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군인을 대신할 로봇 군인 개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출처=123rf)

20세기가 도래한 이후로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무려 1억 23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바로 이전 세기에서 죽은 사람들 수가 그 이전의 세기들에서 사망한 사람들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이는 곧 전쟁이 국가나 지역간 분쟁이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여전히 전쟁은 지구의 일부 지역에서 지속중이며, 병사들은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인간 대신 로봇이 전쟁터로 나가야할 시점인가에 대한 논쟁이 잇따르고 있다.

로봇 병사의 정당성

사실 어느 국가건 자국의 시민들을 전쟁터로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히나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 먼 지역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강대국이면서 여러 나라의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 역시 모든 자원과 군사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전쟁터에 보내지는 군인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전투 부대를 보완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개발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약 1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들이 개발하는 로봇은 인간 군인들처럼 장비를 운반할 수 있을뿐 아니라 지상이나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전투를 치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군 병사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인 브라이언 맥베이는 5년내 모든 군대에서 로봇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술의 진보로 인해 전쟁터에서 군인을 파견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령 오늘날에는 레이저유도폭탄과 미사일은 발사 지역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정교하다. 군인들은 지상에서 전투를 벌일때 필요한 인력으로, 여기서 대부분의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다.

▲러시아의 이고렉은 거대한 크기의 로봇으로, 무기를 들고 이동하거나 병사를 보호하는 기능이 탑재돼있다.

개발 중인 로봇

이에 전쟁에 참여하는 강대국들 및 관여 국가들은 이미 전쟁에 활용할 로봇 개발에 한창이다. 먼저 러시아의 경우 로봇 군인 개발에 그 누구보다도 사활을 걸고 있다. 대규모 무기를 들고 이동할 수 있는 4.5톤짜리 방탄로봇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거대한 로봇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만큼 무시무시하고 위협적이다. 로봇을 개발한 업체인 칼라시니코프는 올해 모스크바에서 개최한 군박람회에 이 로봇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 로봇의 이름은 이고렉(Igorek)이다. 걸을 수 있으며 로봇 내에 있는 탑승석에 병사들을 수용할 수도 있다. 몸집도 거대한데, 무기를 포함한 다른 물품을 잡을 수 있는 발톱같은 부속물을 탑재하고 있다. 한편 탑승석은 총알이나 기타 위험한 대상으로부터 보호된다.

미 육군연구소와 카네기멜론대학도 인간과의 상호작용 없이 로봇에게 인간과 같은 행동을 하도록 가르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의 주요 목표는 병사의 안전뿐만 아니라 기타 문제로 인해 인간이 이동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모바일 로봇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미군은 또한 최근 독일에서 실시된 군사 훈련에서 지뢰 및 기타 폭발 장치를 수거하고 청소할 수 있는 무인 시스템의 유효성을 테스트한 바 있다. 이 원격제어로봇은 먼저 지뢰를 수거한 후, 탱크 참호의 일부에 육교를 설치하기도 했다.

로봇에 대한 비판

그러나 인간이 아닌 로봇을 전장에 내보내는 아이디어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7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일부 유명인사들이 소위 살인 로봇이라 불리는 로봇 병사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청원에 동참해 이슈를 부각시켰다. '킬러 로봇 중단을 위한 켐페인(Campaign to Stop Koller Robots)'이라고 불리는 이 켐페인은 이후 점점 더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데, 미 육군의 로봇 개발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일단 미 정부는 로봇병사 개발을 방지하는 어떠한 규제도 현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모든 로봇이 사람의 손에 의해 조작될 것이라고 강조, 따라서 본질적으로 완전히 자율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기술 진보는 자율무기조차도 병원이나 학교, 기타 민간 기관같이 필요한 대상을 공격하고 대상이 아닌 곳은 피할 수 있도록 윤리적 거버넌스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로봇병사의 '똑똑함'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현대 전쟁에서 쓰이는 정밀 유도 무기들은 이미 민간인 사상자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며, 이러한 동일한 방식을 로봇 병사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즉, 인공지능과 신경망을 갖추어 실제 타깃과 민간인을 구별할 수 있는, 그야말로 고도로 지능이 높은 로봇 기술을 사용하면 된다는 견해다. 인간의 지능 만큼이나 미래 로봇 군인들도 이러한 지능을 갖춰 인간처럼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