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진화함에 따라 감시사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출처-픽사베이)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초감시사회 ‘빅브라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선전(深천<土+川>) 시 경찰은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와 각별한 안전이 필요한 학교 앞 등 시내 40여 곳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전자 경찰’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700만 화소에 줌인, 야간 촬영 기능까지 갖춘 초고해상도(UHD) 카메라를 장착해 보행자는 물론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의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전자 경찰은 자동차 번호판과 경찰 본부에 저장된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한다. 음주운전 등으로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운전자도 잡아낼 수 있다. 이후 경찰은 법규 위반자에게 이름, 주민등록번호, 법규 위반 시간 및 장소, 위반 내용 등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범칙금을 내게 한다.

선진 시 경찰은 '전자 경찰' 시스템을 설치한 23일 하루 동안 169명의 교통법규 위반자를 적발했다. 대부분은 무단횡단자나 교통신호를 무시한 택배 기사, 자전거 도로를 주행한 자동차 운전자 등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안면인식 기술로 무단횡단자를 식별한 후 그 사람의 사진과 성(姓), 주민등록번호 일부를 대로변 대형 LED 스크린에 띄우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中, ‘스마트 글래스’ 안면인식 기능으로 범인 검거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경찰은 지난 2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맞아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글래스’를 전면 도입했다. 중국 전역의 귀성·귀경객 수는 약 30억 명에 달해 이 기간 소매치기, 뺑소니, 절도 등 각종 범죄도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이에 정저우시 경찰은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경관들을 기차역 입구 4곳에 배치했다. 이들은 의심스러운 사람을 발견하면 스마트 글래스로 사진을 찍은 후 .

스마트 글래스로 군중을 훑어보면 5m 거리에서 2∼3초 내에 지명수배범 등의 얼굴을 인식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지명수배범 등을 바로 색출해낸다. 이달 초 스마트 글래스를 도입한 정저우시 경찰은 벌써 인신매매범, 뺑소니범 등 7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가짜 신분증을 제시한 26명도 적발했다.

치안뿐 아니라 안면인식 기술은 유통, 금융, 여행 등 중국인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유통, 금융, 여행 등 중국인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출처-픽사베이)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개발한 안면인식 기술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에 적용됐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百度)는 베이징 공항의 탑승권 수속에 적용할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초상은행은 지난해부터 ATM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 카드 없이도 현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철망을 운영하는 상하이시는 앤트 파이낸셜과 손잡고 시 전역의 지하철역에 음성·안면인식 기기를 설치했다. 승객들이 티켓 판매기에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면 자동으로 최적의 경로를 말해주며, 승차장 입구에서는 안면인식으로 승객들을 식별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장시(江西) 성 난창(南昌) 시 경찰은 5만여 명이 운집한 대형 콘서트에서 안면인식 기술로 경제사범의 얼굴을 인식해 체포하기도 했다.

중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숙박공유업체 샤오주(小猪·Xiaozhu)는 숙박객이 몰리는 춘제를 맞아 안면인식 기술로 고객을 식별하는 ‘스마트 록’을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미국 등 서구 사회처럼 사생활 우려가 제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안면인식 기술은 반체제 인사 동향 감시나 소수민족 탄압 등에도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