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타인을 감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존재한다(출처=123RF)

오늘날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형 카메라가 생겨나면서 '몰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런 카메라는 아주 작아서 휴지 상자, 작은 화분, 나사, 책, 컵 등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설치될 수 있다.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도청기의 크기도 작아졌다. 멀리서도 타인의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무서운 이야기다.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스파이 기술을 식별해내는 VR 도구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VR 도구 및 감시

국제 비영리디지털권리그룹 프런티어전자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EFF)은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설치된 다양한 감시장치를 식별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도구를 공개했다. 이 VR 도구의 이름은 '감시장치 포착기(Spot the Surveillance)'다. EFF팀은 그들의 기술이 표준 브라우저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기능은 사용자가 VR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

VR 헤드셋으로 360도 보기를 활용하면 거리를 360도로 둘러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욕 시내의 한 거리가 VR 시나리오로 채택됐다면 사용자는 한 젊은 시민이 경찰관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VR 헤드셋을 쓰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감시 카메라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전체 프로세스에는 약 10분이 소요되며 사용자는 몸에 착용한 카메라, 무인 항공기(드론), 줌 카메라, 모바일 생체 인식 장치, 자동 번호판 판독기 등을 감지할 수 있다.

EFF는 일반적인 거리 수준의 감시 프로젝트부터 시작했다. 이들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법 집행 기관의 감시 기술에 관한 가이드'라는 항목이 있다. 이들은 법 집행 기관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첨단 스파이 기술을 조명한다.

VR 도구가 필요한 이유

EFF 팀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 변호인, 언론인, 정책 입안자, 옹호 단체 및 경찰 등으로부터 직접적인 답변이나 사실에 관한 설명 등을 듣지 못하는 일반 대중을 위해 자원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과거에 아날로그적인 감시 기술이 시민들을 억압하는 데 사용됐으며, 법 집행 기관이나 정부 기관의 감시 기술이 여전히 시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날은 디지털 시대이기 떄문에 감시가 행해지는 곳이 훨씬 늘어났다.

EFF는 사람들의 개인 정보가 저장되는 거대한 데이터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인권에 대한 위협이 매일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팀의 웹 개발자인 로라 샤츠킨은 EFF의 목표가 온라인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인식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츠킨은 VR 프로젝트의 코딩에도 참여한 사람으로서 VR이 현재 현실에 존재하는 경찰의 감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사용자는 VR 세계에 빠져 자신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배우며, VR 헤드셋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교육받은 내용을 현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이 VR 도구는 테스트를 위해 대중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도구는 애론 스와르츠의 날(Aaron Swartz Day) 및 인터내셔널 해커톤(International Hackathon) 등의 이벤트에서 제공되며 EFF 그룹은 실시간 시연을 제공할 것이다. 애론 스와르츠는 미국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인터넷 핵티비스트인데, 과학 저널은 다운로드한 이후 여러 가지 혐의를 받게 됐다. 그는 컴퓨터 사기 및 보안 위반에 대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수사를 받던 중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FF측은 VR 프로젝트의 업데이트 버전에 포함될 버그 보고서와 사용자 의견을 구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VR 프로그램이 국제 단체인 2018 저널리즘의 지원을 받아 제작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8 저널리즘은 국제적인 스토리 텔러 그룹으로, 몰입형 저널리즘의 제작과 이해를 가속화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VR 도구의 목표 중 하나는 사람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출처=게티이미지)

프로젝트 창조

EFF 디자인팀과 엔지니어링팀은 오픈 소스 코딩 언어 VR 프레임 워크 A-Frame을 360도 사진과 결합했다. 이를 통해 감시 카메라를 탐지하는 3D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도구는 시선 기반 인터페이스에서 작동한다. 즉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 사용자가 무언가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는 단순히 자신이 보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된다. 사람의 시선이 감시 기술을 탐지하는 커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스파이 아이템을 찾아내려면 사람은 화면에 표시되는 흰색 원 안을 쳐다보면 된다.

이 VR 도구는 표준 오큘러스 브라우저, 오큘러스 장치 및 HTC에서 작동한다. HTC 바이브 사용자는 크로미움이나 파이어폭스 등의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