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IQ를 줄인다(출처=123RF)

멀티태스킹이란 동시에 다른 일, 생각, 행동을 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멀티태스커다. 우리는 핸즈프리로 통화를 하면서 차를 운전하기도 하고, 전화를 하면서 길을 걸어가기도 한다. 멀티태스킹은 한꺼번에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심리학 전문가인 스트브 응우옌 박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우리의 IQ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늘리기 때문에 오히려 생산성을 줄인다고 한다.

빅데이터를 사용한 최근 연구 결과 또한 응우옌의 견해와 같다. 이 연구의 제목은 '미디어 멀티태스커의 마음과 두뇌 : 현재의 발견과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미국국립과학원 학술지에 게재됐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꺼번에 수많은 일을 처리하는 '헤비' 멀티태스커들은 효율성이 낮으며 집중력과 기억력 또한 줄어든다고 한다.

미디어 멀티태스킹이란 무엇인가

미디어 멀티 태스킹은 TV, 전화, 인쇄물, 라디오 및 웹과 같은 여러 미디어 스트림을 동시에 사용하는 행동이다. 실제로는 멀티 태스킹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태스크 스위칭'이라 부른다. 이것은 캘리포니아대학 신경의학과 및 심리학과의 공동 연구진이 내놓은 개념이다.

실제로 우리의 두뇌는 한 번에 하나의 작업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작업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현대 기술과 미디어는 빠른 작업 전환이 가능해지도록 만들었고, 사람들 또한 빠른 '태스크 스위칭'이 가능해야 현대 사회를 살아갈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헤비 멀티 태스커들은 많은 일을 끝마칠 수 있지만 이것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헤비 멀티 태스커와 라이트 멀티 태스커들을 비교해봤을 때, 라이트 멀티 태스커들의 작업 성과가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기억력 연구소의 이사이자 '태스크 스위칭'이라는 개념을 공동으로 만들어낸 안토니 와그너는 과거에 스탠포드대학 교수진과 함께 멀티 태스킹과 기억력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연구진의 궁금증은 이것이었다. 과연 많은 채널이 동시에 자극을 가했을 때 이것이 모두 인간의 인지와 연결될 수 있을까? 연구진 중 일부는 이 이론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몇 번의 실험을 거치면서 점차 큰 관심을 보이게 됐다.

헤비 미디어 멀티 태스커 VS 라이트 미디어 멀티 태스커

과학자들은 헤비 멀티 태스커란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굉장이 빠른 속도로 자주 채널 간의 태스크 스위칭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노트북으로 기사를 작성하면서 TV로는 야구 시합을 보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다. 노트북 화면에 갑자기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람이 뜨면 곧바로 내용을 확인한다.

라이트 미디어 멀티 태스커는 노트북 등의 미디어 채널을 하나만 사용하거나 적은 수의 미디어 채널을 전환하며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설정을 변경해 특정 시간대에는 알림을 받지 않도록 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의 전원을 꺼두기도 한다.

이 연구와 빅데이터의 연관성

와그너는 예전 연구 데이터를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양한 문헌을 다시 검색했다. 그는 구글 학술 검색, 웹 오브 사이언스, 펍메드 데이터 베이스 등을 검색했고 미디어 멀티 태스킹에 관한 연구 결과를 모았다.

와그너가 수집한 연구 결과 중 절반의 저자들이 헤비 미디어 멀티 태스커들이 지속적인 집중력과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서 좋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나머지 절반은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빅데이터에 따르면 기억력과 미디어 멀티 태스킹 사이에는 부정적인 연관성이 있다. 즉 현재의 이론은 헤비 미디어 멀티 태스킹이 기억과 관련된 인지 능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 중 헤비 멀티 태스킹과 기억력이 긍정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헤비 멀티 태스킹은 기억력 저하로 연결된다(출처=123RF)

사람의 기억력 평가하기

이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기억력의 다양한 형태에 따라 사람의 기억력을 평가했다. 예를 들어 사람의 단기 기억은 일정 시간 동안 제한된 양의 정보를 사용하는 기억력이다. 이때 뇌에서는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활성화된다.

기억력의 용량을 측정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기억력 부하가 증가하면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또 뇌가 산만해지는 것을 측정하기 위해 테스트 중 정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요소를 추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