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기술을 통해 안전한 치의학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출처=123RF)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치과의사는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치과의사가 되려면 많은 양의 지식을 쌓고 수술 등을 연습해야 한다.

치의학과 학생들은 견습생으로서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실제 사람을 상대로 훈련을 받게 되면 환자에게 불편함, 합병증, 치료 기간 연장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전문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격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이 치과 교육에 도입될 수 있는지 논의되고 있다. 이는 루마니아에 있는 오비디우스대학 치과기술학과의 미하엘라 두타 박사와 연구진이 작성한 '치과 교육에 있어 가상 현실 및 증강 현실 사용의 개요'라는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다.

이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치과 교육에 VR이나 AR 도구를 활용할 경우 교육 과정에 드는 비용이 낮아지고 교육의 질은 향상된다고 한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뉴캐슬대학은 치과 교육에 VR 기술을 사용했다. 이 대학의 치의학과 학생들은 실제 환자에게 시술을 하기 전에 VR 기술을 통해 시술 훈련을 받았다.

VR을 사용하는, 혹은 사용하지 않는 치과 교육

언론 매체인 신화 뉴스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데니스 히긴스가 치과 교육에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VR 기술을 개발했다. 과거에는 치의학과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서로를 상대로 연습을 한 다음 환자를 상대로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히긴스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듣고 학생들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다른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시술이나 수술을 하기 전 잇몸 등을 마취시키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한데, 모든 학생들이 잠깐의 훈련만 거치고 이것을 쉽게 해낼 수 있는 거은 아니다. 이때 VR 기술을 이용하면 학생들의 자신감이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VR 기술이 혁신적인 이유다.

교육을 위한 VR 시뮬레이션

히긴스는 학생들이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실제 사람과 똑같은 인형을 사용해 개념을 증명했다. 이 인형은 섬유, 물, 소금 등으로 만들어져 실제 사람의 입 안쪽과 똑같이 생겼다. 그리고 히긴스는 한 회사와 협력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냈다. 학생들은 표준화되고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수술을 연습할 수 있었고 연습이 끝난 후에는 전체 프로세스가 매우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히긴스는 이 기술이 치과 분야는 물론 다른 분야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로라 다넬 박사 또한 실험을 진행했다. 다넬은 25명의 학생들에게 덴트심(DentSim)이라는 회사의 고급 시뮬레이션 기술을 사용하도록 했고 25명의 학생들에게는 전통적인 훈련 방법을 따르도록 했다.

학생들은 1학년 수준의 하악 준비와 장비 사용을 지시받았다. 그 결과 덴트심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78.26점에서 90.47점으로 향상됐다.

▲VR 기술을 활용해 훈련받은 학생의 실기 점수가 향상됐다(출처=123RF)

치과 교육에서 VR이 가지는 이점

1. 학생들이 치아 해부학에 더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 VR 기술은 학생들이 치아나 턱뼈, 두개골 등의 해부학에 더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2. 학생들이 치과 의사가 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 VR 기술을 활용해 훈련을 받으면 특정 도구를 사용했을 때의 진동 등을 실제로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은 도구를 사용할 때 자신의 신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3. 실제 환자를 만났을 때 연수생들의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 VR 기술은 3D 모델링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치아뿐만 아니라 입 안 전체의 해부학을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식을 얻고 이렇게 얻은 지식은 자신감 상승으로 연결된다. 실제 환자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4. 환자에게 통증 관리와 휴식을 제공한다 : 치과 의사인 마크 올슨은 치과에 오는 것을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불안해하는 환자들에게 진정제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슨이 제공하는 진정제는 실제 약물이 아니다. 그는 환자들에게 VR 헤드셋을 씌으고 VR을 체험하도록 한다. 올슨이 진료를 보는 동안 환자들은 평화로운 일몰 장면이나 고요한 해변 등을 볼 수 있다.

올슨의 환자 중 한 명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치과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그 결과 나의 치과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올슨은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두려워하지만 VR 기술을 사용하면 환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5. 환자에 대한 공감 능력 향상 : VR 기술은 염증 등의 상태를 시뮬레이션해 의사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환자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의사가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하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