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협동하는 로봇, 코봇(Cobot)의 도입은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주방과 수술실에서도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글로벌 시장 규모는 작년 14조 6,430억원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8%로 성장해 22조 9,31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함께 협동로봇 시장은 연평균 68% 성장해 2025년까지 전체 산업용 로봇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동로봇과 산업로봇의 차이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운용되는 로봇으로 줄여서 코봇(Cobot)으로도 불린다. 일반 산업용 로봇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지만 협동로봇은 작업자가 옆에서 보조해 업무를 수행한다. 유연하고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

산업로봇과 협동로봇의 결정적인 차이는 ‘사람’의 유무다. 산업 로봇은 현장의 제조 공정 자동화를 중점으로 사람이 필요 없는 제조 환경 구축에 목표를 두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산업용 로봇은 변경점이 필요할 때 반드시 엔지니어가 변경에 대한 새로운 코드를 입력해야만 한다. 하지만 작업자가 배제된 로봇만의 공간에서 산업용 로봇은 매우 무겁고, 큰 물건을 들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상황에 따라 더 효율적이다.

코봇은 사람이 제조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험성이 있거나 반복 수행 작업이 있으면 대신해서 업무를 수행한다. 사람이 진행하는 공정은 유지하며 안전성은 물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한다. 또한 코봇은 산업로봇보다 프로그래밍 절차가 간편하다. 작업자가 코봇을 원하는 경로를 따라 이동시킨 후 저장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코봇은 사람과 협동하면서 작업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안전 팬스가 따로 없어, 산업로봇처럼 무겁고 큰 물건을 옮기거나 빠르게 가동해서는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대안 ‘코봇’

저출산과 고령화에 의한 생산력 저하가 글로벌 이슈로 지목된 가운데 협동로봇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줄 대안점이 될 수 있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기존 산업로봇보다 저렴한 협동로봇을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협동로봇을 활용하면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도 공장을 유치할 수 있어 대기업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코봇은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하면 차세대 지능형 업무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방에서 쉐프의 보조 업무를 돕거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코봇도 개발할 수 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는 코봇의 활동이 활발하다. 의사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해 수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재활분야에서도 환자들의 물리치료를 보조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과 협력’하는 양상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부여해줘 로봇 산업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韓 협동로봇 아직 걸음마 단계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로봇보다 단가가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가격이 좀 더 낮아지면 활용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업계에서는 부품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규제 탓에 국내 협동로봇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본래 사람과 함께 협력하며 작업을 해야 업무 효율이 나오지만 현재 팬스와 매트 등 안전장치로 격리된 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전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는 협동로봇 절반가량이 펜스 없이 인간과 협업하고 있다”며 “규제가 조정되고 협동로봇이 더 발전하게 된다면 단순히 함께 일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여러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