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의해 아동의 언어 패턴에서 불안과 우울증 증상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123RF)

최근 해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생물의학 및 의료정보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새로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유아의 언어 패턴에 담긴 불안과 우울증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관찰이 힘들고 종종 눈에 띄지 않는 아동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내면화 장애에 시달리는 아이들

'내면화 장애(Internalizing Disorder)'라고 불리는 불안 및 우울증은 어린이 5중 1명꼴로 발생한다. 8세 이하 아동은 감정적인 고통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성인은 가능한 모든 정신건강 문제를 염두에 두고 심리상태를 살펴야 한다.

많은 경우 부모는 자녀의 정서적 문제를 알아채지 못하며 전문심리치료사를 만나려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싼 비용을 치루는 등 여러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이 같이 다양한 상황이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아동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도록 막는다.

‘내면화 장애’라고 불리는 불안과 우울증은 아동 5명 중 1명 꼴로 발생한다(사진=123RF)

정서 장애에 있어 조기 진단은 무척 중요하다. 아동의 뇌가 발달 중일 때 치료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장애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이후 물질 남용과 자살 위험성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진단에는 훈련된 임상의와 보호자와의 반구조적 인터뷰가 포함되며 60분에서 90분 정도 소요된다.

미국 버몬트대학 아동가족 의료센터의 임상심리학자인 엘렌 맥기니스 박사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식별할 수 있는 빠르고 객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8세 미만의 많은 아동이 심리적인 문제가 있지만 진단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사회적 스트레스 테스트

맥기니스 박사는 버몬트 대학의 생의학 엔지니어이자 해당 연구의 수석 연구자인 라이언 맥기니스와 함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사회적 스트레스 테스트(Trier-Social Stress Test, TSST)의 수정된 버전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3세에서 8세 사이 71명의 아동에게 3분짜리 이야기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아동은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로운지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판사 역할을 한 연구원은 아동이 말을 하는 동안 엄격한 태도로 일관했고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피드백만 주었다. 1분 30초가 지난 후 버저 소리가 울리고 다시 30초가 남으면 판사는 아동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줬다. 맥기니스 박사는 이 과제가 아동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누군가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참가한 아동의 이야기를 녹음해 통계적 특징을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고 일반 진단 결과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해당 알고리즘이 아동 진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두 버저 사이에 있는 녹음의 중간 부분이 진단을 예측하는 데 가장 신뢰성이 높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고리즘으로 찾아낸 아동의 이야기 특성

알고리즘에 의해 8가지의 아동 음성 특징이 감지됐고 이 중 3가지가 내면화 장애를 결정하는 데 가장 유용했다. 즉, 낮은 음조, 반복적인 어조와 내용, 버저에 대한 고조 반응이 여기에 해당된다. 엘렌 맥기니스 박사는 “이러한 특징이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낮은 음조의 목소리와 반복되는 말은 우울증 특징과 비슷하다.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하고 말한 것을 반복하는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버저에 대한 눈에 띄는 반응은 이전 연구에서 관찰된 반응과 동일했다. 이번 연구에서 내면화 장애가 있는 아동은 두려움 유도 과제에서 자극으로부터 더 큰 방향 전환 반응을 보였다.

라이언 맥기니스 박사는 음성 분석의 정확도는 이전 연구에서 운동 분석의 정확도와 유사하며 임상 환경에서는 사용하기에 더 편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 분석에는 어두운 방외에도 두려움 유발을 위한 장난감 뱀과 아동에게 부착할 동작 센서, 가이드를 필요로 한다. 반면 음성 분석 테스트는 판사, 녹음기 및 버저만 있으면 된다. 맥기니스 박사는 후자의 방법이 활용하기에 훨씬 간단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이야기 분석 알고리즘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선별 도구로 개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결과를 빠르게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음성 분석은 기술-지원 진단 도구 세트로 통합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전부터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동을 식별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아동의 이야기에서 8가지 특징을 탐지했으며 이 중 3가지는 내면화 장애를 진단하는 데 가장 유용하게 사용됐다(사진=123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