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AR 기술이 고정밀 작업에는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사진=ⓒ셔터스톡)

고정밀 업무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육안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피사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이 결과를 BBC가 보도했다.

AR이 정밀 작업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

연구진은 AR 기술이나 가상의 물체 이미지가 실제 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일해야 하는 숙련된 근로자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고정밀 수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람에게는 눈이 2개 있고, 두 눈이 각기 분리된 물체에 동시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높은 강도로 집중해야 하는 고정밀 작업에는 AR 기술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AR 테스트

연구진은 이 이론이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20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해 도트 연결 작업을 수행하게 만들었다. AR 테스트 참가자들은 점을 순서대로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 그리고 이 점은 AR로 투사된 것이었다. 참가자들의 눈은 컴퓨터에서 생성된 이미지를 볼 수는 있지만 현실 세계는 볼 수 없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OST(HoloLens OST) 기기를 사용했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점을 보면서 실제 종이에 자를 대고 선을 그어 점을 연결해야 했다.

피사대학 연구원이자 컴퓨터 보조 수슬 및 가상현실(VR) 기술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라 콘디노 박사는 실험 참가자들이 가상 공간에 나타난 숫자가 적힌 점을 보고 실제 종이, 펜, 자 등을 사용해 점을 이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기기 장착 여부에 관계 없이 정밀 작업을 완료했고, 연구진은 그 결과물의 정확성과 결과물 완성까지 걸린 시간 등을 평가했다.

AR 장치 착용 여부에 따른 오류

참가자들은 AR 장치 착용 여부에 관계 없이 자신이 정밀 작업을 완수했다고 느꼈다. 그러나 연구진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AR 장치를 착용한 참가자들은 약 2.33mm의 선 길이 오류를 저질렀다. AR 장치를 착용하지 않은 참가자들의 평균 오차 범위는 0.9mm였다.

또 다른 연구자인 마리나 카본 박사는 IEEE 스펙트럼을 통해 AR 사용자가 AR 유도 정밀 작업에서 오류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기술을 일정 기간 사용하면 더 많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AR 기기를 사용할 때의 참가자들의 뇌파를 수집하기 위해 AR 실험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다.

카본은 "인간의 눈은 너무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서로 다른 물체에 초점을 맞추고 대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광학 시스루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작업을 진행했을 때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기술의 한계다. 물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때 AR 기술을 사용하는 숙련된 기술자들도 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정비공들은 정비를 할 때 AR을 도구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AR의 한계

연구진은 IEEE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의 처리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서 "현재 AR 기술의 한계는 우리 주변 공간 혹은 우리의 시선, 그리고 감각운동이 도달 가능한 물체를 포함하는 공간을 위해 생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별도의 연구 결과 보고서인 '우뇌 혹은 좌뇌 반신마비 환자의 주변 공간 지각 능력'을 인용하며 주변 공간을 인식할 때는 여러 정보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R 기술은 주변 공간을 전체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사진=ⓒ셔터스톡)

연구진은 AR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