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 스트리트 아트 프로젝트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과거를 보존하는 사례를 보여준다(사진=123RF)

역사적인 사물과 장소는 경제 발전에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이다. 건물, 풍경, 기념물, 유물, 예술작품, 책 등 각종 문화유산은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 또한 인류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기술과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수하는 것을 돕는다. 호주 다문화 재단 포럼(Australian Multicultural Foundation)에 따르면 인종, 전통 및 유산을 보존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유산과 전통이 사라질 위험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세대는 문화유산을 전달하기 위해 소통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가상현실’이라는 통합적 교육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도서관과 가상 박물관

미국 리노의 멀티미디어 프로덕션 스페셜리스트인 네바다 대학의 미셸 레발라티 교수는 기술을 활용해 과거를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1,700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레발라티 교수는 TED 컨퍼런스에서 자신이 사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발라티 교수의 역할은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 예술 작품, 유적을 선별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레발리티 교수는 이러한 작업이 오늘날 세대와 미래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레발라티 교수는 과거를 보존하기 위해 가상현실을 이용한 ‘리노 스트리트 아트 프로젝트(Reno Street Art Project)’를 예로 든다.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기반의 가상현실 기록이자 리노의 변화하는 거리 예술을 디지털 기록화한 것이다. 리노 스트리트 아트는 2017년 7월부터 12월 사이에 도시에서 전시되는 예술 작품을 일컫는다.

네바다 대학의 디지털 휴머니티 스페셜리스트인 로라 로크가 작성한 별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로크의 연구팀은 500개 이상의 거리 예술 작품이 포함된 리노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지역 예술가들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리노 거리 예술의 360도 VR 컨텐츠

로크는 도심에 거주하면서 인구통계학적 변화뿐만 아니라 도시의 미적인 외관과 풍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길거리 예술을 포착하여 미래 세대가 볼 수 있도록 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한 가지 이유다. 로크는 프로젝트 팀이 아카이브 사진을 이용해 거리 예술을 포착할 수 있지만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나 규모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큐멘터리 영화, ‘워킹 위드 리얼리티’

레발라티 교수는 또한 ‘워킹 위드 리얼리티'라는 이름의 비디오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이는 네바다 대학 도서관의 비디오제작자들의 도움으로 실현됐다.

워킹 위드 리얼리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네바다 대학 뮤지컬 전공 학생인 에반 가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다는 오랫동안 ‘버닝 맨 페스티벌’에 참석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버닝 맨 페스티벌은 작은 모닥불로 시작되어 현재는 지역 구성원들이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자기표현을 탐구할 수 있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행사는 대체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멀리 떨어진 마른 호수 또는 ‘블랙 록 사막’으로 불리는 장소에서 열린다. 이러한 환경적 요소 때문에 가다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레발라티 교수와 연구팀은 가다의 휠체어와 천식 문제가 페스티벌 참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비디오제작자들은 가상현실을 통해 이 행사를 소개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영화에 대한 가다의 반응을 본 후, VR콘텐츠와 기술이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사건에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레발라티 교수는 VR기술이 언젠가 미래 세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이미 가상현실을 이용해 박물관 전시물을 면밀히 관람할 수 있다.

‘워킹 위드 리얼리티’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다(사진=123RF)

현재 레발라티 교수 연구팀은 네바다에서 처음으로 가상현실 박물관을 구축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위한 주요 작업은 인류학 부서에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바구니 컬렉션을 촬영하고 스캔하는 것이다. 레발라티 교수는 이번 작업이 디지털 자산 관리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며, 모든 콘텐츠는 2020년 초 또는 2019년 말부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몰입형 3D를 통한 역사 유적 관람

가상현실을 이용해 과거를 보존한다는 레발라티 교수의 개념 외에도, 3D 표현을 통해 역사를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도 있다. 예를 들어 EU의 ‘디지아트 프로젝트’는 접근이 어려운 문화적 유물을 드론을 이용해 캡처하고 3D 표현을 생성했다. 디지아트는 이 자료를 ‘역사적 유물의 인터넷’이라고 명명하며 사람들이 몰입형 세계에서 역사 유적과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지난해 구글은 레이저 스캐닝 비영리 단체인 사이아크(CyArk)와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자연재해와 인재로 인해 완전 소실이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고 여겨지는 세계 역사 유적지의 가상현실 데이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