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용 로봇 파로는 새끼 물범의 외양을 본떠 만들어졌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로봇의 활용도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심리 치료용 로봇이 등장하면서 아동과 노약자 등 정신적 케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캐나다 토론토의 심리학자 로메오 비텔리 박사는, 주위에서 사회적 로봇들을 이미 흔하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로봇 공학 분야가 빠르게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부 학자들이 이미 사회적 로봇들이 사람들을 돕는데 활용되는 방법을 묘사하기 위해 “로보테라피”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이는 특수 제작된 로봇들이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성인, 노인, 그리고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사례에도 적용된다.

비텔리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심리 치료에서 로봇의 역할은 필요한 일을 대신해 주거나 사람의 도움을 대체하는 일이다. 이는 사람들이 최대한 포괄 지원 기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럼 이제부터 전 세계에서 활동을 시작한 심리 치료용 로봇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들이 인간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심리 치료용 로봇 '파로'

일본의 국립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로봇은 가장 인기있는 로봇 중 하나이다. 파로는 새끼 물범을 본뜬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으며 환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심리 치료용 로봇으로 활용되고 있다. 파로는 2009년 미국에서 의료 장비로 승인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약 5,000대가 전세계에 보급됐다.

파로와 일반적인 봉제 동물 인형과의 차이는 바로 파로는 눈을 깜빡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 로봇은 꼬리를 움직이거나 실제 새끼 물범과 유사한 소리를 낼 수도 있다.

로봇에는 자세, 촉감, 소리, 온도, 빛에 반응할 수 있도록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감정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며, 상호 작용을 기억해 주인이 대하는 태도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발전시킬 수 있다. 시바타는 접촉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시선을 마주치려 하며, 사람을 껴안도록 이 로봇을 설계했다.

설계를 주도한 타카노리 시바타 박사는 파로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환자와 보호자의 스트레스 감소

2. 보호자와 환자 간의 상호 작용 촉진

3. 환자들에게 동기 부여나 향상된 휴식과 같은 긍정적 심리 효과 제공

4. 환자와 보호자 또는 다른 사람들 사이의 사회화 과정 촉진

아이들의 두려움 극복 돕는 '포봇'

또 하나의 유명한 심리 치료용 로봇은 포봇이다. 이 로봇은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학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그들은 이 쌍방형 로봇이 강력한 학습 및 시각 도우미 역할을 함으로써 공포증과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로봇은 RFID 센서와 LEGO 마인드스톰 NXT 키트를 활용해 제작되었다. 자신보다 더 큰 물체와 마주쳤을 때, 포봇은 공포 반응을 나타낸다. 로봇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뒤로 돈 뒤, 공포에 질린 듯 달아난다.

그러나 더 작은 물체부터 시작해 점차적으로 큰 물체에 노출시킴으로써 두려워하지 않도록 지도할 수 있다. 그 후 다시 한 번 자신보다 큰 물체와 마주치면, 더 이상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법을 공포증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체계적 둔감화 또는 단계적 노출 치료법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 연구팀의 일원인 오르크 드 루즈는 이 로봇이 모든 유형의 공포증에 대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친구”이며, “한 걸음 한 걸음 씩”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강아지형 로봇(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아동 친화적 치료 로봇, '코스모봇

파로와 마찬가지로, 코스모봇은 로봇 치료용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파로와 달리, 이 로봇의 목적은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들의 치료 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아동 친화적인 코스모봇은 아동의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심리 치료사가 현재의 치료 방법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장기 목표 달성과 성공적인 치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스모봇은 이제 원격 사회 복귀 로봇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로봇이 수집하는 모든 데이터는 치료 과정에 대한 치료사의 평가에 활용된다.

로봇 친구와 치매 치료

최근에 월 스트리트 저널에 출판된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 및 신경과학 교수인 마자 매타릭은 노인들이 로봇과 같은 신기술을 빠르게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로봇 친구에 대해서는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들의 친구들은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들과 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따라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존재가 있다면, 그들은 배우거나 시도해 보려는 의지를 나타낸다.

로봇을 활용해 치매 환자들의 주의 지속 시간을 늘리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알려진 매타릭 박사는, 로봇들이 환자들에게 실제 동반자가 있는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치매 노인들이 치료용 로봇의 기분을 묻거나 쓰다듬는 행동을 통해 로봇과 상호작용을 시도한다며 로봇 활용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