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와 아기(출처=셔터스톡)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출산 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

육아&가족 전문지 페어런츠(Parents)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의 고통에 대해 ‘배가 꼬이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출산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인 만큼 임신부들은 출산이 긍정적인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전문가들이 출산 시 VR을 활용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출산 시 산모를 위한 VR

마취통증의학 분야에서 저명한 SCI국제 저널 ‘마취와 진통(Anesthesia and Analgesia)의 조사에 따르면, 출산 시 VR 헤드셋을 활용한 산모는 감정, 정서, 인지 통증이 모두 감소했다고 한다. 의학 업계에서는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 통증, 두려움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VR을 활용하는 것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 그동안 의학 분야에서는 통증이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허브차, 명상, 호흡을 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만약 여기에 VR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출산 시 VR을 활용한 무통증 기법(Virtual Reality Analgesia in Labor)’이라는 제목의 연구에 따르면, 마취 약물을 주입하지 않은 산모에게 몰입형 VR을 사용하도록 하는 실험을 시행한 바 있다. 총 2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동일한 시간 동안 VR을 사용했을 경우와 VR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산모의 반응을 관찰했다. VR을 사용한 경우 산모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안이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데이비드 프레이(David Frey)와 그의 연구팀은 VR이 출산 시 진통과 불안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약물 진통제 대신 VR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출산 시 산모에게 VR 사용한 결과 통증과 불안이 감소했다

VR의 통증 완화 효과

건강 기술 전문 뉴스 사이트인 메디컬퓨처리스트는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동안 VR을 사용한 여성의 사례를 기사로 다뤘다. 그는 첫째 아들을 출산할 당시 하반신 마취제를 사용했으나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는 마취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기도 결심했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출산을 하는 동안 VR로 차분한 해변 풍경을 보고 폭포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또한 호흡법으로 출산 당시 가장 힘든 순간들을 견딜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VR 사용을 망설였으나 출산하는 동안 햇살 가득한 해변과 파란 바다를 보며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며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담당의인 랄프 앤더슨은 그가 출산 내내 통증을 느끼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호흡하여 통증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는 VR 헤드셋을 벗고 1분 만에 아이를 낳았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출산 시 VR을 통증관리에 활용한 첫 여성이다.

▲VR 헤드셋을 쓴 임신부(출처=셔터스톡)

차세대 진통제 VR

메디컬퓨쳐리스트에 따르면, 일부 여성은 출산 시 공황 상태에 빠져 VR 헤드셋을 쓰기 힘들 수 있어 모든 산모가 VR을 활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출산 시 무통주사를 맞고 싶지 않다면 VR 활용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앤더슨 박사는 VR 기술이 90%의 효과를 갖고 있으며 출산할 때는 집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때문에 고통 자체보다는 배에 힘을 주고 호흡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쉬 새크먼(Josh Sackman)이 운영하는 VR기술 개발 회사에서는 환자가 통증을 관리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라이드VR(AppliedVR)’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앱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 및 심리학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앤더슨 박사 또한 어플라이드VR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