 신기술을 분석하는 데 적용한 하이프 사이클은 5단계로 구성된다.

▲기술 촉발(Technology Trigger) 시기에는 초기 단계의 개념적 모델과 미디어의 관심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상용화 제품은 없고, 상업적 가치도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으로 접어 들면 일부 성공 사례와 다수 실패 사례가 엇갈린다. 기업 중 일부는 실제 사업에 착수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은 관망 단계다.

이어 ▲환멸의 골짜기 단계에서는 기술이 결과물을 내놓는 데 전반적으로 실패함에 따라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진다. 제품화를 시도한 주체들은 포기하거나 실패한다. 살아남은 사업자 중 만족할 만한 제품을 가진 경우에만 투자를 지속한다.

기술은 좋은 수익 사례가 발생하고 2~3세대 제품이 출시되는 ▲계몽 단계(Slope of Enlightenment)를 거쳐, 마지막으로 ▲생산성 안정 단계(Plateau of Productivity)가 되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대부분 기업이 투자를 실시한다는 논리다.

시라그 드카테 가트너 분석가는 최근 열린 AWS의 연례 킥오프 행사에서 업계가 대형언어모델(LLM) 및 생성 AI에 대한 하이프 사이클의 정점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기업들이 기술의 한계를 깨닫게 되면서 내년에는 과대광고 주기가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생성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채택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런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임직원들은 대부분 기업이 생성 AI 도입의 높은 가격과 이에 따른 이득을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다는 문제로 인해 기술 도입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들 클라우드 업체 역시 생성 AI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GPU 확보 등에 지난해에만 수백억달러를 지출했지만, 아직 이로 인해 얼마나 수익을 거뒀는 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하고 있다. MS만이 생성 AI로 클라우드 시장 확장에 성공했다고 강조하는 정도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일어났다. 스웨덴의 유명 핀테크 기업 클라나는 지난달 오픈AI 기술로 고객 서비스 직원 700명을 대체, 4000만달러(약 530억원)를 절약했다고 밝혔다가 구설에 올랐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술에 투자한 금액이 얼마인지, 챗봇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 말고도 아직 챗봇이 환각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환멸의 골짜기 진입 시기를 앞당길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KPMG의 토드 로어 대표는 “AI가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조만간 고객 서비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생성 AI를 사용하는 대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일부 분야에서는 수익 사례가 빨리 찾아올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앨버트 보우라 화이자 CEO는 주주들에게 "AI 기술이 앞으로 매년 7억5000만~10억달러를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생성 AI가 이미 회사가 의약품 제조 중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이를 수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제품 수율을 10%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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