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업은 황금기부터 3D와 CGI 애니메이션까지계속해서 진화해 왔으며, 이제 VR을 이용하려고 한다(출처=123RF)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동안 그려졌던 우아한 셀룰로이드부터 90년대 초 3D와 CGI의 기술을보여주며 그 영역을 넓혀 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포맷이 어떻게 변화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보여주었고 이제 새로운 매개체도 시도하고 있다. 바로 가상현실, VR이다.

구글 스포트라이트 스토리의 작품, 펄(Pearl)

▲오늘날 VR 애니메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는 아직 초기이며 나아갈 길이 멀다(출처=플리커)

VR 스토리텔링에는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있지만 영화 제작자와 게임 개발자들은 미래의 프로젝트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 VR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펄(Pearl)은 오스카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VR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에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펄은 여행 이야기를 다룬다기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며, 주인공 사라와 아버지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시청자들에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해준다.

가상현실 매개체로부터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소통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 이야기는 ▲영화제작자 ▲게임 개발자 ▲심지어는 마케터까지 시청자들과 연결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더 깊게 연결될수록 시청자가 더 공감하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없어진 오큘러스 스튜디오(Oculus Studios)의 이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스치카 운셀드(Saschka Unseld)는 가상현실, VR에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고 말한다. 2016년 과학 전문 매체 피스(Phys)와의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VR 스토리텔링의 비결은 뛰어난 애니메이션이나 밝고 강한 색채로 시청자의 관심을 이끄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면이 일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실제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서는 조금 어렵다는 것이다.

운셀드는 오큘러스 스튜디오의 작품 중 하나였던 ‘로스트(Lost)’라는 작품을 언급하며, 시청자들이 애니메이션화된 한 장의 나뭇잎을 보는 것에 빠져들어 이야기의 주제인 분리된 손을 완전히 무시해버렸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VR 스토리텔링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야기에 집중시키고,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다.

“효과적인 VR 스토리텔링은 밝고 강한 색채로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 ‘펄’은 이러한 면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켰고, 구글 스포트라이트 스토리는 2018 VR 작품인 ‘피기(Piggy)’에서 매력적인 기술과 집중 방해를 최소화하는 깨끗하고 편안한 흰색 배경을 사용해 효과적인 VR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기도 했다.

‘피기’와 함께 선보여진 구글 스포트라이트 스토리의 또 다른 걸작 ‘에이지 오브 세일(Age of Sail)’ 또한 ‘펄’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애니메이션 월드 네트워크(Animation World Network)의 보도에 따르면, 이 단편작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상영 예정이라고 한다.

오스카 수상 작품 감독인 존 카스(John Kahrs)가 감독한 이 단편 영화는 북대서양에 혼자 있던 노인 항해사 애버리(Avery)가 바다에서 긴 여행을 한 어린 여자아이를 구출하는 이야기로 척박한 삶에서 희망과 구원을 찾는 내용이다.

‘에이지 오브 세일’이나 ‘펄’과 같은 많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디즈니의 개봉 예정작인 ‘사이클(Cycle)’은 시청자들에게 이해할 거리를 주며 아직 개척해 나가야 할스토리텔링의 세계로 안내한다.

영화 산업에서는 환영 받지 못하는 VR

▲라이브 액션 영화의 몇몇 감독은 현재 영화관에 VR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출처=123RF)

영화제작자들이 영화관에 VR 기능을 이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기술 도입자 배리 샌드류(Barry Sandrew)는 호주 잡지 CIO와 인터뷰에서 “영화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VR을 공식적인 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어려울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또한 이 의견에 동의했으며 오큘러스의 운셀드 또한 VR은 영화 산업에 적용하기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스필버그는 “영화 산업에서 VR 기술이 위험하다는 것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선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샌드류는 VR의 혁신적인 사용은 그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개발자들로부터 만들어지는광고와 엔터테인먼트를 가능하게 만들지만,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영화 산업에 이를 접목하는 일은 영화 관계자인 그가 선을 그어야 마땅한 이유라는 의견이다.

그에게 영화를 보러가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기 위한 활동이다. 그는 또한 “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이야기가 듣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영화관에 VR 기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에 전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른 스토리텔링 매개체처럼 VR도 그만의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또한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번성해가는 두 산업인 이스포츠(eSports)나 게임에서 VR을 허용하는 것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 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증강현실과 혼합현실은 대중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샌드류는 “VR은 사회적이며, 공동의 실체다. 이는 실제 현실과 가상현실이 통합된 세계이며 소름 돋을 만큼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과는 상관없이 VR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수가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VR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VR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 이 기술은 꽤 필수적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드류 또한 이러한 점에 동의하며 ‘엔터 더 룸(Enter the Room)’이나 ‘포켓몬 고(Pokemon Go)’, 그리고 ‘인그레스(Ingress)’의 증강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경험은 스마트폰이 현재의 세계를 기본적으로 확장하는 매개체이며 그 안의 세계가 증강현실이든 가상현실이든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게 만들어준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