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정신건강에도 활용될 수 있다(출처=123rf)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질환으로 고통받는 인구는 약 11억 명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는 불안 장애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중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최근 일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을 통해 이러한 방법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정신건강 분야의 인공지능(AI)

정신건강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주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상담받기를 주저한다. 상담 비용이 때로 너무 비싸고, 치료 시설이 거주 지역에 없거나 단순히 낯선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기가 두려워서 망설이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챗봇’은 즉시 개인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면에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임상심리학자 그룹인 X2AI는 ‘테스(Tess)’라는 이름의 정신건강 챗봇을 개발했다. 테스는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는 기능이 있는 로봇이다. 원하는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으며, 일반 이동 통신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로봇의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해 X2AI는 노스웨스턴대학에서 해당 앱을 테스트했다. 이 앱을 사용한 학생은 우울증 증상이 13%, 불안이 1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워봇(Woebot) 및 진저아이오(Ginger)와 같은 정신건강 챗봇도 있다.

워봇은 사용자의 기분을 살피고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묻고, 기분과 정신건강을 향상시키는데 유용한 도구를 제공한다. 워봇은 자연스러운 언어 처리, 심리학적 전문 지식, 수준 높은 글쓰기 능력 및 유머 감각을 조합하여 사용자에게 친근한 대화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기분 변화 그래프를 보고 사용자의 기분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진저아이오는 약 6년 전 개발됐으며 정서적 지원, 치료 및 정신 의학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할 때마다 진저아이오와 채팅을 할 수 있다. 이 챗봇은 수준 높은 행동 건강 관리에 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레베카 치우 진저아이오 사업 개발 책임자는 "디지털 기술과 기계 학습을 사용해 전통적인 기법에 따라오는 오명을 없애고 행동 건강 케어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드니 소재 맥쿼리대학 마놀리아 카바클리 교수는 학생의 시험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상 카운셀러를 개발했다. 여기에는 심리학자를 모방해 스트레스를 처리법을 조언하는 첨단 기술이 반영됐다.

인공지능을 정신건강에 활용하면 의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보고에 따르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비해 ‘덜 판단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이는 사용자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일반 치료사에 비해 더 치료적인 상호작용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이는 효과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신건강 서비스의 장점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정신건강을 위한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위험의 조기 발견이다. 전통적 방법은 개인에 대한 관찰과 테스트를 필요로 하지만,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단지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 질환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미국 재향군인회와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는 목소리와 행동 지표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발견하는 모니터 앱을 개발했다.

두 번째는 치료 접근성이다. 지난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45%가 10만 명당 정신과 의사가 1명 미만인 환경에 처해 있다. 챗봇과의 대화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킨다. 정신건강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구하기를 꺼려한다. 정신건강에서 인공지능은 ‘비판단, 무비판, 중립적’인 특성을 발휘한다. 또한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의 조기 발견, 치료 접근성, 그리고 정신병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과 의사를 대체하는 챗봇

기술의 발전으로 현 세대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정신건강 문제를 더 정확하게 식별하고 진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사람들은 주로 스마트 폰에서 일차 진료를 받고 챗봇으로 채팅함으로써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쉽고 간단하며 사용이 편리하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유익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고 성취감이 높은 활동이다.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를 챗봇으로 바꾸는 것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분명한 것은 챗봇이 인간관계를 전부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여러 정신적, 사회적 욕구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인공지능이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가치 있는 공헌을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발전은 사람들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른 부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