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인사 부서는 어느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지 예측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허를 취득했다(사진=ⓒ123RF)

다국적 IT 기업 IBM이 만든 인공지능(AI)이 회사를 곧 그만둘 직원을 95%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AI가 직원의 퇴사 확률을 예측하는 것으로 이미 IBM은 이 시스템을 사용해 기업 인사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AI 사용한 퇴사 우려 예측

능력 있는 직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IBM은 AI를 사용해 직원들의 '퇴사 우려 확률'을 예측하기 시작했다.

퇴사 우려란 실적이 우수한 리더 등 능력 있는 직원들이 이 회사를 떠나 경쟁사 등으로 이직하는 것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직원이 사임하게 되면 회사로서는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을 찾아야 해서 비용과 시간 면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회사는 직원들의 이탈 영향을 고려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IBM CEO인 버지니아 로메티는 "직원에게 다가갈 가장 적절한 시기는 그들이 떠나기 전이다"며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마음을 먹기 전에 그들에게 재정적인 인센티브, 교육 혜택, 승진 등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IBM이 AI를 사용해 회사를 그만둘 직원을 예측하는 이유다.

로메티에 따르면 AI의 예측 정확도는 95% 수준이다. 이들은 AI에 숨겨진 비밀 소스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함으로써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약 3,538억 8,000만 원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IBM은 하루에 8,000건 이상의 이력서를 접수한다. 또한 IBM은 구인·구직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회사이기도 하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 이 회사에 많이 지원하고 있다.

선제적 소모 프로그램

IBM의 인사 부서는 머신러닝 등을 이용한 선제적 소모 프로그램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

IBM 경영진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예측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믿고 있다. AI는 인간의 잠재적인 부분까지 패턴화해서 분석할 수 있다.

IBM은 기술을 더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이 회사의 글로벌 HR 부서의 규모가 최대 30% 감소했다. 남아 있는 인력은 고부가가치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로메티는 “앞으로 회사에서 하는 모든 일에 AI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5~10년 이내에 산업계의 모든 일자리가 기술로 인해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메티는 또한 “직원을 투명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갖춘 능력이 시장에서 과포화 상태이며 더는 미래를 위해 필요하지 않고 IBM에도 필요하지 않다면 이런 직원들이 회사에 머무르는 것은 안타깝지만 좋지 않은 일이다.

관리자가 주관적으로 직원을 평가한다면 AI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역량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선제적 소모 프로그램의 이점

이 모델은 직원의 요구 사항, 이들의 약점과 강점, 직원 이탈로 인한 생산성 및 재정적 손실 등을 측정하고 인사 부서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회사 측이 예측 및 통찰력에 기반한 비상 계획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IBM은 AI를 사용해 회사를 이탈할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를 예측한다(사진=ⓒ123RF)

이 모델은 직원의 이전 근무 경력,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 교육 수준, 결혼 여부, 성별, 연령 등 다양한 속성을 기반으로 직원의 프로필을 분류 및 클러스터링한다.

또 임금 인상 수준, 지난 수년 간의 성과, 출신 교육 기관 등의 정보 등 다른 매개 변수도 고려한다.

선제적 소모 프로그램은 기업이 직원의 이탈을 예방할 조치를 취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특정 위치에 어떤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지 결정을 내릴 때도 큰 도움이 된다.

AI를 대하는 IBM의 자세

기술 대기업인 IBM은 미래에는 잠재적인 고용인과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생각 등을 인사 부서 직원보다 기계가 더 잘 이해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이는 HR 부서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공격이나 그들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IBM은 전체 조직의 성장 동력이 될 모든 근로자의 진정한 잠재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자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IBM의 행보는 인간성과 인사 문제의 공평성 문제로 많은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