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은 교육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출처=게티이미지)

어떤 수업이든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한 명쯤 있기 마련이다. 이는 대체로 교육 방식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 원인이므로 성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학생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대다수 학생은 문제없이 적응하기 때문에 뒤처지는 학생은 소외되기 쉽다.

다행히 가상현실(VR) 기술이 신뢰할 수 있는 교육 도구로 등장하면서 이러한 고민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다. 많은 학교가 VR 기술을 도입할수록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이 줄어들 것이다. VR 기술이 알아서 학생에게 맞춘 교육을 제공하므로 학교도 교사도 고생할 필요가 없다. 또한 VR의 시각화 기능으로 학습 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

VR 스타일로 독서하기

메이플리지 뉴스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국 델타주의 프레이저 밸리 지역도서관(FVRL)은 ‘인애니메이트 앨리스: 영원한 방랑자’라는 이름의 대화형 VR 소설을 공개하고 메이플리지, 애버츠포드, 델타에 자리한 도서관 최소 3곳에서 시연하기 시작했다.

HTC 바이브 VR 시스템을 지원하는 해당 VR 소설은 참가자를 이야기 세계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참가자는 비디오 게임 디자인에 흥미가 있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가족을 둔 주인공 앨리스의 세계에 빠져들어 발생하는 사건을 직접 목격한다. 사람이 가상 세계에 빨려 들어가는 식의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식이다.

만일 해리포터의 마법사 세계나 반지의 제왕 배경을 경험하고 싶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VR 소설에서는 소리, 이미지, 텍스트, 게임 기능 등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프로젝트의 주안점은 사용자가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으며, 참고 서적을 VR로 변형해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무한한 판타지 환경을 직접 만들고 탐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 소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재미있다. 참고 서적이 VR로 풍경처럼 펼쳐진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시간을 절약하고 훨씬 많은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분 방정식에 대한 책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5시간 동안 붙잡고 있는 대신, VR 강의를 50분간 들으면 적어도 한두 가지는 익힐 수 있다. 바로 미분 공식을 술술 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약간의 배움은 얻을 수 있고, 그러면 첫 시작을 뗀 셈이다. 많은 학생이 선호도에 따른 여러 학습 대안을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의과대학의 VR 교육

▲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을 가르칠 때 VR을 사용한다(출처=셔터스톡)

시각화 및 학습 능력이라는 점에서 VR은 좋은 학습 도구임이 틀림없고, 의과대학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의과대학이 VR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과학 전문 웹사이트 Phys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수의학과도 예외가 아니다.

해당 보고서는 의과대학보다 수의학과에 VR 기술이 더욱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순전히 VR의 시각화 기능 덕분이다.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을 배울 때는 보통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뮬레이션 활동이 요구된다. 췌장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해당 부위를 수술할 수는 없는 노릇. 분명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 의대생과 수의대생의 차이점은 동물의 해부도는 우리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구조라는 점에서 훨씬 머릿속에 그리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동일 보고서에서 사라 파딩 버지니아 공대 1학년 학생은 실험실에서 실제 강아지와 함께 임상 실습을 했으나 여전히 개의 폐 및 심장의 위치를 떠올리기 힘들다고 증언했다. 다행히 해당 기관은 VR 기술을 도입해 개의 골격과 폐위치를 학습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시각적인 정보 또한 유용하지만, VR 헤드셋을 이용하면 가상 동물과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다. 버튼을 클릭하고 움직이면, 조직 계층을 탐색하고 다양한 장기를 확대하거나 심지어 가상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다.

마이클 내피어 소동물 임상과학부 조교수는 동물의 장기와 구조를 가르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인간 해부도를 그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 동물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책은 언제나 고전적인 학습 도구였지만, 이제 단순한 독서 이상의 학습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 상황을 제대로 경험해야 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VR 시뮬레이션을 통하면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