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글리브 파에이아이 CEO, 카타고 상대 15전 14승 이끌어

아담 글리브 파에이아이 CEO (사진=파에이아이)
아담 글리브 파에이아이 CEO (사진=파에이아이)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중 최강이라는 ‘카타고’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률을 만든 인물이 화제다.

아담 글리브 파에이아이 설립자 겸 CEO가 AI로 AI의 약점을 간파, 이를 직원에게 학습시켜 카타고를 14승1패로 압도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 등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글리브 CEO는 지난해 11월 초 미 버클리대학교 AI 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동료들과 카타고를 물리치는 방법을 개발한 뒤 이를 설명하는 논문을 온라인 알카이브에 게재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카타고의 사각지대를 적대적 훈련 방식으로 찾아냈다. 그리고 이를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카타고와 대국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바둑판의 귀퉁이에 집을 지으면서 카타고 진영에도 점점이 돌을 놓아두는 전략으로 잇달아 승리를 거뒀다.

카타고는 상대가 반상의 한구석에 집을 지으면 이를 제외한 영역을 자신의 집으로 인식해 이겼다고 판단하고 게임을 끝냈다. 그러나 계가 과정에서 카타고의 영역은 상대의 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계산되지 않았다. 

바둑에서 한 귀퉁이에만 집을 지으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은 이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오픈소스 AI 프로그램으로 인간과 무수히 많은 대국을 하면서 학습한 카타고는 경험해본 적 없는 전략이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카타고(Victim)와 약점 공격 프로그램(Adversary)의 대국. 카타고가 백돌이다. (사진=논문 'Adversarial Policies Beat Professional-Level Go AIs')
지난해 11월 공개된 카타고(Victim)와 약점 공격 프로그램(Adversary)의 대국. 카타고가 백돌이다. (사진=논문 'Adversarial Policies Beat Professional-Level Go AIs')

글리브는 이후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파에이아이를 설립해 같은 방식으로 카타고의 맹점을 계속 탐구했다. 이 회사는 이번에도 카타고의 취약점을 AI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찾은 뒤 인턴이자 아마 바둑의 실력자인 캘린 펄린에게 결과를 학습하도록 했다.

펄린은 카타고와의 대국에서 15전 14승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반상 한구석에서 전투를 벌여 카타고가 집중하게 하는 한편 카타고 진영을 천천히 둘러싸는 전략을 썼다. 카타고는 전투 중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위험은 감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전략도 파에이아이가 AI 프로그램을 100만번 이상 대국시키면서 적대적 방식으로 카타고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을 찾은 결과다. 

펄린은 "회사의 AI 프로그램이 제시한 카타고 공략법은 중급 정도의 바둑 실력을 가진 사람이면 이해할 수 있는 수"라고 말했다.

글리브 CEO는 지난해 카타고를 물리친 뒤 아스테크니카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실수가 바둑에서는 즐길 거리에 불과하지만, 안전을 요하는 시스템에서 발생한다면 위험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AI 시스템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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