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률에도 기여하는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출처=123RF)

각종 질병의 위험성을 높여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는 비만. 비만뿐 아니라 과체중 역시 고혈압을 비롯한 당뇨병, 뇌졸중으로 인한 심장 발작을 일으키며 심각한 건강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정상 체중인 사람들과 비교해 과체중 및 비만인 사람들은 조기 사망률 역시 더 높다.

최근 비만과 과체중은 인간이 조성한 인공 환경과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거주민들의 비만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개발됐다.

비만과 AI

미국 워싱턴대학의 연구팀은 '구축 환경(자연 환경에 인위적인 조성을 가해 만들어진, 자연 환경과 대비되는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공적인 환경이 인간의 다른 생활 단계 내에서 신체 활동과 비만의 연관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기반으로 직접 거주민을 살펴보지 않고도 도시 내 비만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회와 구축 환경 요소

연구팀은 '성인 비만 유행과 구축 환경의 연관성 평가에 활용되는 딥러닝'이라는 주제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비만이 다양한 요인과 관련있는 복잡한 건강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여기에는 행동 및 인구 통계, 유전학 등의 요소가 포함된다. 연구팀은 특히 행동 특성 가운데서도 사회 및 구축 환경이 인간으로 하여금 좌식 기반의 생활 방식을 취하고 건강에 해로운 음식 선택을 유지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이전 연구들에서 제시됐던 환경적 요인과 비만의 연관성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는데, 가령 식품 매장이나 레크레이션 시설, 거주 지역, 토지 이용, 걷기 용이성 그리고 안전에 대한 인식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의 저자인 아댜샤 마하라나와 일레인 오캐인 박사는 보행자 도로와 자연 공간에 대한 접근성이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만율과 구축 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인지하고,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I를 통한 비만 측정

이들은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미국 내 도시의 인프라와 비만 수준 사이의 관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의 위성 사진과 스트리트 뷰를 활용해 시애틀과 샌안토니오, 멤피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 15만 건을 다운로드한 후, 이 사진들을 AI의 딥러닝 신경망에 전송하는 것인데, AI 알고리즘은 이를 통해 구축 환경의 특징을 추출해낼 수 있다.

그 결과, AI는 반려동물 용품점이나 기타 상점, 식료품점 등 총 96군데의 관심 지점(POI)을 표시했는데, 이는 POI 데이터가 도시 내 비만율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가령 반려동물 용품점이 있는 지역에서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많거나 건물 사이에 녹지대가 조성된 곳은 비만율이 더 낮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부유한 지역에는 비만인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도 확인됐다.

비만율 감소 방안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국 내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서도 이같은 원리가 작동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I를 공동체 계획 및 공중 보건 노력에 보다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회경제적 지위와 이웃 민족 구성에 따라 차이를 평가하는데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도시 계획가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주민들이 비만의 확산과 구축 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면, 특정 지역의 비만율도 감소할 수 있는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축 환경과 대중의 건강

사회과학에서 정의하는 구축 환경은 인간 활동 환경을 제공하는, 인간이 만든 인공 환경을 의미한다. 구축 환경과 이와 관련한 공공 보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웬디 콜린스 퍼듀 박사 역시 구축 환경이 대중의 건강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내 만성 질병의 부담은 적극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으로 감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독성 있는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도 감소하고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축 환경과 비만율 확산과의 연관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출처=123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