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을 통한 외국어 학습은 실제 몰입감을 선사해 학습 향상에 도움이 된다(사진=ⓒ123RF)

새로운 언어를 배울때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나 국가에서 실제로 거주하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환경에 직접 몰입되고 집중할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여건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언어를 배우기 위해 실제로 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지 않고서도 충분히 실제 상황과 같은 몰입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도구가 등장했다. 바로 가상현실(VR)이다.

VR 환경과 외국어 학습

오늘날 인간이 사용하는 다른 유형의 기술과 비교해, VR은 사용자에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술이다. 이에 VR을 통한 언어 학습에 관한 기술도 대두되고 있는 시점으로, 특히 이머스(Immerse)는 이를 매우 잘 활용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물론 VR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쓰는 장치의 기본 언어를 변경하거나 혹은 온라인 비디오 강의를 활용, 녹음 앱 및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디지털 언어의 몰입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머스의 엔지니어 딜런 월치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VR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월치는 이를 VR 회의에 비교해 설명했다. 현재 주변에 아무도 없더라도, VR 환경으로 들어가 그 속에 있는 많은 청중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발표해야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는 것. 현재가 아닌 VR 속에서의 이러한 환경은 발표자로 하여금 충분히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그리고 월치는 이러한 사례를 바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VR이라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언어 강사와 함께 학습을 배운다면 실제 환경 못지않게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머스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퀸 테이버(Quinn Taber)는 언어 학습 및 몰입이라는 측면을 자신의 경험에 비유했다. 그는 부모가 난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몸 담고 있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밝혔다. 가령 파리에서 자랐지만 한때는 중동으로 이주해 그 곳의 아랍어를 배워야 했다고. 아랍어를 배우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차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말 속의 단어들을 듣고 배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하루에 6시간 동안 유목 민족 아랍인들과 어울리면서 언어를 배우는 아랍어-몰입 프로그램에도 등록해 학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아랍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개인적인 경험이 현재의 이머스 플랫폼 개발에 영감을 가져다줬다고 설명했다.

▲이머스VR은 여러 상황에 사용자를 노출시켜 직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사진=ⓒ123RF)

이머스VR의 기능

이머스VR에서 사용자는 헤드셋을 통해 VR에 접속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강사도 포함되는데, 이 강사는 한 번에 5명의 학생까지 강의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사용자의 아바타가 레슨을 위해 VR로 들어가면 강사와의 몰입형 언어 학습이 시작된다.

이 환경에서 사용자는 여러가지 상황에 직면하면서 마치 실제로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 거주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령 사용자가 출장을 다니면서 새로운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이 플랫폼은 사용자를 공항으로 데려가 티켓을 주문하는 방법이나 승무원에게 비행 시간을 묻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리고 사용자가 올바른 말을 구사하지 못하면, 강사는 실시간으로 올바른 단어를 입력해주며 다시 제대로 말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교사는 다른 캐릭터로 변신해 새로운 상황에서 학습자와 만날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체크인하는 방법을 연습시키기 위해, 호텔 직원으로 변형돼 학습을 이끄는 것이다.

월치는 사용자가 다양한 장소로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은 언어 학습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파리의 에펠탑을 비롯한 뉴욕의 타임스퀘어, 그리고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까지 어느 지역이든 실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머스VR을 통한 이 같은 언어 학습은 실제로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해 많은 이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는 직원들의 영어 향상에 주력하는 국제 기업들이 주 고객으로, 반도체 기업이나 회계법인, 경영 컨설팅 기업 등이 이머스VR과 계약을 체결하고 잇다.

기타 VR 언어 학습 앱

이머스 외에도 언어 학습을 제공하는 다른 VR 앱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몬들리VR(MondlyVR)로, 이 앱은 구글의 VR 플랫폼 '데이드림'과 '카드보드'에서 작동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앱에 표시된 가상 캐릭터와 대화하면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몬들리VR 측은 상요자들이 실제 상황에서 언어를 사용해야할때, 이러한 앱으로 학습을 하면 자신감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추얼스피치(VirtualSpeech)는 비즈니스 관련 상황에서 사용자의 말하기 및 듣기 기술을 향상시켜주는 앱이다. 사용자는 취업 인터뷰나 주주와의 만남, 혹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적극적으로 언어를 구사하도록 훈련받을 수 있다. 앱은 또한 음성 분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분석하고 사용자가 말을 하는데 있어 망설임이 나타나는지를 판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용자에게 관련 피드백을 제공해 다음 번에는 더욱 명확히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이머스미(ImmerseMe)는 일본어와 영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 및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를 배우려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언어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