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말라뮤트 종 개의 머리에 카메라를 설치해 개들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고자 한다(출처=셔터스톡)

워싱턴대학 연구진이 개들의 행동과 개들이 반응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알래스칸 말라뮤트 종의 개의 머리에 고프로(GoPro) 카메라를 장착하기로 했다. 이들의 목표는 개처럼 훈련이 가능하고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실험 결과 예측은 어렵지만 연구진은 실험 도중 사용된 인공 지능(AI) 시스템에 대해 몇 가지 긍정적인 점을 배웠다.

켈프라는 개

▲연구진은 개의 모습이 녹화된 300개 이상의 짧은 동영상을 얻었다(출처=셔터스톡)

실험은 개의 머리 위에 장착한 고프로 카메라와 몸의 여러 부분에 부착한 센서로 380개 가량의 짧은 동영상을 얻는 결과를 보였다. 켈프라는 이름의 이 개는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모션 캡쳐를 하듯이 자신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연구진은 개가 걷고, 뛰고, 던져진 물체를 잡아 오는 '견공의 일상'을 포착하려고 애썼다.

워싱턴대학 대학원생인 키아나 에사니가 이끄는 이 프로젝트는 다리가 4개 달린 AI 로봇을 만들고 이 로봇을 시각장애인 안내견처럼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필터링할 수 있는 AI 기술을 사용해 실험 기간 동안 개가 행한 다양한 활동을 고프로 카메라의 시각 데이터 및 다리의 모션 데이터와 일치시켰다. 이 실험으로 훈련된 신경망은 특정 상황에서 켈프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고프로 카메라에 누군가가 공을 던지는 장면이 잡히면 곧 켈프의 몸이 움직이리라는 사실을 예측하는 것이다.

에사니는 '인공 지능에 기여하는 개들'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서 개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연구진이 그 결과물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사람을 돕는 개를 훈련시키는 비용과 개와 똑같이 행동하는 로봇을 제작하는 비용이 똑같아지는 시기가 오면 로봇의 활약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

▲연구진은 예상한 것과 다른 연구 결과를 보고 만족했다(출처=셔터스톡)

실험의 초기 목표는 향후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에사니와 동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시스템이 개의 행동을 예측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켈프의 5가지 동작을 보고 그 다음 5가지 동작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 실험 중 가장 놀라운 점은 AI 시스템이 개의 행동을 관찰하고 사전에 훈련받은 것 이상으로 많은 내용을 배웠다는 결과였다. AI 시스템은 켈프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식별했다. 예를 들어 길에 돌이 너무 많으면 켈프는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 AI 시스템 또한 켈프의 행동에서 이런 특성을 예측했다.

이 상호 작용은 대단히 성공적인 것이었다. 에사니와 연구진이 만든 AI 소프트웨어가 개의 뇌 또는 의식 모델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 AI 소프트웨어가 해야 했던 일은 매우 제한된 데이터 세트에서 규칙을 배우고 패턴을 만드는 것이었다.

 

미래의 동물 AI 상호 작용

개와 관련된 많은 실험이 AI와 로봇의 향후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에게 '앉아'라는 명령어를 가르칠 때는 개가 앉으면 간식을 주고 칭찬해서 개가 앉으면 보상이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게 만든다. 개는 간식과 명령어를 연관지을 것이다.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것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단 딥러닝을 위한 강화 과정에는 인간 설계자가 시스템을 설치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과학자들은 AI의 행동과 AI가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는 동물을 훈련시키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AI를 훈련시킬 수 있다.

더 복잡한 훈련도 가능하다. 우리가 개에게 앉아, 기다려, 굴러 등을 가르치는 것처럼 AI가 지능형 학습을 통해 차량을 움직일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다. 현재 자율주행 차량이 성공한 예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결과적으로 과학자들은 개 등의 동물을 활용해 지능적인 패턴을 개발하고 개체를 운반하는 4족 보행 로봇을 제작해 공장이나 창고 등 생산 현장의 업무를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미래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